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목련이 피는 이른 봄날 3월

nami2 2025. 3. 13. 22:16

봄을 시샘한다는 추위도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간 것 같았다.
얇은 봄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띌 만큼 한낮의 기온은 높았다.
16도~20도'라는 기온은 진짜 겨울옷을 입고 다니기에는 버겁기만 했다.
그래도 언제 어느때 변덕이 심해서 또다시 추워질런지는 예측은 안되겠으나
조만간에 다른 꽃들도 계속 개화 될 것만 같은 날씨는 진짜 완연한 봄이었다.

봄채소를 심기 위해서 텃밭을 정리 하느라고 삽으로 땅을 파보면

아주 예쁘게 흙 위로 올라오는 나물들의 새순이나  

식물들의 뿌리 부분에서 올라오기 시작하는 어린새싹들은
앙증맞고, 예쁘고, 신비스럽고, 먹음직스럽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주변 지인들은 내 입맛이 무척 까다롭다고 평소에 한마디씩 했다.
그러다보니 음식점에 가서 외식을 하는 일은 극히 드문일인데...

따져보면 일년에 외식하는 횟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러면서도 아주 가끔은 뜨거운 국물이 먹고싶을 때 찾아가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텃밭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선착장 앞에 있었다.
텃밭에서 일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집으로 가지않고
그곳으로 가는 것이 습관이 된지 어느새 5년째가 되었음이 우습기도 했다.

그곳의 메뉴는 선지국밥, 수구레국밥, 소고기국밥,모듬국밥이 전부였다.
그 중에서 내가 즐겨먹는 것은 수구레국밥인데..  

일단 투덜거리지 않고 먹을만 했던 것은 국밥 보다는 그곳의 깍두기가 일품이었다.

국밥은 그저 먹을만 했는데, 깍두기 국물에 뜨거운 밥을 비벼먹는 맛

그것은 입맛이 없을 때 아주 많이 생각나는 집밥 같은 맛이었다.  

 

오늘은 텃밭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뜨거운 국밥이 먹고 싶어져서 찾아갔었는데
참으로 잘 갔었다고, 대박이라고 했던 이유는 그곳 선착장 입구의 어느집 앞에
하얀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음이 큰 즐거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텃밭에 피고 있는 청매화는
모처럼의 맑은 날씨 덕분에 꽃도 돋보였다.

은은한 기품이 있는 청매화는

매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꽃이었다.

 

이렇다하게 화사하지 않은 꽃들은
날씨가 아주 맑아야만
더 예뻐보인다는 것은 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날씨가 맑으니까 꽃도 진짜 예뻐 보였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가의 청매화가
그럴듯하게 예뻐보였다.

이곳 주택가에 꽃을 심는 사람들은
청매화를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았다.
가는 곳마다 주택 앞에는
청매화가 우아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5년째 단골로 다니는 국밥집은
기장군 일광면 학리마을 입구의
학리 항구 선착장 앞에 있었다.

학리항구는 기장 해안가의 오래된 포구인데
멸치로 유명한 대변항구와
생선회와 장어구이로 유명한 칠암항구
그리고 그 다음으로 기장군에서는
규모가 큰 항구이기 때문에
어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파제도 있다

식사를 하고나서 포구에 나가봤더니

방금 고깃배가 고기를 싣고 왔었는지?
포구에는 갈매기들이
포구 주변을 엄청 맴돌고 있었다.

포구가 있는 바다 저쪽엔 학리마을이 있다.
작은 어촌마을인 학리마을은
서쪽과 남쪽으로는 산지가 있으며

그 산넘에는 신앙촌이 자리잡고 있다.
북동쪽으로는 일광해수욕장이 바라보인다.

이곳 선착장에서 아주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생선은 갈치와 가자미이다.
각종 고깃배 중에서
가자미를 잡는 배가 많고
그 다음이 '기장갈치' 잡는 배가 많았다.

학리마을의 상징인 해송이 눈에 띄었다.
학리마을의 오래된 해송에
예전에는 학이 많이 서식하였기 때문에
학리마을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고깃배에서 그물을 가르는 모습도
괜찮아 보이는 봄날의 선착장이다.

식사를 한후 선착장을 한바퀴 하는데
어느집 모퉁이에서 목련이 피고 있었다.

지난해에도 또 재작년 이맘때도
기장군 주변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하얀 목련은
이곳 학리마을 선착장 주변이었음을
국밥 먹으러 다니다가 늘 만나게 되었다.

아직은 활짝 핀 꽃송이 보다
덜 핀 꽃송이가 더 많았으나
화사하게 핀 모습은
어디를 다녀봐도 이곳이 처음인듯 했다.

하얀 목련의 꽃말은

이루워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면 참 애잔하다는 느낌이 드는 꽃이다.

 

목련은 높이 10m 정도 자라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원산지는 중국이다.

 

목련은 풍성하고 향기가 그윽하며

꽃 색깔은 베이지에 가까운 예쁜 하얀색이다.

 

목련꽃을 식재료로 사용할 때에는

꽃차로 마시는 것이 보편적인데

목련 꽃봉오리는 신이(辛夷)라 하여

봄철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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