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높아지는 불쾌지수와 짜증스러움에 자칫 입맛을 잃게 되는 수도 있다.
입맛이 없는 여름철에는 약간은 짭짤하거나 새콤달콤한 밑반찬이 입맛을 돋구어 주는 경우가 있다.
어린시절에는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오이지'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을 거뜬히 비운적이 있다.
잊고 있었던 여름철의 밑반찬을 생각해낸 것은 어쩜 살기위한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지방에서는 아직도 오이지를 만들어 먹고 있겠지만, '오이지' 자체를 모르는 이곳 남쪽 지방에서는
머리 짜내서 생각 해봐야만 하는 잊혀진 고향 음식이었다.
오이소박이를 담으려고 시장에서 오이 10개를 사왔다.
그런데 오이 소박이 보다 더 맛있는 밑반찬이 생각나서 '오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짭짤한 오이를 시원한 물에 얼음 띄워서 먹던 어린시절의 그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오이지가 맛있게 만들어졌다.
좀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았을것을...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소금물을 끓여서 펄펄 끓는물을 오이에 부으면 오이지가 아삭아삭한 맛을 낸다.
그리고, 4~5일 후에 오이지에 담긴 물을 다시 끓여서는 차겁게 식혀서 부어야 한다.
오이가 소금 물 위에 둥둥 뜨면, 오이가 물러지기 때문에 납작한 돌이나 그릇으로
눌러 놓아야 한다.
오이지를 만들면서 첫번째 소금물을 부을 때는 펄펄 끓는 물을 부어야하고
며칠 있다가 다시 소금물만 따라붓고 끓여서는 차겁게 식힌 후에 부어야한다.
*오이에서 나오는 수분으로 오이지의 염도가 낮아져 곰팡이가 생기고, 쉽게 상할까봐
다시 끓여 붓는 것이다.
그러므로 완전히 식혀 부어야 오이지의 아삭한 맛을 느끼며 먹을 수 있다.
며칠전에 사다 놓은 마늘쫑이 냉장고에서 잠을 자고 있기에 상해서 버리기 전에
마늘쫑도 같은 방법으로 해서 여름철의 밑반찬으로 만들어 먹기로 했다.
펄펄 끓는 소금물을 그대로 부은 뒤 하루 지난 모습이다.
이것도 오이와 마찬 가지로 물 위에 뜨면 안되기에 접시로 눌러 놓았었다.
작은 그릇에 돌맹이라든가 그릇으로 눌러 놓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워서 생각해낸 것이
나무 젓가락으로 열십자(十)를 만들어 놓으니 내용물이 소금물 위로 뜨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일주일 후에 다시 소금물을 끓여서 차겁게 식힌후 부었더니
맛있는 마늘쫑 밑반찬이 되었다.
입맛 없는 여름철에 조금씩 꺼내서 고추장과 참기름, 통깨를 뿌려서 무쳐 먹으면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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