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금정산 산내암자 계명암

nami2 2019. 12. 20. 23:59

           지난해에는 단풍이 제법 예쁘게 남아있을 11월 중순쯤에, 범어사 산내암자인 '계명암'에 올라 갔었는데

           올해는 어쩌다보니 겨울이 되어서야  계명암에 올라갈 수 있었다.

           동행하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일년동안에 몇번이고 올라갔어야 하는 암자였는데....

           불심이 깊지 못한탓도 있었겠지만, 멧돼지가 출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터는 더욱더 겁쟁이가 된것이 민망했다.

           산중턱으로 혼자 올라가는데, 멧돼지도 그렇고, 산길의 풀숲에서에서 만날수 있는 그것도 무서웠기에

           그것들이 땅속으로 들어간 이후의 시간을 기다리다보니, 이제서 암자로 올라가는 겁쟁이 발걸음이 되었다.

                    암자로 올라가는 길은 완전한 겨울 산길이었다.

                    눈에 보여지는 것은 앙상한 나무와 땅위에 떨어진 낙엽뿐이었다.

                    오르막이 계속된 길이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경사가 심한 길이라서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암자 까지 돌계단이 이어졌다.

                   계명암으로 가는 길은 처음 부터 끝까지 오르막 길이다.

                   앞서서 가는 사람의 뒷모습과 호젓한 산길이 너무 잘 어울려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20여분 정도의 오르막 길을  숨가쁘게 올라가다보니  일주문이 나왔다.

                   산 중턱에 외롭게 서있는 일주문이 왜 그렇게 반가웠던지

                   그런데 일주문 주변에서 ,꿀꿀 거리는  돼지 소리를 듣게 되었다.

                   한마리는 아닌 듯,  요란하게 꿀꿀거리는 소리에 기겁을 했다.

                   암자에서 돼지를 키우는 것은 아닐테고....

                  일주문으로 들어서서, 담너머 산아래를 내려다 보았더니

                  산비탈 나무 숲에서 몇마리의 돼지 소리가 들려왔다.

                  이 산중에 뭔 돼지인가 의아해 했더니....

                  일주문 앞 게시판에

                  멧돼지가 출몰하니까 야간에 암자 출입을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씌여 있었다.

                  결국 산비탈의 돼지는 멧돼지였음에, 괜한 두려움이 집으로 갈 것을 걱정하게 되었다.

                   산중턱의 암자인데도 동백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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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명암 약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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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명암에서 바라본, 멀리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이  미세먼지로 인해서 뿌옇게 보였다.

                                      계명암 종무소

                            툇마루 끝에 팔자 좋은 녀석이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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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명암에서 내려다본 ,  부산대학교 주변의 도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주문을 나가야 하는데, 멧돼지를 만날까봐

                       조바심을 내면서 게시판의  '멧돼지 출몰하니 야간에 출입을 삼가하라는' 메모를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

                       대낮에는 괜찮다는 것인가를.... 생각하며 산길을 내려갔다.

                      나무 숲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범어사 전경

                  범어사 산내암자 계명암은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이 부근에서 절 터를 물색하던 중에

                  한밤중에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자리에 암자를 세우고, 계명암(鷄鳴庵)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계명암은 금정산 계명봉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천년고찰인데,

                  범어사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이는  멋스러운 산이 계명봉이다.

 

                  계명봉은 일본에서 바라보면 장군의 투구처럼 보이고, 대마도에서 바라보면 닭의 형상이며

                  계명봉에서 대마도를 바라보면 지네의 형상을 하고 있으므로

                  일본은 절대로 이 나라를  범할 수 없는 형국이라는 것 을 알고,

                  임진왜란으로 침략후 계명봉의 암탉바위를 없앴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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