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처럼 비소식을 기다려보기는 처음이다.
너무 가뭄이 심해서 밭작물을 포기하고, 모심기도 중단했다는 뉴스가 안타까워 해본 것도 처음이다.
손바닥만한 텃밭을 하면서도, 비가 내리지 않아서 애가 타는데
전문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가뭄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어찌 위로를 할 수 있을런지
지난주에 비가 내린다고 해서 반가움으로 기다렸지만, 스치듯 지나가는 1분 동안의 빗방울 때문에
일기예보를 알린 사람만 괜히 원망을 했었다.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텃밭을 하는 사람들은 모종을 심고, 고구마를 심었으며
빗물을 받으려고, 텃밭에 준비해둔 물통의 뚜껑을 열어놓은 사람들도 대다수였다.
그런데, 바람결에 스치듯 지나가는 야속한 빗방울은 머리카락도 적시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걸어서 10분 거리의 텃밭에 ,물통을 끌고가서 물주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다.
빗물이 아니라 수돗물로 갈증을 해소 시켜줬더니
아무런 투정을 하지 않는 토마토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다.
고마웠고, 예뻤다.
이른 아침에 텃밭에 나갔더니 유리구슬 같은 이슬방울이 '케일'잎 위에 앉아 있었다.
이슬 방울이라도 흠뻑 적셔서 채소들에게 활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가 내리지 않은 마른땅에서도 신비스러움은 연출된다.
강낭콩이 흙을 밀고 솟아 나오고 있다.
비가 너무 내리지 않아서 양파가 모두 망가졌는줄 알았다.
그런데, 수확기에 있는 양파는 원래 그러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한다.
오이 꽃이 왜그렇게 예뻐 보이는지?
매일 아침 수분 공급을 수동적으로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색을 내야 하는 것인지?
10분 거리의 들판에 물통을 끌고가서....
텃밭가에 돌나물이 노랗게 꽃을 피웠다.
지난해 여주 씨앗을 남겼다가 심었더니, 한개도 낙오되지 않고 모두 싹이 나왔다.
여주 싹이 모두 18개이다.
어린싹을 놓치지 않으려면, 열심히 물통을 끌고 다녀야한다는 부담감에 아직도 어깨가 아프다.
물 길어다가 갈증해소 시켜준 보람이 여기에 있다.
짭짤이 토마토가 잘 자라고 있다.
가지 꽃이 피었다.
강낭콩 꽃도 피었고.....
완두콩 꼬투리도 잘 여물어 가고 있다.
물을 많이 주어야 오이 쓴맛이 없다고 하기에 하루에 한번씩 물을 준다.
주렁주렁 매달린 오이
그러나 오이 줄기 밑에서 두마디 정도의 오이를 모두 따서 버리라고....
아깝지만 오이의 성장을 위해서 눈 딱 감고, 오이를 따서 버렸다.
하늘은 언제쯤이나 빗방울을 하사 하실런지?
힘겹게 물을 길어다가 텃밭 채소들에게 배급을 하고 하늘을 바라봤더니
역시 오늘도 하늘은 뽀송뽀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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