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1월 끝자락 바다 풍경은...

nami2 2024. 1. 30. 22:25

해마다 설명절이 가까워지면 잔잔했던 바다는 어김없이 미쳐가고 있었다.
이제나 저제나 얌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보지만
벌써 보름째, 지칠줄 모르는 하얀 물거품의 바다는 성난 파도 그자체였다.

이곳은 해안가였기에 설명절 차례상에는 해산물이 제법 많이 올라가는데
설명절을 앞두고 준비해야 할 해산물의 가격은 완전 껑충 껑충이었다.
엊그제, 말린 생선을 사러 배가 드나드는 포구에 나갔더니
12월 까지만 해도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았던

생선들의 가격도 껑충 뛰었지만, 생선 종류가 별로 없었음도 문제가 되었다.

바다가  미쳐가면서 몽땅 뒤집어졌기에
고깃배가 바다로 나가지 못해서 해산물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하루 이틀 겪는 것도 아니지만 해마다 그토록 약속된 것 같은 바다가
왜 설명절 쯤에만 미쳐가고 있는 것인지?

아무리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해봐도 내 수준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하얀 물거품이  밀려와서 부딪히는 멋진 파도를 보면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내 행동이 잘하는 것인지 어쩌는 것인지 그냥 웃어본다.

지나간 주말에도, 엊그제 주말에도
알바를 하러 가기위해
마을버스 내린 곳에서 바라본 바다는
잔잔해질줄 모른채 늘 그런 상태였다.

이제는 잔잔해져 있지 않을까
달리는 버스 차창가에서 바라본 바다는
여전히 성난 파도였다.

언뜻 바라보면
참 '멋지다'라고 표현 할 수있지만
마당 끝이 바다인 알바하는 집에서
하루종일 바다를 쳐다보면
'지겹다'라는 표현밖에는 할 수 없었다.

파도가 이렇듯 요란하면
해안가의 날씨도 엉망이 된다.
은근히 옷속으로 파고 드는 냉기는
감기몸살의 큰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전 11시쯤
마을버스에서 내린 후 바라본 바다 풍경이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밀려 들어오는 파도는
무서울 만큼 넘실거리면서
해안가로 덮칠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해안가의 두꺼비 바위 주변의 하얀 포말...
그것을 사진 찍어보려고
위험도 무릅쓰고 다가가는 나도 한심했으나
스릴과 두려움을 한꺼번에 느껴보기도 했다.

멍때리며 잠시잠깐 걸음을 멈춰섰지만
너울성 파도의 위력은 대단했다.

해안가 언덕에서 바라봤기에 안심은 했었지만

혹시 쓰나미 처럼 해안가를 덮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을 만큼 파도는 거셌다.

 

파도가 밀려와서 바위에 부딪히며
부서지는 하얀포말도
아름다운 모습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요란하게 파도가 치는데도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대부분 낚시 하는 사람들은
등대 주변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데
위험과 싸움을 하며
낚시를 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떤 것인가
궁금하기도 했다.

바다 저쪽은 너울성 파도가 심해서
무서울 정도 였는데
포구 주변의 항구에는 파도가 없었다.
아마도 방파제가 큰 역활을 하는 것 같았다.

테트라포드 위는
갈매기들의 쉼터가 된 것 같았다.
테트라포드  저쪽은 여전히 파도가 심한데
이쪽은 잔잔한 바다라는 것이 신기했다.

해안가 주변에도 방파제가 없는 곳은
너울성 파도의 위력은 대단했다.

알바하는 집의 마당 끝에서
바라본 하얀 파도는 집채 만큼 컸다.

하루종일  일하면서 창문 너머로 보여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모두들 '지겹다'라는 표현이었다.
언제쯤  검푸른 겨울바다 풍경을 보게 될런지?

오후 5시55분
퇴근시간의 바다는 잔잔해졌다.

하루종일  미쳐서 날뛰던 바다도 지쳤는지 잠잠해졌다.
늦은 저녁 만큼은 조용해지고 싶었나보다.

그러나  그 이튿날에는 또다시 바다는 미쳐서 날뛰었고
태풍급 파도는 아니었으나
무언가 세상에 대한 서러움이 얼만큼 많은지는 몰라도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 거센파도는
잠잠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요즘 바다 풍경이었다.

 

고기잡이 배들은 바다에 못나가서 애태우고

설명절을 앞둔 어시장의 해산물 가격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데

어찌하여 해마다 이맘때면 되면

바다는 그렇게 미쳐서 날뛰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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