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 붙었던 날씨가 몽땅 풀어져서, 이제는 봄이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참으로 며칠동안 진짜 엄청 추웠다.
강추위에 약했던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재래시장과 항구의 어시장 까지 몽땅 마비되기도 했었다.
일주일 정도 황당하게 하던 강추위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물러갔다.
오늘 낮기온은 17도였다.
이러다가 곧 매화꽃이 피는 것은 아닌가 할 만큼, 날씨는 봄날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바람 한점없는 날씨는 냉이를 캐고, 쑥을 뜯으러 가도 될 만큼의 포근한 날씨였지만
언제 어떻게 변덕을 부릴 것인가는 누구도 알수없는 미지수였다.
5-2구간 가덕도 갈맷길이라는 입간판을 바라보며
어디를 어떻게 가야하는가를 한참동안 망설였던, 어느날에 가덕도 버스종점에서의 황당함이었다.
을숙도의 겨울철새를 보러가기 위해 길동무와 함께 길을 나섰던 지난주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30년동안 부산에 살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을숙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부산의 동쪽 끝자락에 살면서, 부산의 서쪽 끝자락 까지 어렵게 찾아갔더니
조류독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이유로 을숙도 입구는 폐쇄가 되어서 통행금지가 되었다.
기왕에 길을 나섰으니 발길 닿는대로 가보자고 하면서 ,
을숙도 대교를 건너오다가 보니, 가덕도 선착장 까지 가는 버스가 눈에 띄였다.
가덕도 라는 곳도 생소했지만, 섬이라는 것 하나만을 보고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버스를 탔다.
하단에서 가덕도 가는 버스에 두사람만 달랑 타고 1시간을 가다보니 웃음이 나왔다.
버스를 어디서 내려야 할지, 버스에서 내리면 어디로 가야할지
아무리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 한다고 해도 이런일은 처음이었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아무것도 없는 곳에 작은 선착장도 어설퍼 보였다.
멀리 보이는 것이 무엇인가 궁금해서 찾아가보기로 했다.
대충 선착장에서 가덕도 이정표를 읽은후 길 찾아서 가보기로 했다.
밥먹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우선 식당을 찾아야 했다.
멀리 마을이 보였다.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버스에서 내렸을때의 가덕도 선착장이다.
가덕도가 이런 곳인가 처음에는 황당했다.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은 삭막한 곳이었다.
바다 한복판에서 만난 등대처럼, 이정표가 바라보는 눈을 놀라게 했다.
5-2구간 갈맷길의 상세지도였다.
갈곳이 너무 많았고, 걷기에도 아주 괜찮은 곳이었지만
시간은 이미 오후로 접어들었고, 다음날을 기약하면서 주변의 마을에서 식사할 곳을 찾기로 했다.
어촌 마을을 찾아가야 식당을 찾을 수 있어서 무작정 걷기로 했다.
물속에 보여지는 해초를 건져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무슨 해초인지는 모르나 가덕도에서 먹을 수 있는 해초가 아니었는가?
넓은 바다에 굴양식장이 끝도 없이 펼쳐졌다.
처음 보게된 풍경이었다.
이곳 저곳에서 온통 갈맷길 이정표
뭍의 사람들이 갈맷길 5-2구간을 찾아서 제법 많이 다녀가는듯 했다.
반가워서 낯설음이 풀리는듯 했다.
가까이에서 보게된 굴 양식장
양식장에서 굴을 따내는 작업도 신기했다.
요즘 제철 굴이라는것이 거의 '통영과 가덕도'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외국의 어느 나라의 수상가옥 처럼
가덕도 굴양식장 주변에는 이런 곳들이 많았다.
배 위에 지어진 집앞에 물메기가 널려 있었다.
산처럼 높게 쌓여진 굴껍데기
가덕도는 굴양식도 하지만, 가리비 양식도 한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었는데
가리비껍데기가 사실확인이 되는것 같았다.
밥을 사먹을만한 식당이 없어서
가지고 간 도시락을 먹기위해 골목길로 들어섰다.
폐교된 분교가 있다는 마을 어르신의 말씀에, 학교 주변에서 도시락을 먹기 위함이었다.
반가운 이정표였다.
이번에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마을 주변만 얼쩡거렸지만
다음번에는 본격적으로 가덕도에서 갈맷길 5-2구간을 구석구석 돌아볼 예정이다.
굴양식장이 전부였던 넓은 바닷가 주변에는 굴을 까는 집들이 제법 많았다.
굴을 따와서, 굴을 깐후 판매를 하는것인가 생각했다.
생굴을 금방 까서 판매를 한다는 것이 신기했고, 먹음직스러웠다.
1키로를 사온후, 굴젓과 굴전을 해먹으려고 준비중이다.
생굴을 다섯개 정도 먹으면 배가 아파서, 주로 굴전, 굴밥, 굴국, 굴젓을 해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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