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겁쟁이라는 별명은 그림자 처럼 언제나 내 곁을 따라다니지만
부모님이 계시는 그 산비탈에 갈 때 만큼은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편안함이 우선이다.
여행을 하다가보면 비내리는 한밤중에 공원묘지를 지날 때가 있었다.
등골이 오싹 하며 초긴장 상태로 무서움에 떨어야 할 때가 더러 있었는데,
비 바람이 치는 날이나 어두운 밤에 부모님이 계시는 곳에 가더라도 두려움은 커녕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은 늘 그 곳에 그리움이 머물러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본다.
부모님이 계신 작은 집 앞에 있는 배롱나무 꽃이 어느새 지고 있었다.
양력 8월 24일 아버지 기일 쯤에는 활짝 피던 꽃이었는데...
추석 명절에 성묘를 해야하건만, 먼길에 도로 까지 막혀서 미리 다녀왔다.
어느해는 도로가 너무 막혀서 밤 9시에 산소에 도착한 적이 있었다.
시댁에 차례를 모시고, 친정 부모 산소에 성묘 한다는 것을 고속도로가 봐준다면 좋을 텐데..
고속도로는 친정부모 성묘 가는 것 까지 훼방 놓기에 미리 다녀올 수 밖에 없다.
아버지께 좋아 하시던 담배를....
쥐꼬리망초
부모님께서 꽃을 좋아 하셨기에 무덤 주변에는 늘 야생화가 피어 있다.
어머니가 누워 계신 묏등에 작은 야생화가 피어 있다.
부모님이 계신 작은 집 주변에 많은 이웃들이 생겼다.
아버지가 먼저 작은 집에 이사를 하셨고, 12년을 이 곳에 오셔서 주변의 잡초를 뽑아 주시던
어머니가 아버지 곁으로 오신지도 벌써 13년이 되었다.
올해도 서글픔과 그리움으로 이렇게 추석 전에 미리 성묘를 해야만 했다.
왕고들빼기
어머니가 생전에 계실 때 차를 타고 가면서 왕고들빼기를 발견하면
차를 세우고 왕고들빼기 잎을 뜯은 적이 있었다.
삼겹살 먹을 때 쌈을 싸서 먹어도 좋고, 나물로 무쳐 먹어도 몸에 좋다고 하셔서
눈에 보이기만 하면 어머니와 함께 뜯은 적이 있었다.
어머니 산소 다녀오는 길에 예쁜 꽃으로 변신한 왕고들빼기 꽃이 보이기에
그리움으로 포장하여 어머니께 전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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