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병원생활의 입, 퇴원 때문에 부재중이었던, 집안일들이 한꺼번에 봇물 터지듯...
집안에서도 ,집밖에도 혼자서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모두 밀쳐 버리고, 그냥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싶었지만 성격이 그냥 봐주지를 않는다.
노루꼬리 보다 더 짧은 겨울해는 왜 그렇게 빨리 지는 것인지?
웬만큼 일을 하고 쬐끔 쉬려고 하면 어느새 깜깜한 밤중이 된다.
항암 부작용으로 힘들어 하는 환자도 돌봐야 하고, 날씨가 추워져서 텃밭의 김장채소들도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이것 저것 집안 일은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다.
남쪽지방이라는 것을 미끼로 날씨가 추워져도 미뤄놓았던 김장채소들은 점점 엉망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래도 항암에 좋다는 시래기 만큼은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서 우선 순위로 손질을 하기로 했다.
무우청이 얼어붙으면 모두 버려질 것 같아서 겉잎을 모두 떼어냈더니
굵지 않은 무우가 눈에 띈다.
곧 동치미와 깍두기를 해야 할텐데....
한꺼번에 무우 시래기 하려고 겉잎을 떼어냈더니 제법 되었다.
삶아서 말리고, 일부는 된장에 버무려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오래도록 잘 먹을 것 같았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 해준다는 내용만 머리속에 입력된듯....
무우 시래기의 여러가지 효능은 대충 건너 뛰기로 했다.
햇볕에 건조시키는 것도 괜찮다고 했지만, 마땅히 건조시킬 공간이 없는 아파트
그래도 베란다 바깥 작은 난간에 채반을 끈으로 묶어서 시래기를 말리고 있다.
항암을 위한 식재료에 신경 쓴다는 것이 서글프다.
무우청 시래기 효능은 여러모로 다양하게 많았다.
예전 부터 시래기가 몸에 좋다는 것은 알았지만....
시래기의 효능 중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은 항암효과이다.
활성산소와 혈관세포의 손상을 일으키는 물질인 일산화질소를 억제 하는 효과가 있어서
암세포의 증식을 막아준다는 시래기는 비타민 A,C가 많이 들어 있고, 칼슘, 나트륨,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한다.
시래기를 삶아서 된장과 들기름을 넣고 버무려서 팩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려고 한다.
.
시래기에 국멸치를 넣고 , 매운 고추 다져넣고, 다진 마늘 넣고
푹 끓여서 먹는 것을 좋아 한다.
식탁에 올리기 전에 멸치를 골라내고, 다시 한번 따끈하게 끓여준다.
시래기는 자르지 않고, 긴채로 양념을 해서 밥 위에 걸쳐 먹는 것도 맛있는데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 송송 썰어서 된장에 들기름 넣고 버무렸다.
텃밭에 냉이가 제법 있었다.
시래기 국에 냉이도 캐다가 넣고 끓여보니 맛이 괜찮았다.
이렇게 잎이 무성한 김장 무우 였는데, 영하의 날씨에 많이 널부러진 것에서 잎을 떼어 냈다.
아마도 빠른 시일내에 뽑지 않으면, 더이상의 무청 시래기는 포기해야 될 것 같다.
갑자기 날씨는 추워지고, 내 몸에도 한계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가 보내졌다.
내 몸이 무쇠덩어리가 아니라는 신호탄이다.
몸살이 찾아와도 중환자가 있는 집에서 맘 놓고 앓아누울 수도 없는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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