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한적한 동해남부 바닷가

nami2 2021. 1. 18. 21:58

2년전만해도 유난히 겨울바다를 좋아하는 우리집 아저씨와  함께

겨울이면 자주 찾아갔던, 동해남부의 일광 해수욕장을 이제는 슬픈 추억과 함께 혼자 다녀야 했다.

집에서 30분 정도 걸어가면 되는 곳이기에

겨울바다가 생각나면 그냥 생각없이 인적드문 해수욕장앞에 홀로 서서 바다를 바라보게 된다.

집주변의 긴 해안길도 그렇고, 고깃배가 넘나드는 포구와 큰배가 드나드는 항구도 그렇고

송정해수욕장이나 해운대 해수욕장은 무감각의 바다 그자체일뿐인데...

유난히 일광해수욕장에 서있으면, 가슴이 미어질 만큼의 진한 그리움과 함께  긴한숨을 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면 그냥 일광해수욕장쪽으로 발길을 돌린다는 것이 이제는 숙명같은 일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무수하게 남겨진 모래위에 발자국이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는 흔적인 것 같아서 덜 쓸쓸했다.

 

멀리 보이는 멋진 포구의 풍경은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이다.

오영수님의 소설 '갯마을'이

1953년 "문예지에 발표"의 배경이 되었으며, 갯마을의 영화 촬영지이기도 했다는 곳을

혼자 걷기 싫어서 그냥 사진으로 대신해본다.

 

냇물과 바다가 한데 어울어지는 지점에 '물닭'들이 무리를 지어서 놀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물닭이 모여 있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새까맣게 무리를 지은 모습이 까마귀인줄 알았다.

 

물닭의 학명은 두루미목의 뜸부기과에 속한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중부이남의 얼지않은 냇가의 하구와 저수지나 호수에서

겨울을 나는 흔한 겨울 철새라고 한다.

 

바닷가 포구 근처에서는 오리들과 섞여서 놀고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한국, 일본, 사할린섬, 아무르 등의 유라시아 전역과 아이슬란드 등지에 분포한다고 했다.

 

다리를 중심으로 다리 저쪽은 일광해수욕장이고, 다리 이쪽은 일광천 이다.

냇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새까맣게 무리를 지은 모습이 신기해서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일광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학리' 포구의 등대를 오랫만에 보았다.

일광해수욕장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와 학리 사이에 동해를 향해 형성된 모래해안이다.

 

몹시 추웠던 날씨가 잠시잠깐 풀리면서 한적한 겨울 해수욕장에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닷물도 얼어버릴것 같았던 추위가 계속 될것 같더니

날씨는 어느새 봄날을 연상케 했지만, 동해남부의 겨울 해수욕장은 여전히 쓸쓸하기만 했다.

그렇지만 쓸쓸함이 좋고, 한적함이 여유로워서 가끔씩 찾아가는 겨울바닷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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