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봄날에 먹어보는 머위꽃전

nami2 2025. 4. 2. 22:31

시간이 갈수록 온갖 꽃들이 피고 있고, 벚꽃 또한 흐드러지게 피고 있건만
날씨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인지 여전히 쌀쌀해서 춥기만 하였다.
그러나 예쁜 꽃이 피는 4월의 봄날이니까 그러려니 해본다.

요즘 아침 기온은 영상 6~7도 였고 한낮의 기온은 10~12도 였다.
이런 날이면 춥다고 움츠리면서 밭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언제 어느때 변덕스런 날씨가 되어서 영상 20도 넘는 기온이 될런지?
예측불가의 봄날이 될까봐 봄농사 준비로 매일 같이 밭으로 나가야 했다.

인간이 느껴지는 요즘 기온은 춥기만 했으나 식물들이 느껴지는 온도는
꽃이 피고 자라는데에는 전혀 상관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텃밭에는 은근히 할 일이 많았다.

월동을 했던 쪽파도 뽑아야 했고, 초벌부추도 잘라줘야 했으며
예쁘게 자라는 어린쑥도 뜯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들을 뜯어다가는
먹을 수 있게 음식을 해야 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
아무튼 텃밭을 다녀오면 무언가를 꼼지락 거려서 먹는 맛...그것도 괜찮았다.

봄이 되면서 텃밭 곳곳에서는
노란 민들레가 앞다퉈 피어나고 있었다.
효능이 좋은 민들레 라고 해서
잡초 처럼 뽑아내지 않고 그냥 놔뒀더니
텃밭인지, 민들레꽃밭인지 분간을 못할 만큼
꽃이 피고 있는 모습도 우선은 예뻤다.

요즘은 이른 봄날이라서
민들레 잎도 먹을만해서 뜯어다가
쌈을 먹기도 하고 겉절이도 해먹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많다보니
꽃이 지고난 다음에는 모두 뽑아내려고 한다.
*노란 민들레의 꽃말은 '행복, 감사'이다.

텃밭에 노란 민들레는 지천으로 있지만
흰 민들레는 어쩌다가 한포기가 있었다.

 

씨를 받아서 번식을 시켜보려고 해도
효능이 좋은 '흰 민들레'는 까다로워서인지
아무리 재배 하는 것에 신경을 써도
여전히 귀한 식물이 되어서 아쉽기만 했다.
*흰 민들레의 꽃말은 '정의, 순수'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면서
들판에도 노란 유채꽃이 점점 화사해졌다.

텃밭에서 할일이 많다보니
차일피일 미루던 달래도 캐야 했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머리카락 정도였건만
며칠 사이에 '달래'도 캐야 할 정도로
점점 무성해져 가고 있었다.

달래를 캐보니 굵기가 적당했다.
캐기 시작 했으니 몽땅 캐야 했고...
한나절을 모두 달래 캐는데 소비를 했다.

달래 농사를 많이 짓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 것이지만
혼자 먹는 내게는 엄청 많은 분량이었다.
또다시 동생집으로 보내야 할 것 같았다.

텃밭에서 달래를 캐왔고
쪽파 뽑고, 초벌부추도 뜯어왔다
그렇게 세가지를 넣고 전을 부치기로 했다.

이른 봄날에 월동 했던 채소들은
모두 보약이라고 했으니까
보약 먹는 셈치고 귀찮아도 전을 부쳐야 했다.

쪽파, 달래, 초벌부추
오징어 ,생굴, 당근, 애호박을 넣고
전 부칠 준비를 했다.

맛이 있을런지는 먹어보고 평가할 것이다.

 

언제든지 전을 부치면서
그자리에서 뜯어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그래서 접시에 담을 것도 없이
그 자리에 서서 전 한장을 먹어치웠다.

 

텃밭에 두릅나무에서
아주 앙증맞게 두릅순이 나오고 있었다.

텃밭 한켠에는 머위잎도 잘 크고 있었다.
머위 잎을 뜯어다가 쌈도 싸먹고
나물도 무쳐 먹어야 하건만

요즘은 텃밭에 나오는 것들을
모두 먹어야 하니까 뱃속도 바쁘기만 했다.

머위는 염증을 삭히고

암세포를 억제 한다는 효능이 알려져서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봄채소 나물이다.

치매 예방에도 좋은 효능이 있다고 한다.

 

머위꽃이 피기 시작했다.

머위꽃은 관동화라고 해서
모든 풀 중에서 잎 보다 꽃이 먼저 피는데
추운 겨울, 눈 속에서도 꽃이 핀다고 하여
추위를 이겨내고, 봄에 꽃을 피운다는 뜻으로
관동화'로 동의보감에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머위꽃의 꽃말은 '공평'이다.

머위꽃은 향기가 좋고 쌉싸름한 맛도 있어서
봄날에만 먹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별미이다.

머위꽃을 따다가 전을 부치기 위해서
일단 물에 담가놨다.
땅 위에서 솟아나듯 꽃이 피기에
흙이 약간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년에 딱 한번
이른 봄에는 머위꽃을 따다가
튀김을 해먹으면 아주 맛있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가급적이면
튀김을 먹지 않으려고 해서 전을 부쳐야 했다.

일본에서는 머위를 키워서
쌈이나 나물을 먹지 않고 머위꽃으로
튀김 해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넣고 만든 머위꽃전!

맛은 쌉싸름했으나 향기도 좋고 

이른봄에 딱 한번 먹는 꽃전이니까

별미로 먹게되는 머위꽃전이다.

 

머위꽃전과 달래+쪽파전은
그런대로 이 봄에 먹을 수 있는 별미였다.

텃밭에서 예쁘고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채소들은

그냥 먹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전으로 부쳐 먹으면 먹을만 했고 맛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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