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음력 5월 초하루 통도사에서

nami2 2024. 6. 6. 22:58

날벼락 맞은 집안 일 때문에 머리속의 스트레스가 끝나지 않았기에
어디론가를 찾아가서 콧바람이라도 쐰다면 잠시나마

지옥 같은 곳을 탈출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이 음력 5월 초하룻날이라서 머뭇거림 없이 길을 떠났다.

날씨는 며칠째 계속해서 선선한 가을날씨 처럼 으시시해서

산속으로 가는 옷차림이 꽤 신경 쓰였지만, 막상 산속으로 들어가보니
해안가의 집 주변과 산 속의 통도사는 기온 차이가 꽤 있었다.

깊은 산속과 해안가의 날씨는 어디가 더 더울까?
누군가에게 일부러 물어보고 싶었지만, 오늘 통도사를 다녀왔었기에
그 해답은 그냥 말해주고 싶었다.

날씨가 너무 서늘해서  염려스러웠던 집 주변의 초여름 기온은 18도 였고
숲 바람이 좋은 깊은 산속에 위치한 통도사  숲속 기온은 24도였다.
왜 그럴까
그것 까지는 깊이 생각하기 싫었으나 여름이면 모기가 많은 숲속 보다는
해안가로 피서 가는 이유...그것이 답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6월 초의 절 마당에는
어찌 되었든 이렇다 할 예쁜 꽃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도 일주문 주변에는

화사하게 핀 꽃이 있었기에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우단동자꽃은
유럽남부와 서아시아가 원산지 이며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단동자꽃의 꽃말은
변하지 않는 사랑, 순수한 마음'이다.

커다란 고목나무 둥지아래서
더부살이 하는 하얀 초롱꽃이 은근히 예뻐보였다.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들의 삶이 신기해서 자꾸 쳐다보게 되었다.

 

통도사 담장 옆 바위틈에서
좀작살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좀작살나무는 산지 숲속에서 자생하는
낙엽떨기나무이다.
열매는 늦가을에 보라색으로 익는다.

요사채는 물론 전각의 뜰앞에도
석류나무꽃이 제법 예쁘게 피고 있었다.

삼성각 앞의 수국나무꽃

통도사 구룡지는

통도사 창건 설화를 담고 있는 작은 연못으로
그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다리  입구의 수국이
은근히 예뻐보였다.

예쁜 이벤트가 많은 통도사에서는
구룡지 연못을 중심으로
아름다움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곳에는 산수국도 피고 있었다.
무성화, 유성화가 함께 공존하는 산수국이다.

 

산수국의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인데
꽃의 중심부에는 오골오골....유성화
가장자리에는 꽃잎 같은 무성화가 핀다.

통도사 구룡지(九龍池)는  
창건설화를 담고 있는 연못으로 구룡신지(九龍神池)라고도 불린다.

구룡지는 연못 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다리의 돌 기둥이 있으며
통도사가 위치하고 있는 통도사 터에
원래는 아홉마리의 독룡(毒龍)이 사는 큰 연못이었는데
통도사 창건주이신 자장율사께서 법력으로
이 용들과 싸워 여덟마리를 떠나보냈다.

 

그런데 터를 지키겠다고 고집 부리는 한마리의 용을 위해
연못을 메꾸지 않고 남겨놓은 곳이
현재의 구룡지라는 설화가 전해온다.

통도사에는 해마다 단오때 용왕재를 봉향한다.
아무리 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것은
연못 지킴이로 남겨진 한마리의 용의
신통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구룡지에 올해 첫 수련이 피어 있었다.

겨울 부터 봄까지 한동안 눈에 띄지도 않았었는데

다시 활기를 차며
보기좋게 놀고 있는 구룡지의 예쁜 녀석들이다.

수련의 아름다움이  
작은 연못과도 너무 잘 어울린다.

약사전 앞의 작은 연못에는
하얀 수련이 제법 아름다움을 만들었다.

약사전 앞의 수련들을 보면
순백의 하얀 색깔들이
구룡지의 수련과도 비교가 된다.

해마다 이맘때면
불사리탑 경내에 몇그루의 나무들이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다.
향기도 짙었고 꽃도 매력이 있었다.
염주를 만드는 보리자 나무였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꽃향기는 아주 대단했다.
사리탑 탑돌이를 하면서 느껴지는 그 향기
꿀벌들이 부르지 않아도 달려올 것 같다.

보리자나무는 밀원식물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보리자나무는 낙엽수이며
나무의 높이는 10m 정도 자라는 큰키나무이다.

 

열매는 동그란 모양으로 보리자나무라고 불리며
동글 동글하여 염주의 재료가 된다.
그래서 사찰마다 몇그루씩 심는다고 했다.

원래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나무는
무화과 나무에 속하는 인도보리수인데
열대성 나무인 인도 보리수는 우리나라에서 자랄 수 없다보니
보리자나무들이 인도의 보리수나무 대용으로 키워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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