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꽃이 하얗게 핀 텃밭에서 풀을 뽑고 있는데, 마주 보이는 산에서 뻐꾸기소리가 들려왔다.
올해 처음으로 듣는 뻐꾸기 소리였다.
근처 논에서는 어르신이 논에 물을대고, 모심기 준비를 하고 있는가 했더니
가득 물이 고인 논에서 개구리 소리도 들렸고, 아주 가끔씩 맹꽁이 소리도 들려왔다.
이제 완연한 초여름이 된 것 같았다.
며칠동안 나가지 않았던 텃밭이 염려되어서, 아침 8시에 텃밭에 나갔다가 오후 2시쯤 돌아왔더니
산이 가까이 있는 텃밭이라서 그런지, 분위기스런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특혜를 혼자만 받은 것 같았다.
텃밭으로 가는 숲길에는 찔레꽃도 피었고, 아까시꽃도 피었으며, 때죽나무꽃도 하얗게 피어 있었다.
도심의 끝자락, 그리고 산밑의 아파트와 텃밭 덕분에, 시골사람 다된듯 했지만
요즘 같은 험난한 세상에서는 그냥저냥 살아도 될만큼, 위험지역은 아닌데
하루종일 안전문자는 울산시청과 기장군청, 재난안전 대책본부에서 쉬지않고 날아들었다.
서울 이태원소재, 클럽 방문자는 외출자제하라는....
또다시 골이 지끈지끈 아파오는 상황은 아닐꺼라고 믿어보기로 했다.
친구 같은 동생과의 암자순례의, 마지막은 범어사 산내암자 '청련암'이었다.
암자순례를 해보니 코로나가 주는 영향력은 꽤나 큰것 같았다.
큰절인 범어사도 그렇고, 암자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초파일 행사를 한달 뒤로 미룬다는것은 ,내가 태어난 이후에는 아마도 처음 일어난 일이니까...
그래도 사람들의 발길은 뜸해도, 꽃은 여전히 피고지고....자연의 순리를 어기지 않는 것 같았다.
아무도 없는 암자
그래서 연두빛 나무잎들이 더욱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것 처럼 보여졌다.
그렇지만 너무 쓸쓸했다.
청련암 뜰 앞의 금낭화가 이제서 피기 시작했다.
산속의 암자는 봄이 늦게 찾아온다는것이 맞는 말인것 같다.
매발톱
매발톱 종류도 여러가지인것 같았다.
색상만 틀린뿐 꽃모양은 거의 같은데, 이 매발톱꽃은 모양이 약간은 특이했다.
극조화
수사해당화
뜰보리수꽃
암자에서 만난 '겹황매화'꽃 색깔이 유난히 예뻐보인다.
이곳 암자의 '수선화'도 일반적인 노란 수선화와 약간은 꽃이 특이하게 보였다.
모란꽃의 색상이 너무 예뻤다.
겹황매화
몬타나으아리꽃
할미꽃
금낭화
.
박태기꽃
도심의 박태기꽃은 이미 사라져서 흔적조차 없다.
언제 봄이 왔었는지, 코로나 때문에 그냥 정신없이 휙~ 지나간 것 같았다.
그나마 조금 마음의여유가 있어서 바라보니, 더욱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겹벚꽃
청련암 주변에는 겹벚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었다.
그렇지만 경주 불국사 주변 처럼 군락지가 아니고, 띄엄띄엄 꽃이 피니까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예전에는 벚꽃이 진후, 겹벚꽃이 피면 재미없는 꽃이라고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에는 겹벚꽃도 꽤 예뻐보인다.
내 눈도 노후화가 되니까, 겹벚꽃도 예뻐보이는가보다고 생각했다.
계명암의 암자산행을 마친후 곧바로 청련암에 들렸다.
범어사 산내암자 중에서는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다.
계명암에서 가파른 길을 하산하다보면, 무릎이 아프다는 소리를 많이 듣게된다.
그냥 숲길을 내려가는 것 보다는 ,잠시 쉬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청련암에 들렸더니
암자 화단에 핀 꽃들이 ,마음을 편하게 다스려 시켜 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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