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금정산 고당봉으로 가는 길

nami2 2020. 10. 22. 22:58

 오랜 가을 가믐이 지난밤에 많이 해소된듯, 들판은 흠뻑 물을 머금은채 싱싱한 모습인데

 만추도 아닌 10월 중순의 길위에는 예쁘지 않은 낙엽들이 제법 많이 뒹굴고 있었다.

 몇번의 태풍으로 인해서 몸살을 앓던 나무잎새들이 단풍이 들기도 전에, 흠뻑 비를 맞으니까

 힘없이 모두 땅위로 떨어져서 앙상한 나무를 만들어 놓은듯 했다.

 올해는 자연재해라는 것이 끝까지 재미없게 만드는 것 같아서 그냥 허탈하다는 생각뿐이다.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오늘 하루는 텃밭에 물주는 일이 없어서 편히 쉴수 있었던 하루였다.

 

  이제는 모두 사라져간 초가을의 흔적이었던 '꽃무릇'이 금정산 중턱쯤에서 만나게 되었다.

  힘겹게 가파른 산길을 몇번씩이나 쉬면서 올라갔던 산중턱에서

  수줍은듯이 피어 있는 꽃무릇 군락지는....

  반갑기도 하면서 추워지는 가을날씨에 견뎌낼것을 생각하니까 애처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으로 가려면 꼭 거쳐가야 하는 곳은 금정산성 북문이다.

  북문이 멀리 보이면서 '다왔다' 라는 중얼거림은

  곧바로 고당봉을 올라갈것이냐 말것이냐를 갈등하게 하는 소리였다.

 

 금정산성 북문 망루에서 바라본, 멀리 산정상 '고당봉'

 일단 북문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올라갈것이냐 말것이냐를 결정짓기로 했다.

 

 무슨 나무 열매인지는 모르나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서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했다.

 

 정상에서 바라본 멀리 금정산성 성곽길이 보인다.

 저길을 따라가면 금정산  의상봉, 원효봉을 지나서 금정산성 동문으로 가는 길이다.

 

   금정산 산신각 고모영신당 이라는 '고모당'은 금정산 정상 고당봉 바로 밑에 있다.

   고모당 울타리 밖의 나무열매가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무슨 열매인지 아무리 들여다봐도 깜깜이다.

  궁금한것은 못참는 성격이지만, 방법이 없다.

 

 금정산 정상 밑에는 온통 빨간열매로 가득했다.

 

  금정산 정상에는 온통 기암괴석뿐이면서 ,암벽 밑은 까마득한 낭떨어지이다.

  그냥 서있는 것도 불안한데, 바위 위에서 참선하듯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은....

 

    고소공포증이 있으면서 , 고당봉 산 정상으로 오르는길이 무서워 덜덜 떨면서

    금정산에 갈때마다 고당봉에 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801,5m)'

 

   큰 바위 옆으로 '금샘'가는 길이 있었다.

   몇년전에 한번 다녀왔기에 금샘은 늘 그냥 지나친다.

   금정산 금샘은 바위꼭대기 위에 우물이 있어서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하며, 물의 색깔은 황금빛 띤다고 한다.

 

  금정산 정상에서  왔던 길이 아닌, 반대방향으로 하산하면서 꽃향유 군락지를 만났다.

  금정산 정상을 중심으로 앞쪽보다는 뒷쪽에 꽃향유가 더 많은 이유가 궁금했다.

 

  산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즐비하게 피어 있는 '꽃향유'길을 걷다보니 피곤함도 잊게 되었다. 

 

   계곡에는 다슬기도 보였고, 물고기도 보일정도로 맑은 물이었는데

   하얀꽃이 가던길을 멈추게 했다.

   궁궁이"라는 약초꽃이다.

 

   때아닌 계절에 '불두화'꽃을 볼수 있었다.

   불두화는 5월에 피는 꽃이다.

 

 산행을 하면서도 '억새'를 볼수 없었다.

 산 중턱에서 부터는 이미 억새의 모습은 헝클어진 머리결이 어수선했기 때문이다.

 산아래에서 바라본 억새의 모습도 거의 마지막인듯....

 

  사라져 가는  올가을의 풍경이다.

  하나 둘  빈 들판이 되어가는, 마지막 가을풍경인듯하다.

 

   자연재해라는 것이  참으로 살벌하게 만들어서인지 올해는 코스모스도 귀한 존재였다.

   멀리 여행지를 찾아 간다면, 더러는 예쁜 가을풍경을 보겠지만

   태풍이 악랄하게 휩쓸고 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서는  이렇게 멋진 풍경도 참 드물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하다보니 이렇게 예쁜 코스모스 풍경을 만날수 있었다는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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