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비켜갈 수 없이 어쩔 수 없는 무더위의 여름인듯...
뉴스에서는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곳을 계속해서 보도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 만큼은
폭염주의보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아주 중요했고 고마웠다.
오늘은 한낮이 너무 뜨겁기만 해서
건물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으로 피해 다녀야 할 정도였는데
그래도 가끔은 산넘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주 착한 바람임을 실감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난데없는 지진발생의 생각치도 않은 재난문자 알림소리는
너무도 공포스럽게 들려왔던 오전이었다.
계속해서 날아드는 지진 소식과 엊그제의 오물풍선 재난문자
평온한 세상속은 여름꽃들이 예쁘게 피고 있다는 현실일뿐...
그외에는 귀를 막아버리고 싶은 요즘이다.
지난번 초하루에 다녀온 암자 마당가의 꽃들을
사진으로 바라보면서 그나름 마음속의 평화는
꽃들에게서만 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영축산 자락에 위치한
통도사 산내암자 취운암 전경이다.
고즈넉한 마당가에는
영산홍과 낮달맞이꽃과 하얀 데이지꽃이
은근한 아름다움이 되어서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유난히 예쁘다는 생각은
꽃이 아니라 꽃 색깔이었다.
끈끈이대나물은 유럽이 원산지이며
꽃말은 '젊은 사랑, 청춘의 사랑'이다.
암자 마당가에 피어있는 접시꽃도
꽃이 아니라
누군가 그려놓은 꽃 그림 처럼 보여졌다.
접시꽃의 꽃말은 '풍요 ,야망, 평안'이다.
접시꽃은 원래 중국 쓰촨성을 비롯한
중국 남서부 지역에서 2000년 넘게 재배된 꽃이라고 하며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무렵에
촉나라의 아욱꽃을 뜻하는
촉규화라는 이름으로 들어와서 자라기
시작할 정도로 역사가 깊은 꽃이라고 한다.
도종환님의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싯귀 때문인지
접시꽃은 예쁘면서도 웬지모를 쓸쓸함이 있는
늘 애잔하게 보여지는 그런 꽃인 것 같다.
요즘 가장 흔한 금계국이지만
암자 마당가라서 그런지
황금빛깔의 꽃도 꽤나 아름답게 보여졌다.
마당가 숲속에서 찾은 블루베리는
순전히 산새들의 몫이지만
한 두개 따먹어 보니 너무 맛이 있었다.
산속의 암자라서 그런지
곳곳에 밤나무가 있었다.
밤꽃 향기는 그다지 좋은 향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밤나무라는 것이 친근했다.
밤나무꽃의 꽃말은 '진심, 공평'이다.
우거진 숲속에 파묻힌 취운암 풍경속에는
밤나무꽃이 그런대로 멋져보였다.
도로 이쪽에서 바라본 암자의 돌담은
숲에 가려지긴 했어도
그나름 아름다웠으며 정겹기 까지 했다.
초여름이라서 그렇다할 아무런 꽃은 없었어도
바람소리와 새소리만 들려와도 괜찮았고
개울물 소리가
시원스럽게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취운암에는 스님들께서
수행정진 하시는 취운선원이 있다.
취운암에는 해마다 영산홍이 늦게 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6월부터 7월 까지 볼 수 있는 영산홍은
꽃이 별로 없는 계절에
아주 예쁜 꽃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 같았다.
영산홍은 진달래과에 속하는 낙엽관목 혹은 반상록관목이라고 한다.
영산홍은 조선 세종때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하여 왜철쭉이라고 불렀다고 했으며
일본인들이 철쭉과 산철쭉을 가지고 오랫동안 개량했다고 하는데...
그후 여러가지 꽃모양과 색깔을 가진
수백 가지의 품종을 만들었기에
영산홍이라는 호칭은 이를 모두 합해서 부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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