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거산 자락에 있는 운문사의 산내암자인 '북대암'에 오르면 ,울창한 숲과 함께 구름위에 떠 있는 기분이 든다.
산밑에서 올려다보는 북대암은 바위 벼랑 끝에 제비집처럼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기 저 높은 암자에 꼭 한번 올라가보겠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에 어쩌면 밤잠까지 설쳤는지 모른다.
지장보살을 모신 법당위로 큰바위 얼굴 같은 ,병풍처럼 둘러싼 바위밑의 암자 북대암
조그마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암자로 오르는길은 그리 쉽지는 않았다.
숨이 가쁠만큼 높이 높이 올라간다.
암자 지붕은 보이지도 않고 , 새소리만 아름답게 들린다.
구불 구불 산길을 오르고,울창한 나무들의 나이를 상상하며,구름이 머무는곳 까지
올라가야만 암자가 있는가보다.
산모퉁이를 돌아서 산길을 힘들게 가는 것보다, 가까이 가는 길도 있건만 대문은 굳게 닫혀있다.
암자를 오르는길은 아마도 힘들게 올라 가야만 ,암자에 계신 부처님을 뵈올 자격이 주어지는가보다.
고목이 되어버린 나무들이 일주문처럼 버티고 있는 ,돌계단을 오르다가 암자의 지붕이 보여서 무조건 반가웠다.
비구니 스님들이 계시는 북대암의 장독대도 깔끔하게 정리된듯, 앞산의 거대한 바위산도 정겨워 보인다.
전망대 같은 휴식공간에서 바라보이는 주변은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두려움이 앞선다.
스님들이 계시는 요사채마져도 방금 시장에서 사온 집처럼 단정하게 보여진다.
희뿌연 안개속에 파묻힌 운문사 경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니
북대암이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봄이되면 온갖 꽃으로 장식이 될 꽃밭에는 벌써부터 꽃식구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2년전 여름에 갔었을때, 스님들이 가꾸어 놓은 꽃밭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특히 어릴적에 보았던 한련화꽃이 너무도 예쁘게 가꿔져 있었기에 잊을 수 없어서 이곳을 다시 찾아 갔는가보다
북대암의 겨울은 여름 만큼은 아니지만, 또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따끈한 차가 없드라도 그냥 가만히 앉아서 암자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싶었다.
주변의 산을 바라보는것도 좋았고, 산 밑을 내려다 보는 것도 좋은, 그냥 더 있고 싶은 암자 였다.
해우소(뒷간)가 이렇게 예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있을줄이야
대웅전 뒤로 올라가보니 '칠성각과 산신각'의 뒷편에는 깎아지른듯한 암벽이 있다.
그냥 하루종일 이라도 그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고 싶다.
아름다움도 암벽의 웅장함도,암자의 법당에서 들려오는 염불소리,목탁소리, 산새들의 합창소리, 그리고
뎅그렁거리는 풍경소리는 산을 내려가지말라고 나에게 속삭인다.
힘든길을 올라왔으니 목을 축이고 이제 또다시 암자를 내려 가야한다.
바람이 부는대로, 발길닿는대로
암자가 나를 오라하면 언제고 다시 찾아 올 북대암은 지장보살을 모신 지장도량이다.
북대암은 운문사 산내암자로서, '사리암'과 함께 영험한 기도도량으로 알려졌다.
북대암에서 바라다 보이는 운문사는 숲이 우거진 여름보다, 단풍이 물든 가을보다
운문사가 한눈에 보이는 앙상한 겨울나무들이 있어서 더 낭만적이다.
이러다가 흰눈이라도 내려 준다면 눈덮인 산사(운문사)를 내려다보고
운문사에서는 멀리 눈덮인 산꼭대기의 북대암을 올려다 보는것도 좋을듯하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설레이는 것은
큰절(운문사)과 암자(북대암)를 사랑하는 내 마음이 거기에 있기 때문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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