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랫만에 즐거웠던 계모임

nami2 2023. 9. 4. 22:25

한낮의 기온은 여전히 따끈거렸지만  나무 밑 그늘에 있을때는
시원한 바람으로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지겹도록 무더웠던 여름이었으므로
이 정도의 기온이라면 살 것 같다는 중얼거림과 함께
이제는 날씨도 시원해졌으니 계모임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계모임의 취지는

만나서 수다떨며, 맛있는 집과 괜찮은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이었다.
그런데 계원이 너무 많다보니
계원 전원이 쉽게 모여지지 않는다는 것이 늘 아쉬움이었다.

날짜를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내킬 때 상황에 따라서 연락을 해보지만

그래도 4명이 모여진다는 것이 꽤 힘들었는데... 
오늘은 어쩌다보니 전원이 모두 모였다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다

계원은 모두 4명이다.
그런데 계모임 5년 동안, 4명 전원이 모인다는 것은
손가락을 셀 만큼 밖에 안되지만, 우리는 그런 것에 적응이된듯
그러려니 하면서 3명만 모여지면 계모임을 해왔다.
그런데 오늘은 아주 쉽게 4명이 만났다는 것이 계절 탓을 해봤다.
무덥던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선선함이 만남의 원인이 된 것 같았다.

또한가지, 4명 계원의 식성도 기가막혔다.
바닷가에 살면서 생선회를 전혀 못먹는 사람
육고기 종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나같은 경우에는
오리백숙 , 닭백숙, 매운탕, 추어탕..탕 종류를 전혀 못먹다보니
마땅히  갈 곳을 정하지도 못하면서도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닌다는 계모임이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 했다.
그래도 5년 동안 불평불만 없이
계모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기만 했다.

일단 어디로 갈 것인가를 정해야 하는데
4명중 식성 까다롭지 않은 사람 1명을 제외하고
3명의 입맛을 신중하게 생각해낸 것이 '아구찜' 집이었다.

아구찜 정도라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나마 맛집이라는 아구찜 집을 찾아서 집 주변의 대변항구 쪽으로
택시를 타고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은 휴무였다.
다시 택시를 돌려서 이번에는 일광해수욕장쪽의 아구찜집인데
이쪽에서 저쪽으로  택시 이동은
공교롭게도 계원 전원이 무면허와 장롱속 면허라는 것에 기가막혀 웃어봤다.

바닷바람은 진짜 시원했다.
아직도 마음 놓을수 없는 태풍영향으로 시원하다는 것일뿐
가을 바람은 아닌듯 했다.

맛집이라는 아구찜 집에서 그런대로 식사를 했지만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고 싶을 만큼의 맛은 아니었기에
아구찜 대신 그 주변의 등대를 대신해본다.

 

해안가에서 아구찜을 먹은 후
디저트를 먹으면서 수다 떠는 시간은
아이스 커피와 빙수를 먹을수 있는 디저트 카페  '설빙'이었다.

녹차빙수와 덜어먹는 그릇이 4개라는 것이 흐뭇했다.
계원이 전원 모였다는 뜻이다.

이것은 흑임자빙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구찜을 먹은 후, 음식점에서 커피를 마셨기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은
빙수를 먹고나서 텁텁함을 없애기 위한 입가심용이었다.

해안가 날씨는 선선하다못해 추웠다.
태풍영향으로 인한 선선함이 아닌 진짜 가을바람이기를 바랬지만
태풍경로를 보면

발생된 태풍의 이동경로가 어디로 향할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그래도 모처럼  4명 계원이 해안가 산책을 하면서
해안가의 멋진 카페에서 분위기를 잡고 싶었지만
발목에 기부스를 한 계원이 있었기에,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그 계원의 집 근처  

디저트 카페에서  그동안 못다한 수다로 시간을 보냈다.

만나면 즐거운 수다로 시간 가는줄 모르지만

어째서 만나기가 그리 힘든 것인지는 알 수 가 없었다.

워낙 만나는 횟수가 뜸하다보니 다음 번에는

방한복을 입는 12월 말쯤 만나게 되지 않을까 가늠해본다.
뭐가 그리도 바쁜 세상인 것인지?
인원수가 많지도 않은 4명인데도 만나기 힘든 세상이라는 것...
그래도 한번 맺은 인연이므로 끝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