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깊은 가을, 어촌 마을 이야기

nami2 2023. 10. 24. 22:45

점점 싸늘해져만 가는 날씨에 들판은 자꾸만 쓸쓸함이 늘어나고 있는데
산책삼아 돌아다니며 기웃거려본 시골동네와 어촌마을에는
깊어가는 가을일수록 해마다 늘 그랬듯이

더욱 예쁜 꽃이 피고 있었음은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시골마을  주변에는 국화향기가 그윽하고
반면, 어촌마을에는 골목마다, 뜰앞마다 해국의 아름다움이
넘쳐난다는 것을 은근히 자랑해보면서 즐거움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날씨는 춥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의 효과는?
머지않아 11월이 되면 애기동백꽃이  피어나기 때문인지
겨울이 가까워 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계절, 겨울속의  봄을 맞이하는듯...

이곳 저곳에서 예쁜 꽃들이 피고 있다는 것에

주절주절 꽃자랑 만큼은  자꾸 아끼고 싶었다.

 

그러나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 해안가는 애기동백꽃이 지천이기에
텅 비어 가는 삭막한 들판은 쓸쓸할지언정

이제 부터라도 해안가에서 눈에 띄는 것들은 모두 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해안가 마을의 텃밭에는  
보라빛 짙은 색깔의 '배초향'이 깊은 가을일수록 더욱 예뻐져 가고 있었다.
날씨가 추울수록 더욱 색이 짙어진다는 것이 어쩜 신비스럽기 까지 했다.

배초향(방아)꽃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풀 전체에서 강한 향기가 나는 방향성 식물로
우리나라 토종 허브로 알려져 있는데
배초향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대만에 분포된다고 했다.
배초향 꽃말은 '향수'이다.

집집마다 텃밭에 심겨진 배초향 꽃은
가을이 깊어갈수록 터주대감 처럼
곳곳에서 존재하고 있었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추어탕이나 생선매운탕 등의
비린내를 없애는 향신채로 배초향 잎을 많이 이용한다.

경상도나 부산에서 흔히 말하는 '방아잎' 그것이었다.

 

6월 부터 피고 있었던 나팔꽃은
해안가 마을에서는 요즘이  지천인듯...
엄청나게 예쁜 모습이었다.
늦가을의 나팔꽃은  어촌마을 주변을 점점 아름답게  했다.

마을버스 승강장 옆의 텃밭에도
나팔꽃의 넝쿨은 쉼없이 뻗어가고 있었다.
마을버스에서 내린 후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찍기 바빴다.

국화꽃 꽃봉오리가 아직은
활짝 핀 것보다 더 많았다.
아마도 12월 까지 꽃이 피지 않을까

꽃봉오리를 눈여겨 보면서 짐작을 해본다.

 

분홍색깔의 국화꽃 꽃말은
첫사랑, 로맨틱,무한한 감사' 라고 한다.

햐안가 어촌마을의 뜰앞은 온통 해국으로 뒤덮였다.
앞집,뒷집, 옆집 ,길건너 집, 언덕위의 집에는

모두 해국이 한창이다.

장독대 주변에도 모두...

해국은 꽃동산을 이루고 있었다.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마당가에는
국화꽂 보다는 해국이 더 많았다.

어디에도 국화꽃은 보이지 않았다.

해국(海菊)도 국화이니까....

 

급경사인 갯바위 비탈길을 조심스레 내려가봤다
도대체 해국이 뭔지?

암벽을 타고  비탈길은 겨우 내려갔지만

다시 올라갈 때는 진짜 힘들었다.
지천으로 피고 있는 해국은 요즘이 절정 같았다.
해국의 꽃말은 '침묵'이다.

실유카는 왜 해안가 언덕에만 피고 있는 것인지?
멀리 서서  사진을 찍었더니 푸른 하늘만 뒷배경이 되었다.

실유카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용설란과의 상록관목으로
꽃은 7~8월에 걸쳐  핀다는데
요즘 10월에도 제법 꽃이 피고 있었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에서 월동하므로 흔히 심는다고 했다.

어촌마을 곳곳에서 유자열매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이것은 절대로 감이 아니고, 유자...
그래서인지 따끈한 유자차가 생각났다.

주말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의 풍경은 하루 이틀도 아닌데도
늘 바라볼 때마다 멋스러움을 느낀다.
오후 5시35분...
수평선의  풍경은 절대로 일출이 아니다.

 

알바하는 집의 마당 끝이 바다였지만
이런  풍경은 늘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한번이라서 반갑기는 했지만...

오후 5시 56분
마을버스는 오후 6시3분에 출발인데...
시간이 바빠서 대충 사진을 찍어봤다.
그러면서도  동쪽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은

너무도 아름답고 황홀하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하늘의 달을 바라보니
아직은 조각달인 반달인데, 달뜨는 시각도 아닌 것이

어찌하여 일몰시간에 서쪽이 아닌  

동쪽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이 저렇게 아름다운 것인지?
나의 아둔한 머리로서는  그저 갸우뚱일뿐이다.
그래도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었으나
너무 짧은 시간에 황홀함이 사라졌음에 아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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