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해국이 피고 있는 바닷가

nami2 2024. 10. 24. 22:38

진짜 오랜만에 날씨는 구름 한점 없는 화창한 가을 날씨였다.
늘 우중충하기만 했던 날씨가 맑은 하늘을 보여줬기 때문인지?
텃밭에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서 가봤으나

그동안 매일 처럼 내린 잦은 비에 채소들은 모두 웃자라는 것 같았고

잡초들도 무성하게 자랐으나
여름날 처럼 죽기살기로 잡초 뽑는 것에 시간을 보내기는 싫었다.

비가 내린 뒤의 기온은 왜 내려가지 않을까 은근히 추워지기를 기다렸더니
어젯밤 부터 오늘 아침 9시 까지의 기온은 11도가 되었다.
그래서 조금 두꺼운 옷을 입고 텃밭에 나갔다가 돌아올 때는 답답함을 느꼈다.
낮기온이 또다시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독감과 코로나 예방 접종을 한꺼번에 한 후 찾아들었던 불청객 몸살도
어느 정도 괜찮아졌기에 살맛나는 사람 처럼 또다시 걷기운동에 나섰다.
이번에는 집주변이 아닌 바닷가 산책로를 걸어보고 싶었다.
그 이유는 10월 중순 이맘때면 피기 시작하는 해국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해국 피는 시기가 조금 빠른듯 했으나 '아니면 말고'식으로 일단 가보기로 했더니
생각치도 않았던 해국들이 제법 많이 피고 있다는 것이 반갑기만 했다.

설마 해국이 피었겠나 생각하며

해안가 언덕으로 가봤더니
생각보다 훨씬 해국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해국은 바닷가에서 꽃이 피는 국화라고 해서
해국(海菊)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보라빛 꽃들이 해안가에 피고 있기 때문인지
더욱 예뻐보였다.

바닷가  갯바위 위에 한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꼼짝도 하지 않은채 조각상이 된 것 같았다.
이녀석은 갈매기가 아닌 왜가리였다.

바닷가 갯바위에는 해국을 빼놓고는
이렇다할 꽃은 없었다.
갯야생화들을 찾아봤으나...꽝이었는데
꽃보다 더 예쁜 빨간 열매가 사진을 찍게 했다.
빨간 열매는 '돌가시나무 열매'였다.

엊그제 거센 파도가 밀려올 때와는
아주 딴판인듯...
검푸른 바다는 푸른 하늘과 함께 예쁘기만 했다.

해국은 햇볕이 잘드는 해안가 언덕이나
갯바위 암벽과 돌 틈사이에서도 잘 자란다.

갯야생화는 찾을 길이 없었고
언뜻 시들어가는 '갯사상자'꽃을 만났다.

해국의 꽃말은 '침묵'이다.

해안가 언덕에서 꽃이 피는 해국은
겨울에도 상단부의 잎은 죽지않고 남아서
반상록 상태를 유지한다.

개화시기는 7월에서 11월이라고 하는데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서는
10월 중순 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이녀석도 갈매기가 아닌 왜가리였다.
오늘 해안가에서는 갈매기는 보이지 않고
왜가리만 자꾸 눈에 띠었다.

비상하는 왜가리...!

왜가리는 황새목의 백로과로
여름철새이지만 요즘에는
월동하는 개체군이 점차 증가하여
일부는 텃새가 많다고 한다.

왜가리는 전체적으로 회색을 띠면서
우리나라 전국의 하천과 논 밭 심지어는
해안가 까지 찾아드는 조류라고 한다.

억새가 모두 은발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바다 자체가 쓸쓸하게 보였다.

해국은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해안가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지금 부터 꽃이 피면 12월 중순 까지
계속해서 꽃이 피고지고 한다.

해안가 언덕 위의 풀숲에
노란 털머위꽃이 예쁘게 피기 시작했다.

털머위꽃의 원산지는 우리나라 남해안과
일본 대만 중국인데...
우리나라 제주도와 다도해 여러 섬과
남부지방의 바닷가 해변 바위틈에도 자란다.

털머위꽃은 상록성 다년초로서
남부지방에 분포하며 산지에서도 자란다
꽃말은 '한결같은 마음'이다.

해안가 언덕과 모래밭 곳곳에
노란꽃이 제법 피고 있는 식물은
사데풀이었다.

해안가 자갈밭의 사데풀꽃은
봄날의 민들레 꽃 만큼이나 노란색으로 

제법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사데풀의 꽃말은 '친절, 세력, 활력'이다.

해안가 언덕의 즐비하게 늘어선 억새는
거의 은발이 되어서
가을날의 쓸쓸함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해안가 길을 따라서 걸으며
야생화 찾기 나섰으나
'갯'자 붙은 갯야생화는 아예 없었고
해국, 털머위, 사데풀꽃과 억새가
가을날의 쓸쓸한 바닷가를  지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