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산청 남사예담촌의 돌담길

nami2 2022. 11. 8. 21:56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싸늘한 찬바람과 함께

만추의 세상을 훤하게 비춰주는, 음력 10월 보름은 오늘이었고

어제는 24절기 중의  열아홉번째의  절기인 입동(立冬)이었다.

 

입동(立冬)은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하며
동면하는 동물들은  땅속에 굴을 파고  숨는다고 한다.
입동날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은 몹시 춥다고 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올해의 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으려는듯
입동날에는 반짝 추위가 풀려서  전형적인 늦가을  날씨가 된 것 같았다.

 

만추의 가을인듯,  마지막 잎새 처럼 매달려 있는 단풍잎은 예쁜데

나뭇잎을 떨구는 나무는 서글픔을 가져다 준다.

엊그제 다녀온  경남 산청의  "정원이 아름다운 수선사"를  돌아보고나서
발걸음을 옮긴 곳은 남사예담촌의  만추 풍경을  만끽 하기 위함이었는데   
지리산 자락의 '산청'  역시 남쪽이었기에  

그다지 멋진  늦가을의 풍경은  아직은 어설픔이 있었다.
그래도  예담촌 마을 골목마다  흙담장 위로  뻗어가는 담쟁이 넝쿨의

예쁜  모습이  하루여행을 헛수고 시키지는 않은듯 했다.

남사 예담촌의  붉은 담쟁이 넝굴이 참으로 곱다는 생각을 해봤다.
황홀할 만큼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빼앗길뻔 했다.

어디를 가더라도  멋스러움을 자랑하는 것은 담쟁이 넝쿨이었다.

 

한옥 담장과 너무 잘 어울리는듯한 담쟁이 넝쿨은

남사예담촌의 늦가을 지킴이 같았다.

 

긴 담장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이어지는  길을 따라서

그냥 골목길을 걸어보았다.

 

아름답다는 표현은 이럴때 하는 것이 아닌가

남사예담촌의 돌담길 풍경이 너무 멋스러웠다.

 

남사예담촌  최씨고가로 들어가는 대문 입구의 금잔화 꽃이

고풍스러움을 잘 나타낼 것이라는 생각은 이곳에서 처음 해봤다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지리산대로 2897번지

지리산 초입에 자리잡은  남사예담촌은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경상도의 대표적인 전통 한옥마을이라고 한다.

 

돌담길의 정취가 다른 어떤 고택 마을보다 참 멋지다고 생각했기에

일부러 남사예담촌의 가을을 느껴보려고 찾아왔다는 것이

후회하지 않을 만큼  정말 멋진  돌담길이다.

 

농촌 전통마을로 지정된 '남사예담촌'은 고즈넉한 담장...

담장너머로  우리 전통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어서

표면적으로는 '옛담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내면적으로는  담장 너머

그옛날 선비들의 기상과 예절을 닮아가자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한옥 돌담 위에 예쁜 그림을 그린듯...
멋진  풍경앞에서 그냥 사진만 찍어봤다.

한옥과  파란 하늘과 어울러진 고택...

2011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선정된  남사예담촌은
옛것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나가는  한옥풍경과  

분위기 있는  흙담장이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예담촌이라는 이름은
마을 이름에서  느껴지듯,  옛담 마을의 뜻을 담고  있는데
2006년 국가등록문화재  제 281호로  지정 되었다고 한다.

맑고 파란 하늘에  붉은 감나무도  아름다움이  되어주는듯 보여졌다.

늦가을 풍경이 돌담장 위에 그려진  멋진 그림 같았다. 

약간은 우중충한 담쟁이 넝쿨이었지만

돌담 위에 그려진 그림 처럼, 그 가치가 꽤 예술적으로 보여졌다.

 

고가 마당을  멋스럽게 만드는 것은 역시 감나무인듯...

고가  뜰앞에 화사하게 핀 국화꽃

수령 300년 된  회화나무가  

마을 초입, 이씨고가로 들어가는 입구에  X 자 형으로  몸을 포갠 것이 인상적이다.
나무 아래로 부부가 함께 통과하면, 백년해로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그래서 7년 전에

이 회화나무 밑으로  우리집 아저씨와 손을 잡고 통과하는  사진을 찍었건만....

그것은 그냥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였을뿐,  백년해로라는 것에 한숨이 흘러나왔다.

왜냐하면  우리집 아저씨는  하늘에 별이 된지 4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직은 추수가 끝나지 않은  들판과  맨드라미, 그리고 금잔화의 색깔들이 

늦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했던 남사예담촌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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