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늦여름 부터, 초가을(9월)에는 초하루날에 통도사 외에는
이렇다할 사찰에는 아예 발걸음 조차도 할 수가 없었다.
누구나 똑같은 소리는 "살면서 이렇게 더운 9월은 처음 겪었다"였는데
진짜 끔찍하고 지겹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너무 더웠으므로
마음은 절집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부처님 뵙는 것도 잠시 마루기로 했었다.
그러다보니 올해의 진짜 가을은 10월 부터인듯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10월의 시간이 흐르면서 맘놓고 찾아갔던 암자와 사찰에는
생각치도 않은 꽃들이 피고 있어서
오랫만에 발걸음 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게끔 만들어줬다.
금목서의 주황색 색깔 꽃의 생김새는 아주 작은데 향기가 너무 강하여
만리향이라고 불릴 정도로 향기가 멀리 퍼진다고 한다는데...
향기 좋은 꽃들이 예쁘게 피어서 사찰 경내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었다.
주황 색깔의 향기가 너무 좋은 금목서는
쌍떡잎 식물의 상록소교목이다.
나무의 높이는3~4미터이며
해마다 10월이면 주황색의 잔잔한 꽃들이
나무의 잎겨드랑에 핀다.
원래 은목서는 하얀 색깔의 꽃이 피는데
연노랑 색깔의 목서도 있었음을
암자 담장 너머로 볼 수 있었다.
암자 담모퉁이를 지나면서 만나게 된
금목서 나무는 진짜 한아름의 크기였다.
금목서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향기가 좋아서 대개는 정원에 많이 가꾼다는데
요즘은 암자나 큰사찰 경내에서도
제법 많이 피고 있었음이 놀라웠다.
금목서의 꽃말은 '행운'이라고 했다.
금목서의 잎은
차 대용으로 끓여서 마실수 있고
꽃은 술을 담가 마신다고 하는데...
금목서 잎은 기침 가래를 삭이고
중풍 또는 버즘 치료와 치통과 구취제로 썼다고 한다.
아직은 이렇다할 단풍이 눈에 띄지 않건만
암자 뒷곁 담장 옆에
화살나무가 예쁜 모습으로 단풍들고 있었다.
화살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단풍의 아름다움을 따라 갈 나무가
그리 흔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화살나무와 단풍나무
그리고 은방울 꽃나무를
세계의 3대 단풍나무라고 부를 정도로
화살나무의 단풍은 진짜 예쁘기만 했다.
너무 더워서 추석에도 가보지 못했던
집 근처 장안사에 오랫만에 발걸음을 해봤더니
사찰 입구 부터 느껴지는 꽃 향기가 있었다.
금목서 향기가 코 끝을 자극했는데
대웅전 앞에 커다란 금목서 나무가 눈에 띄였다.
사그러져가는 꽃무릇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처럼 보여졌다.
사그러진 흔적만 남았다해도 어쩔 수 없건만
그래도 이 정도의 모습이 예쁘기만 했다.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천년고찰 장안사 풍경
남부지방에서는 생울타리와 정원수로 심고
도심에서는
공원의 조경용으로 많이 심는다고 하는데...
요즘은 최고의 수종이라고 부른다는 금목서 나무는
사찰에서도 예쁜 모습으로 자라잡고 있었다.
천년고찰 장안사 대웅전 뜰앞의
커다란 금목서 나무에는 꽃이 다닥다닥이다.
금목서는 꽃은 작은데 향이 매우 강하여
만리향이라고 불릴 정도로 향기가 멀리 퍼진다
금목서 향기를 과일향기에 비교한다면
살구+자두 향을 섞은 향기로
다른꽃 보다 달콤함이 은은하며 매혹적이다.
대웅전 뜰앞의 꽃무릇은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보게 되는
꽃무릇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추석에 부득이하게 가지 못했었기에
장안사 명부전에 기도를 하기 위해 갔었는데...
하얀 영가등이 매달린 첫번째 줄의 한가운데에
우리집 아저씨 이름이 있다.
이 세상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집 아저씨 이름은
오직 장안사 명부전에는 언제든지 있다는 것...
그래서 마음이 우울하거나
웬지모를 그리움이 머리속에 꽉 찰 때는
이곳 명부전에서 염주를 돌리며
가신 분을 위한 극락왕생 기도를 한다.
기도를 하면서 천개의 염주 돌리는 것이 끝난 후
옆자리를 쳐다보니까
10살 정도의 어린 꼬마들이 남매인듯...
극락왕생을 비는 명부전에 들어와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냥 말이 필요 없을 만큼의 울~컥 가슴이 짠했다.
명부전이라는 곳은 간단하게 말한다면
떠나신 분들의 극락왕생을 기도하는 곳인데
무시무시하다는 염라대왕들이 모셔진 곳에
어린 남매가...
아무런 이유도 묻지 않은채, 밖으로 나갈때
부처님께 절 세번 하고 나가라고 헀더니
어찌 그리 예쁘게 절을 하던지?
부산 기장군 장안읍 불광산 자락의 천년고찰 장안사는
통일신라 때 문무왕13년(67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범어사 말사이다.
10월 둘째주인데, 단풍 들 생각이 없는듯...
아직은 푸르름이 더 많은 산자락의 풍경이다.
'그림 > 산사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귀포 산방산의 산방굴사 (12) | 2024.11.25 |
---|---|
날씨 좋은 날 통도사에서 (25) | 2024.11.04 |
음력 9월 초이튿날 통도사.. (21) | 2024.10.04 |
음력 8월 초하룻날 통도사 (27) | 2024.09.03 |
배롱나무꽃이 화사한 통도사 (19) | 2024.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