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점점 쓸쓸해지는 가을날에

nami2 2023. 10. 27. 22:43

다른지방에서는 무서리가 내리고, 우박이 내렸다고 하는데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의 한낮 기온은 24도였다.
그렇지만 늦가을이라는 것은 어쩔수 없음인지
늦은 오후의 싸늘함은 감기들기 딱좋은 추운 날씨였다.

블친님들이 사시는 곳의 예쁜 단풍 사진들은 너무 부럽기만 하는데
이곳의 주변 풍경들은  쓸쓸함 그 자체였다.
여름내내, 가을내내 휘몰아치는 거센바람들은 나뭇잎을 모두 떨궈냈기에
곱게 물이 드는 단풍은 커녕

낙엽이 떨어져서 뒹구는 멋스러움도 구경할 수 없는 곳이 이곳의 실체였다.

그래도 바람의 횡포는 나무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고
기온은 봄날씨와 같아서 새롭게 피고 있는 꽃들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는것 같았다.
왜냐하면 과수원길에서 사과꽃이 피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다지 예쁜꽃이 눈에 띄지 않는 계절이었기에
담장 밑에서 화사하게 피는꽃들을 보니
자연스럽게 발길이 멈춰졌다.
다른나라에서 들어온 꽃이라고 그동안 아는체도 않했는데
오늘은 날씨 탓인지, 이상하게 이 꽃도 예뻐보였다.
꽃이름은 프렌치 메리골드였다.

그동안 한번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꽃이라서 그런지
꽃이름도 몰라서 검색을 해봤더니
프렌치 메리골드(만수국)라는 꽃이었다.

언뜻 꽃향기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은은한 꽃향기가 괜찮았다.

 

프렌치 메리골드꽃은 멕시코가 원산이며
꽃말은 '냉혹한 사랑'이었다.

가을국화 처럼 예쁜 아스타꽃

들판에는 하나 둘 온갖 열매가 익어가고 있었다.
그 중에서 약효가 좋다는 '오가피'열매였다.

바짝 말려서 차를 끓여 먹으면 좋다고 한다.

 

오가피 열매의 효능은
간기능 개선, 다이어트, 피부미용
관절염개선, 당뇨예방, 기관지 건강

빨갛고 예쁘고 앙증맞은 ...
보석 같은 열매는 구기자열매이다.

언제 부터인지 늦가을날의 들판에는
샛노란 서양 미역취가 분위기를 잡고 있었다.
서양 미역취가 아니라

우리나라 토종 미역취'라고 하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쓸쓸한 빈 들판에 꽃이 있다는 것만으로 괜찮게 여겨졌다.

서양미역취가 있는 들판 풍경이다.
멀리 북아메리카에서 찾아든
이 꽃의 꽃말은 섬색씨이다.

나뭇잎이 모두 사라져버린 나무에
노란 열매가 왜그렇게 쓸쓸해 보이는지
그래도 향기는 아주 괜찮은 모과열매...

봄날의 모과꽃은 너무 예뻤고
모과의 생김새는 너무 못생겼는데
모과의 효능이 너무좋아서
모과나무를 심어보면 세번 놀란다고 한다.

어느집 담장 너머로 보여지는 모과열매

사과 과수원에서 만난 사과꽃이다.

사과가 몇개 달려 있는 나무 한켠에서
사과꽃이 피고 있다는 것이 씁쓸했다.
추워지는 가을날에 꽃이 핀다는 것도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산책을 하면서 지나친 시골동네길의
어느집 담장에 꽃이 화사하게 피어있었다.
꽃이름은 가을산에서 볼 수 있는 '골등골나물'꽃이었다.

아직 꽃봉오리가  다닥다닥  맺혀있는
골등골나물꽃의 꽃말은 '망설임'이다.

골등골나물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어린나물은 나물로 먹고
한방에서는 포기째 약으로 쓰는데
효능은 당뇨,고혈압, 중풍 등의 치료에 쓴다고 한다.

가을이 깊어져 가면서 예쁘게 피던 코스모스꽃도 점점 사그러들고 있었다.
그러나 한적한 도로에 핀 코스모스는 시간이 갈수록 예뻐졌다.

매일 같이 이 길을 몇번씩 걷게 된다.
텃밭 갈 때, 시골동네길 산책할 때
그리고 맨발로 흙길 걸으러 갈 때

그래서 그런지 이 곳의 코스모스꽃은
더욱 정겹게 느껴졌고, 행여 다칠세라 눈여겨 보게된다.
서리가 내려도 사그러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인데

언제 까지 길가의 지킴이가 되려는지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서리가 내리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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