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텃밭은 풀과의 전쟁중

nami2 2023. 7. 6. 22:33

7월이 시작되면서 선선했던 날씨가 갑자기 불볕이 되었기에
이른 아침 6시에 풀과의 전쟁을 치르러 집을 나섰다.
오전 6시의 기온은 23도
오전 8시에는 27도였으며, 점점 더워지기 시작해서
오전 9시쯤 에는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집으로 줄행랑이었다.

3시간 동안 풀과의 전쟁은
낫으로 풀을 베고, 호미로 뿌리를 캐내는 작업으로
하루 동안에 써야 할 체력을  몽땅 소모한듯 했다.
갑자기 찾아든 불볕, 폭염의 열기는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기가막혔다.
순간 텃밭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에 갈등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옷이 젖을 만큼 흠뻑 내려앉은 아침이슬속에서
예쁘게 피고 있는 꽃과 열매들을 보면
또다시 마음의 갈등은 사라지고
풀과의 전쟁을 해서라도 농작물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것은...
그래서 폭염의 한여름에도  
많은 농부님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오전 6시10분쯤의 텃밭 입구 풍경이다.

이른 아침이라서 상쾌한 느낌 까지 들었다.

오전 6시에는 잠속에서 비몽사몽이었던 엊그제 까지의 행복함은
아마도 여름이 끝날 때 까지 더이상 누릴 수 없을 것 같았다.
5시 30분 기상

늦어도 6시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눈이 부실 만큼, 황금색깔의 예쁜 호박꽃이
아침이라서 분주한 벌들과 함께

아침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오늘 호박  한개를 또 땄다.

암컷 꽃속에 벌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장마철이니까 벌들의 도움을 받아야

호박을 따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냥 고맙기만 했다.

풀숲에서 도라지꽃이 아예 누워버렸다.
왕성하게 뻗어가는 잡초의 기세에 눌린듯 했다.

텃밭에서 터줏대감  역활을 했던

하얀 '나도샤프란'꽃이 올해 첫 꽃을 피웠다.

배초향(방아)꽃도 피기 시작했다는 것이
꼭 가을이 오고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은데
그것은 희망사항 일뿐...
이제 폭염의  여름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그냥 끔찍하기만 했다.

5월에 애플수박을 심어놓고
넝쿨 올라 갈 집을 지어주고, 1차 거름도 주었고
원 줄기를 없애고, 아들 줄기로 정성을 들였건만
열매가 수정되지 않아서 참 노심초사 하게 했었다.

 

그런데 , 폭염이 시작되면서 애플수박이
이곳 저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매불망 기다렸음에  너무 반가웠다.

애플수박은 날씨가 더워야만 열매를 키우는 것 같았다.

 

넝쿨 속을 들여다봤더니
내가 모르는 사이에  수정된 애플수박들이
주렁주렁이었다.

사진속에는 크게 보이지만
애플수박의 크기는 야구공 정도의 크기였다.
그러다가 사과 크기가 되면

잘 성장되고 있다는 흐뭇함에 수확시기인 8월을 기다리게 된다.

이제껏 70개 정도 수확을 하게 했던 오이넝쿨이다.
끝도없이 뻗어가는 넝쿨들이 대견해 보였다.

노란 오이꽃이 다닥다닥...

장마철인데도 쉼없이 꽃이 피고 있다.

 

텃밭 한켠 짜투리 땅에는 온통 봉숭아꽃이다.
어디서 씨가 날아와 자리를 잡았는지
이런 색깔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손톱에 물들이면 예쁜 색깔이 나올 것 같았다.

 

옥수수밭 틈새에서는 이런 색깔의 봉숭아도 꽃을 피웠다.
분홍색깔 봉숭아꽃의 돌연변이...
심어놓지도 않았는데 꽃색깔이 다양했다.

텃밭 곳곳에 꽃이 피고 있는 봉숭아는
완전히 풀속에 점령 당했다.
풀을 뽑아도, 뽑아도 이틀 후면 다시 원위치였다.

다른 사람들은 풀을 제거하기 위해
제초제를 뿌린다 하는데
우리 밭은 절대로 제초제 사용은 불가능이다.
왜냐하면 이른 봄에는 쑥과 돌미나리를 뜯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의 수확량은 오이와 호박 그리고 토마토였다.

오이와 호박은 집으로 돌아오다가 다른집으로 갔고

토마토만 우리집으로 함께 왔다.

 

수확을 하게 된 여러종류의 토마토가 먹을만 했다.
흑토마토, 찰토마토 ,대추방울이, 애플방울이
정성을 들인 만큼, 먹거리를 준다는 것이 그냥 고마웠다.

 

그러나 장마 비에는 그럭저럭 잘 성장을 해서 익어가고 있지만
폭염이 시작되면서 찾아들 태풍  만큼은 두려운 존재가 된다.
언제 어느 때인지는 몰라도 태풍이 찾아 올 시기는
토마토 수확이 완전하게 끝날 때 까지 기다려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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