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눈 내리는 것에 인색한 이곳의 하늘에는 또다시 가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긴 가뭄을 해소시켜 주는 것 같아서, 이제는 맘놓고 텃밭관리를 해보려고 하니까
또다시 물통을 끌고 텃밭으로 가야할 만큼 밭작물은 목이 마르다는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중부지방에 내리는 많은 비를 ,동해남부지방에도 아주 조금만 나눠주면 감사해 할텐데
참으로 하늘은 불공평한 것 같다.
작은 텃밭에서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민들레는 비가 내리거나 말거나 계속 자라고 있었다.
뽑아내도 또 다시 싹이 나오는 민들레는 참으로 뻔뻔스런 존재이다.
나물이 아니고 잡초라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뽑아버리지 못하는 것이
결국에는 민들레가 텃밭을 장악하는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효능이 좋은 민들레를 마냥 뽑아낼 수는 없고, 몽땅 뽑아서 김치를 담가보기로 했다.
봄에 민들레 씨가 떨어져서 새롭게 싹이 나오는 민들레가 아까워서 버리지는 못하고
알게 모르게 민들레에게 포로가 되는듯 했다.
15일 전에 한소쿠리의 민들레를 뜯었다.
쌉싸름한 맛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고들빼기 김치 처럼 먹어보겠다고 민들레 김치를 담갔다.
그러나 쓴맛이 너무 강해서 먹지못하고, 김치 한통을 모두 버렸었다.
고들빼기 김치 삭히듯이 소금물에 삭히면, 쓴맛이 약해질 것 같아서 시도를 해보았다.
그리 짜지않은 심심한 소금물에 깨끗이 씻은 민들레를 넣고
김치통 '누름'이로 눌러 놓았다.
꼬박 이틀만에 열어보았더니 누렇게 물이 빠져나왔다.
평소에 쌉싸름한 쌈채소도 먹지를 못하는데
민들레의 쓴맛은 정말 먹기가 힘들어서 소금물에 삭혔더니 이렇게 누런 물이 나왔는데
누런 물을 먹어보니까 아메리카노 보다는 더 쓴맛이었다.
삭힌 민들레를 물기 제거후 매운고추와 파를 썰어넣고
지난해 김장 후 남겨 놓았던 양념에 매실엑기스를 넣고 버무렸다.
물엿도 약간 넣고....
이틀 후에 익은 민들레김치를 먹어보니까 고들빼기 김치 처럼
쓴맛이 약하게 입안에 맴돌았지만, 먹을만 했다.
한마디로 표현하지면, 고들빼기 김치 같은 착각을 하게 되었다.
텃밭의 골치 아픈 존재 민들레는 효능이 좋아서 쉽게 뽑아내지도 못하는 것을
이제는 뽑아서 소금물에 삭혔다가 김치를 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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