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처럼 포근한 날씨에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새해 첫날에 통도사에를 갔어야 했는데, 집안 일이 바빠서 못갔었기에
마음 먹은 날에 다녀온다고 길을 나섰는데, 공교롭게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혹시 도심에는 비가 내리고 있지만, 산속이기에 눈이 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았는데
올해도 역시 눈구경은 꿈속에서나 하게 될것인가 기대를 접기로 했다.
비내리는 날이라고 해서 옷을 따뜻하게 입었기 때문인지, 그다지 날씨는 춥지않았다.
겨울 산사로 가는 날에 눈이 내렸으면 더 좋았겠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도 산사의 풍경은 꽤 운치 있어 보였음을 강조하고 싶었다.
안개비 처럼 아주 약하게 비가 내려서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지만
그래도 옷속으로 스며드는 습기에 감기들것 같아서 억지로 우산을 써야만 했던 날이었다.
천왕문 앞, 처마 밑에서 바라본 일주문 앞의 쓸쓸함
.
울창한 나무 숲이 모두 사라진, 통도사의 겨울풍경은 마음 까지 쓸쓸하게 했다.
비가 내려서 이곳 저곳의 처마 밑에서만 사진을 찍게 되었다.
따끈한 커피 한잔이 생각나서
만세루' 뒷곁 처마 밑의 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비가 내리는 덕분에 처음으로 이곳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쓸쓸해보이는,겨울비 내리는날의 통도사 풍경이다.
.
제법 비가 내려서 자주 가는 숲길도 걸을 수 없었고, 암자에도 갈 수 없어서
그냥 우산을 쓰고 통도사 주변을 배회했다.
누군가 준비해놓은 겨울 새들의 먹거리....
비에 젖기전에 빨리 날아와서 먹었으면 하는 바램인데
새들도 비가 내리니까 먹이를 찾아서 날아오지 않았다.
.
비에 젖은 남천 열매가 더욱 예뻐 보였다.
꽃이 모두 사라진 겨울 산사의 마당가에서
촉촉하게 비에 젖은 빨간 열매는, 꽃보다 훨씬 더 예뻐보이는 것 같았다.
이렇게 을씨년스런 풍경을 지닌 통도사는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비가 내리는 날이라서 그런지
절을 찾는 사람들도 뜸했고 ,새소리가 시끌거리던 울창한 나무숲에는 적막함만 가득했고
회색빛 앙상한 나무들 주변에는 쓸쓸한 겨울 그림자뿐이었다.
그러나 바라볼수록 멋스러움을 느낀 것은 개울물에 비쳐진 겨울나무들의 수묵화였다.
'그림 > 산사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정산 미륵사 (0) | 2020.01.30 |
---|---|
천성산 내원사 (0) | 2020.01.27 |
장안사의 겨울 풍경 (0) | 2019.12.24 |
금정산 산내암자 계명암 (0) | 2019.12.20 |
금정산 범어사의 겨울풍경 (0) | 2019.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