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려앉는 저녁에 강가에 서서 물위에 떠있는 이름모를 물새 가족들을 보았다.
물금쪽에서 달려오는 열차소리에 놀란 물새들은 강물 한가운데로 날아가버렸다.
시야에서 멀어져만 가는 물새와 서울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
이것도 저것도 모두 내게서 멀어져가고, 나는 애꿎은 강물만 바라보고 있었다.
강강 건너 천태산 그림자가 강물에 비치고, 한폭의 그림같은아름다운 풍경은 사람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건만..
고향에갈 때는 경부선 열차를 타야한다.
고속열차도 새마을호도 아닌 무궁화호를 타야만 갈수 있는 곳이다.
명절이면 고향엘 갔다가 철길을 따라 열차를 타고 오다보면 밀양쯤에서 낙동강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울같이 맑은 강물을 차창밖으로 바라보면, 어느때는 강물에 비쳐지는 석양이 아름다울 때도 있으며,
강줄기의 흐름이 이어져 밀양, 삼랑진, 물금까지 올 동안 강물만 바라 볼때도 있었다.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열차를 타고 가다가 낙동강이 보이면,객지생활의 서글픔에 한숨을 쉬면서
하염없이 강물만 바라보며 종착역까지 갈 때도 있었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고향에서 내려올 때는 서글픔이 들어 있고, 고향으로 올라 갈 때는 기쁨이었던 것이
벌써 몇십년
이제는 그리운이를 뵈러 낙동강을 지나서 열차를 타고 가는 일도 없어졌음이 서글프기만하다.
어머니는 내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이곳에도 그곳에도 그 어느 곳에도 계시지 않는다.
이쪽은 김해 매리마을이고 강건너 저쪽은 삼랑진 원동마을쯤이다.
강건너 천태산자락에서 부는 산바람과강바람이 어우러져서 곧 봄이오면 이쪽과 저쪽은 매화향이 그윽하여
강변도로를 달리는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봄바람으로 포근하게 감싸준다.
자연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풍경을 지키지 못하고
자꾸만 훼손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지키러고 애쓰는 사람들과 지키는것에 무감각인 사람들과의 전쟁
그런 것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물은 오늘도, 내일도 묵묵하게 흐르고 있을 것이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강물이 '사업'이라는 소용돌이속에 휘말려들지않은채 지금처럼
아름다운 강물에 물새들이 휴식을 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평온해질 수있는 그런 곳이 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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