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남사예담촌의 늦가을 풍경

nami2 2022. 11. 9. 23:20

텃밭에서 올 가을 마지막 농사인, 월동채소 양파심기를 끝냈다.

기온이 따뜻한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11월 초순 부터 양파심기를  하는데

겨울에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 하면서  성장을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늦가을 날씨치고는 꽤 따뜻한 날씨여서  주말농장 텃밭지기들이

모두 밭으로 나와, 일을 하는 모습에서  가을이 멈춰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엊그제 무서리가 내렸다는 소식....

아파트 안에서는  무서리가 내렸는지, 된서리가 내렸는지도 모르면서

무서리가 내렸다는 것이 반갑기만 했다.

왜냐하면  무서리라도 내려준다면

가을무우와 김장배추가 맛있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파트 옆,  작은 소공원에 

스산한 바람이 불면서 낙엽이 떨어져 쌓이는 것을 보면 그냥 허전해지는 마음은

늦가을의 정취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봤다.

 

감이 익어가고 있는 풍경은 언제봐도  참으로 멋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늦가을에 감이 익어가는 풍경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돌담이 예쁜  경남 산청, 남사예담촌의  고샅길을 걸어다니면서 마주쳤던

멋스런 감나무의 풍경들을  즐거움으로 나열해보았다.   

 

남사예담촌 돌담들이 예술적이었다면

그것을 더욱 멋스럽게 뒷받침해주는 것은

늦가을날의  감나무였다고...자신있게 메모하고 싶었다.

 

남사예담촌 마을을 다리 아플 만큼 한바퀴 돌아다녀 보면서

어찌 이리도 감이 많을까  감탄을 하고 또 감탄을 했다.

 

마트에 가면 산청 곶감이 인기가 있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았지만

돌담이 있는 한옥마을에  붉은 감.....!!

주인 몰래 한개 정도 따먹어 보고싶었지만 모두가 땡감

곶감도 만들고,  홍시도 만드는  대봉감들이었다.

 

고택 옆에는 반드시 감나무가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기와지붕 너머에서 풍경을 만드는  감나무!

 

산책하듯  걸어다니는  좁은 골목길 곳곳에서 

그림처럼 예쁜 모습의 풍경들은

내년에도  또 그 내년에도  예담촌의 늦가을 풍경이

오롯이 기억속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있을 것 같았다.

 

골목 모퉁이를 돌면서  마주치는 감나무 풍경에

나도 모르게 와~~ 감탄을 자꾸 하게 되었다.

 

단감, 홍시, 곶감, 감말랭이...

감으로 만드는 것들은  모두 시큰둥해서 

누군가  먹어보라고 주면 어쩔수 없이 먹지만, 맛있다는 느낌이 없어서

돈을 주고는 절대로 감을 사먹지 않았는데

예담촌 골목길을 다니면서  감에게 세뇌를 당했는지

예담촌을 다녀온후, 올해 처음으로 대봉감을 사서 홍시를 만들고 있다.

 

흙담에 흐드러지게  매달린  감나무 

 

마을 곳곳에 이렇게 큰 감나무 밭들이 엄청 많았다.

모두 땡감인  대봉감이었다.

 

사진속에서는  이 정도였지만

이집  담장을 타고, 집 전체가 감나무에 점령 당한듯 했다.

 

감나무 과수원

 

돌담장이 이어지는 곳에는  반드시 감나무가 있었다.

 

돌담이 아닌 시멘트 담장

 

감나무에  까치집 둥우리가 몇개 보여서인지

감나무 자체가 분위기를 만든듯, 멋져보였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281-1 번지

남사마을은  마을 북쪽의 실개천을 경계로 상사마을과 인접해 있다.

과거에는 행정 구역상 개울을 경계로

남사는 진주시, 상사는 단성면에  속했는데

마을이 합쳐져서 사월마을로 불리기도 했다.

산청군으로 통합 되면서  남사마을과 상사마을로 분리 되었지만

두마을을  사월,또는 남사라고 함께 지칭하는 경우도 있다.

동제를 지낼때에는  두 마을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다루는 전통 마을은  엄밀하게 '남사마을'을 뜻한다고 했다.

 

남사마을이 2003년에 전통 테마 마을로 지정된 까닭은

마을의 역사가 오래된 것은 물론 흙돌담과 돌담이 공존하는  아름다움이

과거로 부터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담장은 마을 사람들의 위계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반가집은 말을 타고 가도 보이지 않은 , 2m 정도의 높은 담장을 만들었고

서민들이 거주하는 민가는 돌담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돌담 총길이는  5,7km에 이르는데, 이 중 3,2km가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 281호로 지정되어 있고

예담촌이라는 이름도 '옛담'이라는 뜻을 다고 있다고 한다. 

 

늦가을꽃이라고 할 만큼 예담촌에는 곳곳에  금잔화꽃이 피어 있었다.

안내표지석을 따라서

멀리 '유림독립기념관'이라는 건물을 가기위해  동네길로 들어섰다.

 

유림독립기념관은  유림독립운동의 발상지및 유림대표 137인 중

대표자 면우 곽종석 선생의  출신지인 '남사예담촌'에  2013년에 건립하여

애국정신이 담긴 유물과 귀중한  사료들을 보관전시 해놓았다고 한다.

 

남사예담촌에는  회화나무가  눈에 띄게 많이 보여졌다.

이씨고가  대문 안에도 커다란 회화나무가 있었는데

회화나무는 남사예담촌 마을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에서는 회화나무를 매우 신성하게 여겨 아무곳이나

함부로 심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즉 선비 집이나 서원, 궁궐에서만 심을 수 있었다.

따라서 마을에 회화나무가 많다는 것은  과거 급제자가 많았고

벼슬아치들이 많이 살았다는  반증이라고 한다는데

회화나무는  우리 조상이 최고의 길상목으로 꼽은 나무라고 하며

회화나무에는  귀신이 접근 하지 못하고 좋은 기운이 모여든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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