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장마철의 텃밭에서

nami2 2023. 7. 10. 22:32

장마가 언제쯤 끝나려는지?
장마철이니까, 하루라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안되겠지만
밭이 늘 젖어있기 때문인지 여전히 잡초는 기세등등이다.

마사토가 섞인 땅이라서 그다지 질척거리지는 않으나
벌써 15일째 땅이 마를새가 없다보니
물을 좋아하는 오이는 쉬지도 않고, 열매를 맺고 있으나
다른 작물들은 거의 백기를 들고 항복하는 것 같았다.

가뭄이 오면 농사 망쳤다고 심란스러워 하고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심란스러운 것은 마찬가지...

어느 장단에 맞춰서 농사를 져야 하는 것인지

무엇 때문에 텃밭 농사 짓는 것을 취미생활로 했는가

어떤 때는 허탈한 마음으로 그냥 웃어본다. 

장마철이 되면서 수확기가 된 '당근'은

너무 기가막혀서 한번도 사진을 찍지 않았다. 
뿌리식품이라서인지 절반 정도는 썩어가고 있었고
호박'은 수정된 열매가 제법 많았는데 모두 떨어져서
땅 위에 뒹구는 모습은 아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일기예보는 아직도 7월 중순 까지
비가내린다고 하건만 속수무책으로  하늘만 쳐다볼뿐이다.

3월에 씨를 뿌렸던 상추가 어느새 끝물이 되면서
꽃이 피기 시작했다.

채소들은 수명이 다 할 쯤이면 꽃을 피우는 것이 신기했다.

종족번식... 그것도 자연의 법칙인듯 했다.

상추꽃은 그다지 예쁜 꽃은 아니었기에
그동안 단 한번도 눈여겨보지 않았다는 것이
약간은 미안했었기에
비 내리는 날을 핑계로 사진 한번 찍어봤다.

                 쑥갓꽃

 

점점 빈 밭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비 내리는 날이 많아서  어쩔수없이  방치했더니
며칠만 모른척 하면
잡초가 자꾸만 풀을 뽑으라고 일거리를 만들어준다.

감자를 캐고, 양파를 캔 밭인데

아직은 무엇을 심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상추밭 그리고 치커리밭...
그 가운데 빈 밭에는 또 상추씨를 뿌려놨다.
아마도 장마가 끝나면, 가격이 껑충
상추가 '금추'가 될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애플수박꽃이 요렇게 예쁘다.

텃밭에 '채송화' 씨를 뿌려놓고 정성껏 키워놨더니
활짝 핀 꽃은 볼 수 없고
늘 시든 꽃만 본다는 것이 아쉬웠다.

왜냐하면  채송화는 한낮에 꽃이 피는듯...
오전 6시에 밭에 나갔다가
오전 9시에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채송화 꽃은 절대로 텃밭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오후에 꽃이 피는 '분꽃'은  
그래도 다행인지

오후에 잠깐 밭에 가는 날에는 꽃을 볼 수 있었다.

옥수수 밭 주변에서 풀을 뽑고 있었더니
와글 와글... 윙윙거리는 소리가 굉장했다.
잠시 비가 멈춘 틈을 타서 주변의 벌들이

모두 옥수수꽃에  모여 있다는 것이 재밌기만 했다.

잘 여문 첫 옥수수를  8개 땄다.
장마철이라서인지
까치에게 빼앗기지 않았다는 것이 은근히 기분 좋았다.

첫 수확을 까치에게 빼앗긴다면, 그것도 스트레스였다.

 

배초향(방아)꽃이  이곳 저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을을 기다리고 있음을 전하고 싶다.

배초향 꽃은 늦은 8월 부터 피는 가을마중꽃이다.

 

장마철이라서 조마 조마 위태롭기만 하면서
가지를 몇개 수확했으나

가지는 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가지가 주렁주렁 달렸던 나무가 죽어가서 뽑아냈는데

다른 가지나무도 불안하기만 하다.

오늘의 수확물이다.

비는 자꾸 내리고
알게 모르게 콩이 썩어가고 있어서
비가 잠시 멈춘 틈을 타서 콩 수확을 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콩을 따냈다.
어떤 것이 잘 여문 것인지 몰라서 차일피일 시간을 보냈더니
어느 순간 콩 꼬투리 안에서 싹을 틔우는 것도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3월 중순에 강남콩 씨를 심어놨더니
밭 전체에 심어 놓은 씨를 까치가 몽땅 빼먹었다.
그래서 4월 15일 쯤에 다시 콩을 심고

그물망으로 덮으면서 까지 키워놓은 강남콩이라서인지
엄청 소중하게 느껴졌는데 기분 좋을 만큼, 많은 양을 수확했다.

 

콩을 심기위한 종자 가격은 3,000원이었다.
그런데 수확한 강남콩은

재래시장의 가격으로  25,000원 정도 되는 것 같았다.

강낭콩 농사를 지으면서 이 정도의 수확이라면 대만족이다.
내년 부터는 콩을 심으면서  곧바로 그물망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까치가 가르쳐 주었음이 어찌보면 고맙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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