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태풍의 계절에 바다 풍경은..

nami2 2024. 7. 22. 22:33

불볕이 시작되면서 계속해서 날아드는 폭염 안전문자 메세지!!
밤과낮의 구별도 없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를 듣다보니
열대야 때문에 잠못 이루는 밤도 비켜갈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럭저럭 긴 장마는 끝이난 것 처럼 느껴졌다.

갑자기 불볕 여름이 되다보니 텃밭으로 나가는 시간도 조금 앞당겼다.
오전 5시 기상 후, 5시 30분에는 텃밭으로 나가야만
오전 8시 까지 하루에 2시간 정도 밭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전 8시 이후에는 일을 더 하고 싶지만 그것 만큼은

내뜻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견딜 수 없는 폭염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계속해서 열흘도 훨씬 넘게 바다의 수평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동안 장마철의 불청객인 자욱한 해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변하는 바다풍경은...
매주 주말 알바 하면서 심심치않게 볼 수 있는 신기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그 바다가 이랬다 저랬다 변덕이 심하게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여름 장마가 끝이나고 있음을 알았는데 무심코 선착장을 지나면서
작은 고깃배들이 바닷물이 아닌 땅 위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순간적인 불길한 예감은 선선하게 불고 있는 바람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검색을 해보니 태풍이 찾아드는 중이라고 했다.
벌써 태풍 1, 2호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나갔었고..

태풍 3호가 필리핀에서 발생하여 북상중이라는 소식이었다.
3호 태풍의 진로는 이곳 동해남부는 아니어서 안심은 했지만
그래도 이어서 줄줄이 발생하는 태풍 중에서 한 두개는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지 않을까 ?
벌써 부터 애써 가꾼 텃밭이 초토화 되는 모습들이 악몽 처럼 스친다.

지난 2주 전, 주말의 바다는 또다시 해무속에서
파란등대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하루종일 알바하면서 주의산만한
나의 시선은 창밖 너머 바다의 수평선쯤에 가있었다.

1시간 쯤 지나서
바다의 해무는 파란등대를 꿀꺽했다.
완전히 잡아먹은 모습이었다.

등대가 바다속으로 사라져간 모습이었다.

 

한참 바쁘게 일을 하다가

잠시 창밖을 보니 까꿍...나 여기 있다 하듯~
등대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들락날락 숨바꼭질 하던 등대는
퇴근 시간 5시30분쯤
완전하게 파란 등대 모습을 보여줬다.

해무가 미련을 남긴 것 처럼
등대 주변을 하얗게 물안개를 만들었다.

그 후 일주일 내내 해무는 지긋지긋하게
바다를 점령했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엊그제 주말의 토요일
일주일만에 알바 하러 해안가에 갔었더니
그동안 15일이 넘도록 보이지 않았던
수평선이 선명하게 보였다.
장마가 끝나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지난 주 주말에는 안개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풍경들이
이번 엊그제 주말에는 예쁜 모습이었지만
하늘은 여전히 우중충이었다.
그래도 수평선이 보인다는 것이 후련했다.

엊그제 알바 하는 날의  토요일 오후
바다는 이런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수채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폭처럼 보여졌다.

수평선은 선명했고...
하늘과 바다의 색깔은 예술작품이 되었다.
자연이라는 이름의 화가가
그려놓은 아름다운 바다 그 자체였다.

2시간쯤 지났을때, 오후 3시의 바다는
하늘과 바다의 색깔이 거의 같은...
정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었다.

일이 바빠서 1시간 늦게
퇴근했던  6시 30분쯤의 바다는
그냥 황홀한 풍경이 되어 있었다.

하얀 구름이 수평선에 떠있는

늦은 오후의 이런 모습을 언제쯤 보았었는지
최근 장마철에는 봤었던 기억이 전혀 없었다.

마을 버스 시간 10분을 남겨놓고
자꾸만 사진을 찍게 했다.
다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움이 미련을 남겼다.

마을 버스가 7시 5분에 출발하기에
사진 한장, 한장 더 찍고 싶었는데...
곧 해가 질 것 같은 모습 처럼
어느새 어둠의 그림자가 깃들고 있었다.

선착장 주변에도 어둠이 깃들고 있었지만
수평선의 구름은 어디로 갈 것인지?
자꾸만 궁금증을 만들고 있었다.

마을 버스를 타러 가면서
바라본 하늘은 진짜 멋졌다.

장마가 끝났다는 신호탄인지?
아니면 태풍이 찾아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무언의 암시가 아닌가 불안했다.

어제 일요일 오전 11시 바다 풍경이다.
이제 전형적인 바다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늘도 바다도 완전한 코발트빛이었고

바다 한가운데 양식장도 보였으며

아침 바다의 윤슬도 보여졌다.

 

일렁이는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는
아주 평화스럽기만 했다.
어디선가 태풍3호가 발생했다는데
잔잔한 바다는 진짜 예쁘기만 했다.

해무가  끼어서 보이지 않던 수평선과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보이지 않던 해안가 주변도 그냥 예뻤다.
태풍이 언제쯤 찾아들어서
초토화 시킬 것인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마을 버스에서 내려서 집으로 가는 길은
매미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면서 후덥지근 했으나 하늘은 예뻤다.
그래도 바다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이...
그 바람이 태풍 때문에 불어오는 바람이란 것이 조금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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