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장마끝의 해안가에 핀 꽃

nami2 2021. 9. 8. 22:03

해안가 언덕 위에 노란 '샤데풀꽃'이 피어 있었다.

늘 비오는 날이 많아서 우산쓰고 지나다니기도 바빴던 해안가에, 언제 부터 피었는지

노란 꽃이 제법 예쁘게 무리를 지어서 피어 있었다는 것이 새삼 놀라운 일이 되었다.

비 오는 날!!

코로나도 지긋지긋하지만

올해의 여름 끝자락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지긋지긋 하다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언성을 높이는듯 했다.

 

8월 15일 이후

그리고 9월1일 부터 어제 9월 7일 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렸다.

오늘은 아침부터 맑음이었지만, 하늘을 믿을수가 없어서 가방속에 비옷을 챙겼고, 그리고 우산을 챙겼다.

해안가 산책을 나갔다가 비를 만나면, 우산을 쓸 수없을 만큼의 세찬 바람 때문에 비옷 까지 챙겼더니

하루종일 비 한방울 내리지 않은 아주 괜찮은 날이 되었다.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은, 이 날을 기념해야 하는데....

하늘을 향해서 빈정거림으로 중얼거리기도 했다.

오늘 처럼이라는....글귀를 넣어서 다짐도 해보고 싶었다.

제발, 오늘 처럼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하늘에게 올리는 염원을 진심으로 받아줬으면 한다.

 

해안가에 위치한 작은 카페에서, 아이스 커피를 시켜놓고 모처럼의 시간에 여유를 가져 보았다.

하늘과 아주 가까운, 가로등 끝 위에 올라앉은 갈매기가 부럽기도 했다.

비가 내리지 않으니까 ,갈매기도 폼을 잡고 싶었나보다.

 

기장 해안가에 위치한, 두호마을 앞 바다에 살고 있는 두꺼비 바위가 갈매기 쉼터가 된듯 했다.

비가 내리지 않았기에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바다는 여전히 우중충이다. 

바다와 맞닿은 하늘 색깔이 하루 빨리 파란색깔이 되기만을 바래본다.

 

잔잔한 바다에 파도가 일렁인다.

혹시 또 비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닌지

작은 조각배들이 열심히 작업을 하는 것을 보면, 바람을 동반한 큰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았다.

 

사진속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갯바위 위에 낚시꾼들이 제법 보였다.

방파제 앞쪽으로 빨간 물체가 보이길래 , 해녀인 것 같아서 카메라에 촛점을 맞췄다.

 

해녀였다.

빨간 물체에 의지해서 1분 정도 바다에 들어갔다가, 2분 정도 쉼호흡을 하는 것 같았다.

반복적으로 물속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시간을 재보니 끊임없이 반복되는 몸동작이 안쓰러워 보였다.

저마다의 살아가는 방법인 것을.....

나 같으면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도 바닷속에 들어가는 일을 못할텐데

걱정스러움과 함께 사진찍는 것도 괜히 죄스러웠다.

 

추석을 앞두고 해녀들의 물질이 바빠졌음을 잘안다.

기장시장에서 해녀들이 판매하는 물건들은 해삼, 전복, 군소, 소라, 문어...등등이다.

이곳 사람들은 차롓상에 문어도 올려야 하고, 군소, 전복, 소라도 올려야 하기에

해녀들이 일상이 바빠진듯 했다.

 

갯바위 위에 생각치도 않았던 꽃이 예쁘게 피었다.

무릇꽃이다.

 

                        해안가 갯바위 위에 핀 '무릇꽃'이다.

 

무릇꽃은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9~10월경에 전국 각지의 산과들의 양지 바른곳에서 자생하는 무릇이

해안가 갯바위에서 무리지어 꽃이 핀다는 것이 아리송했다.

 

해안가 갯바위에 무릇꽃과 함께 곧 꽃이 피기 시작할 '해국'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10월쯤에는 보라빛 해국꽃이 이곳에서 또 볼 수 있을 것 같다.

 

해안가 갯바위 위에서 '구기자'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 덕분에 꽃이 아주 예쁘게 핀 다는 것이 신기했다.

 

11월쯤에는 바닷가 언덕에 붉은 구기자 열매가  또하나의 꽃을 만든다는 것이 기다려질 만큼

구기자꽃이 탐스럽고 예쁘게 피어 있었다.

해풍이라는 것이  해안가 식물들을 잘자라게 하는 비법이 있는 것 같았다.

 

우중충하면서도  수평선 쯤의 바닷물은 검은색에 가까운데

해안가 주변의 바다 색깔은 약간의 푸른색깔을 띄고 있었다.

 

검푸른 바닷물을 헤치며 달리는 하얀 물보라는 모터 보트 였다.

무시무시한 바다에서 곡예를 하듯, 보트에 탄 사람은 저 먼곳 외계에서 온듯한 느낌이다.

 

바다는 여전히 우중충 했지만, 하늘은 맑아지는 느낌이다.
언제쯤 쪽빛 색깔의 아름다운 바다가 되려는지?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는 것은, 또다시 추석쯤에 바다가 뒤집어질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노란 샤데풀꽃이 피고, 무릇꽃이 피고, 구기자꽃이 예쁘게 피는 해안가는

절대로 거센 파도가 덮치지 않는, 잔잔한 바다가 지속 되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 금정산 가을산행  (0) 2021.11.06
김포 대명포구의 왕새우  (0) 2021.10.08
가을시작의 해안 산책로  (0) 2021.08.30
여름 끝자락의 바다풍경  (0) 2021.08.24
동해남부 일광 해수욕장  (0) 2021.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