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짙은 안개속의 텃밭 풍경

nami2 2023. 7. 3. 22:29

몇날 며칠 동안 내리고 있었던 장마비가 잠시 소강상태 였고
여전히 습도는 높으면서 후덥지근 했으나
그래도 기온은 하루종일  23도에 머물렀다.
7월으로 접어들면서 더위에 대한 부담감이 꽤 있었지만
아직까지의  선선한 날씨는
이곳이 해안가였기에  특혜를 받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었지만 주말 알바 때문에
텃밭 일이 밀려 있어서 이른 아침에 밭으로 나가보았다.
오전에는 따끈 따끈한 햇볕  때문에 곤혹을 치뤘지만
오후로 접어들면서  짙은 안개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안개속으로 사라진 것 처럼 보여졌다.

 

수평선도 보이지 않게 만든 바다의 해무가

산 넘어로 날아 들어서 집 주변 까지 영향을 끼치게 한 것은 아닌지
그래도 안개 속에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텃밭의 모습들은
오히려 더욱 예쁘고 선명하게 돋보이는 것 같았다.

 

그다지 덥지 않은 안개속의 오후...
산책 하기에 괜찮았고
점점 밀림속 처럼 잡초가 무성해진 텃밭에서도
날씨가 선선해서인지 풀뽑기도 괜찮았던 날이었다.

햇빛이 없는 짙은 안개속의 텃밭이라서인지
더욱 선명해진 꽃들이 진짜 예뻐보였다.
비가 오거나 말거나 더욱 탐스러워진 봉숭아꽃은  

요즘 우리 텃밭의 실세처럼 보여졌다.

텃밭에 심어놓은 애기범부채꽃이 피기 시작했다.
어찌나  예쁜지  

심어놓은 것을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해봤다.

해바라기꽃도 여름날의 상징인듯...
푸른 잎들이 무성해진 텃밭에서의 노란꽃은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홍일점 처럼 예뻤다.

옥수수 밭가에 무작정 심어 놓은 해바라기는

옥수수 숲에 밀려서 나약하게 보이지만 그래도 예뻤다.

 

해바리가의 원산지는 아메리카였으며 한해살이풀이다.
해바라기 꽃말은  동경, 숭배, 의지 ,신앙이라고 한다.

원산지가 북아메리카인 '기생초' 역시도
잡초가 무성해진 텃밭에서
아주 예쁜 모습으로 꽃이 피고 있었다.

 

꽃이 피기 전에는 잡초여서 푸대접이었지만
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으로  대접받는...  
기생초의 꽃말은 '다정다감한 그대의 마음 '이라고 한다.

텃밭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가기 시작했다.
하루, 하루 밭에 갈 때마다
수확의 즐거움을 주는 토마토는 맛보다는

열매를 따내는 즐거움이었다.

 

주말 이틀 동안에 밭에 가지 않았더니
대추 방울이가  요렇게 예쁜 모습이 되었다.

이제서 7월이 시작되었건만 가을꽃이 피기 시작했다.
성질이 급한 것인지  '참취꽃'이다.

텃밭의 '쑥부쟁이 '도 어느새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련화

주말농장을 함께 하는 텃밭지기의 도라지 밭이다.
날씨가 희뿌연 하니까

도라지꽃의 보랏빛 색깔도 더욱 선명하게 예뻤다.

                   참깨꽃

아침에 밭에 갔을때 애호박을 한개 땄었고
두개는 내일쯤 따게 될 것 같은데
호박전 , 호박나물,호박찌개...마음으로  예약을 해놨다.

텃밭가에 심어놓은 밭주인의  과수나무에
천도복숭아가 너무 예뻐보였다.
얼마 만큼 더 있어야 익은 것인지
아직은 가늠이 안되었다.

8월에 따게 되는 자두는
쳐다보기만 해도 시큼한 생각에 눈쌀이 찌뿌러졌다.
그러나 8월에 잘 익은 자두를 생각해보니

벌써 부터 군침이 나올 것 같다.

텃밭에서 바라본 우리 아파트가
안개속에 갇혀서 유령의 성이 된듯 했다.
그 뒷쪽으로 보여지는 산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산 넘어 바다에서 날아드는 해무 탓인지
집 주변은 오후부터 계속해서 안개속이다.
덕분에 날씨는 선선하다못해  서늘했었지만
습도가 너무 높아서  
집안에는 하루종일 물을 빨아 들이는  제습기가 돌아가고 있다.

장마철의 풍경은 오나가나 우중충이지만

일단 텃밭 일하기는 쉬웠으나, 잡풀이 너무 많다는 것은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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