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사월 초파일 묘관음사 풍경

nami2 2024. 5. 16. 22:57

어제 초파일날 날씨는

영락없는 초여름의 따끈따끈함이 심했던 날씨였는데
오늘은 또다시 계절이 후퇴한듯...
바람은 심하게 불었고 아침 기온은 11도의 쌀쌀한 날씨였다.
그러다보니 냉해로 봄농사 망치는 것은 아닌가, 조금은 걱정스러웠지만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넘나드니까 그나마 마음이 조금 놓였으나
밤과낮의 일교차가 들쑥날쑥이다보니 괜한 걱정이 스트레스가 되는 요즘이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사찰 세군데를 다녀오면 좋다고 해서
가급적이면 세군데를 다녀오려고 했으나 이런저런 일로  
하루에 세곳의 사찰  참배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오고가는 길이 우선 많이 막혔고, 아기 부처님 관불의식 때 줄을 서야 하고
점심공양 때 비빔밥을 받으려면 줄을 서야 했으며

먹은 그릇을 설겆이 하는 것도 또 줄을 서야 했었기에
하루에 세군데 사찰 참배는 무리였으므로 사찰 두곳을 겨우 다녀오게 되었다.

불광산 장안사에서 점심공양을 마친후 서둘러서 찾아간 곳은
동해남부 임랑해수욕장 주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묘관음사였다.

묘관음사는 장안사에 이어서
해마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빠짐없이
꼭 참배하는 사찰이다.

이곳도 우리집 아저씨와 함께

20여년을 다녔던 의미 있는 사찰이었기에
아무리 시간에 쫒기더라도 참배 만큼은
꼭 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그런 절집이다.

묘관음사의 이곳 툇마루...
그냥 바라만봐도 가슴이 울컥하는 곳인데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앉아 있어서
잠시 법당에서 부처님 뵙고 나오니까
툇마루가 조용하게 비워져 있었다.

우리집 아저씨가 저쪽 세상으로 떠나가기 한달 전에
묘관음사에 가고싶다고 해서 힘들게 찾아왔으나

부처님 전에도 올라가보지 못할 만큼 많이 아파서

이곳 툇마루에서 1시간 넘게
앉아 있었음이 늘 마음을 애잔하게 했다.

묘관음사는 초파일을 축하하는 화환처럼
경내 곳곳에 많은 작약꽃들이
예쁘고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백작약이
묘관음사에는 참 예쁘게도 피어 있었다.

작약은 흰색이나 빨간색 또는
여러가지 혼합 된 색의 다양한 꽃으로
피고 있었는데...

작약은 원래 홑꽃이지만 품종개량에 의해
현재는 겹꽃이 더 많다고 한다.

활짝 핀 빨간 작약꽃을 중심으로
꽃봉오리가  하나 둘 셋...
꽃을 피우려고 준비중인 많은 꽃봉오리가
호위무사가 된듯했다.

묘관음사 대웅전 입구

묘관음사는 다른 사찰에 비해 
초파일에도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이유는

이곳 사찰은 스님들께서 수행하시는
선원 같은 사찰이기 때문이다.

장안사에서는 아기 부처님께
관불의식 하려고  줄을 길게 늘어 섰었는데
이곳 묘관음사는 오후 시간이라서인지
조금은 여유스럽게 관불의식을 행했다.

형형색색의 연등이
꽃양귀비와 어우러진 경내는
진짜 화려하고 아름답기만 했다.

요사채 뜰앞의 '자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경내 한켠의 작은 텃밭에는
우리 텃밭과 비슷한 작물이 심겨져 있었다.
어느 스님의 정성인지
아기자기한 모습이 예뻐보였다.

작약꽃이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핀 모습이 볼수록 예뻐 보였다.

오후시간이라서인지
공양 배식 하는 곳도 조금은 여유로웠다.

장안사에서 비빔밥 한그릇을 먹었지만
또 먹어야 한다는 사명감은...
초파일날에 묘관음사 비빔밥을 먹지 않으면
서운할 만큼 맛있었기 때문이다.
디저트로 썰어놓은 수박도 맛있었는데...
비빔밥을 맛있게 비비느라고
사진 찍는 것을 빼먹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외에 생수 한병에 백설기 떡도
그저 감사하기만 했다.

묘관음사는 다른 사찰에 비하면
아주 작은 사찰이지만
예전에 성철스님, 청담스님 등..여러 큰스님들께서

수행하신 선원이라는 것이
늘 마음을 경건하게 하는 곳이다.

묘관음사 부도전 백화도량에서 바라본
동해남부 임랑 앞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이 보여졌다.

부도전 언덕에서 바라본

묘관음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관음전이다.

공양간 뒷곁 장독대 옆에는
컴프리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컴프리꽃은 유럽이 원산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심어 기르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잎과 뿌리를 식용하며, 위궤양 약재로 쓴다고 했다.

묘관음사 수행선원 앞에도 작약꽃들은
고즈넉함을 더 분위기스럽게 했다.

묘관음사 금강문 입구의

바나나 잎사귀들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쭉쭉 뻗은 열대식물들의 나무 밑에는
자란꽃들이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자란의 꽃말은 '서로 잊지말자'였다.

묘관음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예전에는 동해남부선 기차가 달리고 있어서 차단기가 있는 건널목도 있었는데
지금은 세월의 흐름 덕분에
꽃그림이 그려져 있는 동해남부선 기차는 추억속으로 사라졌고

접근 금지의 철로 위에는 동해선 전철이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어쩔수없이 굴다리가 생겼고
그곳을 빠져나가기 전에
바라보이는 바다 풍경도 또하나의 아름다움으로 변신해 있었다.
묘관음사를 참배하고 나오면서

보여지는 푸른바다 풍경도 어느새 묘관음사의 명품이 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