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루종일 쉬지 않고 비가 내렸다.
이제는 진짜 확실한 장마철인가 실감하게 되었다.
비가 너무 내리니까 텃밭에 나가서 일도 하지 못할 것이고
걷기운동 역시 나갈 수 없었으나 그래도 밤새 내린 빗물에
텃밭이 걱정되어서 나가봤더니
가뭄이 언제였었던가?
물을 길어다 밭에 주면서 몸살을 앓았던 것이 언제였었나 할 정도로
밭 옆의 도랑가에는 물이 콸콸...
시냇물 처럼 흐르고 있는 것이 속 시원하다는 생각도 해봤다.
비는 쉼없이 몇날 며칠 내리는데...
비를 맞으면서도 식물들은 여전히 크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대충 눈에 띄는대로 열매를 수확 해서 집으로 가져오며
비 내리는 날의 날궂이는 어떤식으로 해야 잘한 것인가 생각해봤다.
비 내리는 날은 꼭 부침개를 부쳐 먹던 옛날 옛적이 생각나서
그냥 집콕을 하며 뒹굴거림보다는 낫지 않을까, 또 꼼지락거려 봤다.
비내리는 날의 들판은
도라지 밭 때문인지 꽤나 분위기 있었다.
텃밭으로 가는 길은
그냥 그 자리에 서있어도 좋았다.
그 이유는 비가 잠시 안개비로 바뀌면서
뻐꾸기 소리가 구슬프게 들렸기 때문이다.
뻐꾸기 심정을 내가 알 수는 없었지만
산등성이 물안개와 뻐꾸기 소리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우리 텃밭에도 애기범부채 꽃이 하나 둘...
빗속에서
꽃송이를 보이는 모습도 봐줄만 했다.
빗속에서 커가고 있는 텃밭의 수확물은
우선 애호박이 중요 했었고 그리고
오이와 토마토, 복숭아 ...
복숭아도 제법 맛이 들었다.
가지밭에서 가지를 몇개 땄다.
호박전은 엊그제 만들어 먹었으니까
비 내리는 날에는 '가지전'이 먹고싶어졌다.
모두들 텃밭에서 농사지은 것들로
비내리는 날의 부침개를 부치고 싶었고
가지볶음도 만들고 싶었다.
할 일 없이 뒹굴거려야 하는 비내리는 날의
날궂이는 가지와 고추전이다.
가지는 올해 첫수확이다.
첫 수확 한 것으로 무엇을 할까, 역시 가지전이었다.
가지와 고추 그리고 냉장고 느타리버섯이
오늘의 모듬전이다.
일단 모두 먹기좋게 썰어서 밀가루 묻힌 후
계란 풀어서 전을 부쳤다.
아주 쉽기만한
전 부치기도 땀이 흐를 정도로 날씨는 더웠다.
금방 부쳐낸 모듬전은
가지전, 풋고추전, 느타리버섯전이다.
시원한 맥주 캔이 눈 앞에 왔다갔다 했지만
그냥 간식으로 먹고싶었을뿐...
오늘은 캔맥주가 그냥 시큰둥해졌다.
이번에는 '가지 굴소스볶음'이다.
가지로 만드는 음식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 먹는 밑반찬이다.
우선 가지와 당근 양파를 준비한 후
대파와 마늘을 식용유로 볶아서
파기름을 낸 뒤
가지와 곁들인 채소를 넣고 볶은 후
굴소스를 넣고 간을 맞춘다.
*1인분에 굴소스 한스푼*
그리고나서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마무리..
그냥 밥 반찬으로 먹어도 되고
밥을 넣고 비벼먹어도 맛있는
가지 굴소스 볶음이다.
어차피 할 일 없는 비 내리는 날인데
엊그제 캐다놓은 감자도
껍질을 벗겨서 쪄봤다.
포슬포슬 타박 감자 맛이 먹을만 했다.
텃밭에서 바라본 산등성이의 물안개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옥수수 꽃대가 올라왔고, 수염이 보이면서
옥수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금이 7월이니까
20일 정도면 옥수수가 익어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안개비가 내리면서 물안개가 자욱한데....
뻐꾸기 녀석은 여전히 울어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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