그림/산사의 풍경

통도사의 그윽한 매화향기

nami2 2010. 3. 12. 00:11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개울을 건널 때의 마음은 언제나 같은 마음이었다.

        영취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가슴이 후련해질 만큼의 시원한 소나무 향기가 곁들인다. 

        그래서 언제나 통도사를 찾아 갔을때의 마음은 한결 같은 그 마음인데

        일주문을 들어서는 발걸음을 멈춰서게 하고, 마음을 설레게 한 것은 영취산에 쌓인 흰눈과 빨간 홍매화 였다. 

 

                  아직은 차거운 겨울 바람이건만, 추운 바람속에서 예쁜 홍매화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에 부처님이 계셨기 때문인가보다.

                자연이 전해주는 부처님께 바치는 이른 봄의 꽃 공양이기에  이리도 아름다운 것인지

                다가가서 코끝을 대본다 

                그윽한 향기와 어우러진 달콤함이란 그저 혼자 느껴보기에는 모두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

           수수알 처럼 생긴 꽃봉오리가 활짝 피는 날에 다시 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년에도  또 그 작년에도 이렇게 생긴 모습외에 활짝 핀것을 보지못했음은

            아마도 휴일을 피해서 사람들이 없는  평일에 살짝 왔다가 성급히 돌아갔기 때문인가보다. 

         지금 예쁘게 꽃을 피우려는 매화는 개울건너  '연화빵'을 사기위해 길게 줄서기할 때 볼 수 있는 꽃이다.

         산사에 들렸다가  먹게되는 국수집 앞이 정확한 위치이다.

         평일에 피는 이 매화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가보다.  

         일년동안  통도사에 가는 날을 꼽아 보라고 하면 셀 수 없이 많다.

         여름날의 배롱나무꽃에 감탄을 했고, 영취산 밑의 연꽃에 반했고,

         그리고 울창한 소나무 숲에 마음을 몽땅 빼앗긴듯 했는데 

         이렇게 홍매화가 아름답게 피어 있을 것이라는 것을 꿈에서 조차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너무 예뻤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면  하고 생각도 해보았다.

          매화꽃이 가지고 있는 우아함과 고운자태그리고 그윽한 향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만 좋을런지

          약사전, 만세루, 극락전, 그리고 3층석탑에도 매화향기는 그윽하기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매화나무 아래서 발길을 멈춘채 사진을 찍어댄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통도사 극락전 뒤의 매화나무에는 

          지금 한창 피어나는 꽃봉오리의 싱그러움까지 곁들여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아버린다.           

               어스름 어둠이 깃들은 산사의 저녁이지만 훤한 달밤에 볼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런지

              음력 보름날 밤에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추위가 혹독하고  차거운  영취산에서 부는 바람 속에서도  붉은 꽃망울은 가지마다 맺히고

        선방 문에 붉은 그림자 남길 때 그윽한 향기 퍼지는 홍매화!  

        저녁예불 범종소리 은은하고, 매화향기에 취한 사람들의 발걸음에는 아쉬움이 남는 저녁무렵이다.

               다가가서 코끝을 대는 순간 느껴지는 향기는 꽃향기였으며 봄의 향기였다.  

               바깥세상보다 더 추운 산사에도 정말 봄이 왔느냐구  매화에게 묻고 싶었다.

            아직은 음력으로 겨울이건만, 아름다움에 질투를 하여  꽃샘추위라는 것으로 또 시련을 줄것이다.

            어제 내린 전국적인 폭설에  이것은 휴일에 찍어 온 사진인데, 혹시 다치지나 않았는지  걱정이 앞선다. 

         매화가 아무리 아름답게 피었어도  법당에 가서 부처님께 삼배 올리고, 적멸보궁의 사리탑을 세바퀴 돌고

       삼성각,산령각, 응진전,명부전,개산조당,관음전, 용화전,대광명전,약사전,영산전,극락전에 인사 여쭙고

       매화나무 옆으로 가보았더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리는 없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두  홍매화를 향하여 카메라를 눌러대는지  

       매화꽃만이 누릴 수 있는 우아함을 이른 봄에 맘껏 누려보는 것도 괜찮을성 싶다.  

                       천왕문 바로 앞에 노란 '산수유'꽃도 곧 사진기 세례를 받을 것 같다.

            그런데 이 꽃은 아무리 보아도  예쁘다는 표현이 안나오는데,역시 겨울을 이겨낸 강인함이 보여지는 꽃이기에...

                                                                       삼지닥나무

            원산지: 중국이며, 안질환, 혈붕, 조루 등에 약재로 쓰인다.  전라남도,경상남도,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

                                                                   봉발탑 (보물 제 471호)

  

           고려시대 제작된것으로 추정되는 봉발탑은 석가모니의 발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석조물이다.

           발우는 스님들이 공양할 때 사용하는 식사용기이자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전하는 전법의 상징물이다.

           이처럼 '미륵불'을 모신 용화전 앞에 봉발탑을 모신것은  석가모니께서 입멸하신 후 56억7천만년 후에

           이 땅에 내려와 부처에 출현하실 미륵불의 출세를 기다린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수백년 묵은 고목과 울창한 숲길  그리고 언제나 보아도 시원하게 흐르는 개울물이 한동안 꽁꽁 얼었다가

          봄이 왔음을 알리듯 참으로 한가롭게 흐르고 있었다.

          불편한 마음으로 이곳에 왔어도  저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마음은 편안해진다. 

          오늘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법정스님께서 열반에 드셨다는소식이다.

           안타까움과 함께  다비식이 거행되는 송광사에 가고 싶었지만

           세상일이 뜻대로 된다면 그것은 바로 극락세계일 것이다.

           그냥 이렇게 앉아서  법정스님의 극락왕생기도를 할뿐이다.    

           김수환 추기경님과 법정스님은 작년과 올해사이에  모두  이땅을 떠나가셨다.

           아름다운 글이 담긴 스님의 책을 더이상 볼 수 없음에  안타깝기만하다

          

           매화꽃 같은, 매화를 닮으신 법정스님!  

           그윽한 향기로 온누리를 향기롭게 만드는 매화향과 함께 훌쩍 우리 곁을

           떠나버리신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해본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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