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홍매화가 흔적없는 통도사

nami2 2025. 3. 31. 22:24

기온이 들쑥날쑥 했던 3월이 끝이나고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꽃이 예쁘게 피는 봄사월이 시작된다.
그런데 진짜 들쑥날쑥, 알다가도 모를 기온탓에 이미 과수나무꽃들은
몽땅 피었고, 벚꽃마져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3월의 마지막날이 되었다.

엊그제  토요일이 초하루였으나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주말연휴 알바를 끝내고, 오늘 음력 3월3일에 통도사에 다녀왔다.
음력 3월3일을 삼짇날이라고 하는데, 오래전의 옛날 옛적에 삼짇날은
들판에 나가 꽃놀이를 하고 새풀을 밟으며 봄을 즐기는 명절이라고 했다는데...
흔히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날도 삼짇날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지난달 음력 2월 초하루에 통도사 갔었을 때는 홍매화가 제대로 피지 않아서
이제 막 피어나는 매화들을 보물찾기하듯, 겨우 사진 몇장 찍어보고 왔었건만
양력 3월 한달 동안의 기온이 얼마나 오르락내리락  했었는가는...
통도사 경내의 매화나무라고 생긴 것에는 단 한송이의 꽃도 보이지 않았다.

어찌하다보니 올해는 제대로 꽃이 핀 통도사의 홍매화를 볼 수 없었음이

생각할 수록 아쉽고 또 아쉽다는 생각뿐이다.

 

춥기만한 날씨가 계속 되다가 갑자기 여름처럼 더웠던 3월의 기온은

결국 통도사의 홍매화는 영각 앞의 370년 된 자장매를 비롯해서 

일주문 앞의 능수매화 까지 꽃봉오리만 봤었다는 것이
어이없고 기가막혔다는 표현은...한달에 한번만 통도사를 찾아가는
나의 게으름 탓도 있겠지 하면서 그냥 헛웃음으로 대신했다.

어쩌면 그 많은 매화나무에서 단 한송이도 매화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인지?
허무하다는 생각과 씁쓸하다는 생각이 참으로 재미없었음은 사실이었다.

매화가 몽땅 사라진 통도사에는
또다른 꽃들이 봄날을 만들었다.

일주문 앞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을
능수매화를 기대하고 갔었으나
능수매화는 흔적없이 사라져서 쓸쓸했었지만
그래도 벚꽃과 수선화가 피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일주문 앞에는
어느새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하늘도 맑고 분홍빛 꽃잔디도 예쁜...
그래서 벚꽃이 더욱 돋보이는 것 같았다.

통도사 경내에
홍매화는 단 한송이도 남아 있지 않았으나
음력 2월 초하루에 보았던
삼지닥나무 꽃은 더욱 예쁜 모습이었다.

통도사 종무소 뜰 앞에 핀 삼지닥나무꽃

삼지닥나무는 쌍떡잎식물 팥꽃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중국이 원산지이다.
3~4월에 노란꽃이 피고
7~8월에 달걀 모양의 열매가 익는다.

삼지닥나무는 추위에 약해서
한반도 중부지방에서는 월동이 불가능하여
남부지방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닥나무 처럼
종이를 만드는데 사용 되었으나
종이가 쓸모 없어진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원예용으로 식재되고 있다고 한다.

약사전 뒷곁, 불이문 옆의 전각사이에
앵두나무꽃이 화사하게 피고 있었다.

불이문으로 들어가면서 사진을 찍어본
앵두나무 꽃이 있는 풍경이다.
그 옆에 노란 산수유꽃도 거의 지고 있었다.

통도사 경내에는
빨간 동백꽃은 보이지 않고
커다란 고목이 된
하얀 동백꽃이 몇그루 있었다.

하얀 동백꽃의 꽃말은
굳은 약속, 손을 놓지 않음"이라고 한다.

산령각 옆 담장곁에
노란 산수유꽃과 하얀 조팝꽃이 피고 있었다.

초파일이 한달 정도 남았기 때문인지
어느새 경내에는
붉은 연등과 오색연등이 장식되어 있었다.

통도사 대웅전 건물은 국보제290호이다.

목조건물인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불 탄 것을

1645년에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정면인 남쪽에는 금강계단, 동쪽은 대웅전

서쪽을 대방광전, 북쪽은 적멸보궁이라는

각각 다른 편액이 걸려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통도사 공양간 옆의 장독대에
진달래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봄날은 이렇게 저렇게 아름답기만 했다.

영축산이 바라보이는 계곡 옆은
통행금지로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스님들의 수행정진하는 곳이기에...

그래도 안양암으로 오를 수 있는 곳 까지
길이 허용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대광명전 참배를 하고 나오는데
스님들께서
장경각으로 들어가는 모습들을 마주쳤다.

통도사 경내의 매화는 모두 사라졌고
홍도화가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그러나 앞으로 한달, 음력 4월 초하루에는
또다시 흔적없이 사라질 홍도화였기에

딱 한송이라도 사진을 찍어봤다.

 

연두빛이 하나 둘 눈에 띄는
통도사 뒷쪽 개울가 풍경이다.
멀리 산 중턱에 안양암이 보여졌다.

파릇파릇 연두빛 잎사귀가

너무 예쁘게 나오기 시작하는

통도사 담장 곁의 고목들이다.

 

진달래꽃이 흐드러지게 핀 통도사 경내는
봄꽃들이 진짜 아름답기만 했다.

더구나 오색연등 까지 함께 하니

더욱 아름다운 봄날 같았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통도사였다.

그런데 쬐끔 의아해지는 것은

통도사가 있는 양산은 깊은 산자락이고

 

내가 살고 있는 기장은 해풍이 부는 해안가인데

어찌하여 통도사가

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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