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꽃이 없는 여름 끝자락에서

nami2 2023. 8. 14. 22:33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곧 처서가 코 앞에 와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낮의 기온은 30도를 넘나들지만
아침 저녁의  기온은 '정말 가을이 온 것인가' 할 정도로
서늘함으로 마음 까지 설레게 했다.
그러다보니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려왔고
가끔씩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도 가을 마중을 하는 것 같아서
더위도 이제는 끝자락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태풍 7호 소식이 어찌되었는가 궁금해 할 만큼
시원한 바람은 완전히 더위를 물리쳐 버린 것 같았다.
다른 지방에서는  더위가 어찌되었는지는 몰라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일본에서 태풍 조짐만 있어도 바다가 술렁 거리면서
바람을 몰고 오기 때문에 강풍과 비를 몰고오지 않는다면
고마운 태풍이라고 칭찬까지 해준다.

 

그래도 못믿는 것은 바다였고
해안가 도로가로 올라온 배들이 아직도 바다로 내려가지 않았기에
언제 어느때 태풍은 만행을 저지를까

늘 긴장을 하며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 요즘 상황인 것 같았다.

대추알이 먹음직스럽게  커져가고 있다.
이제는 어쩔수 없는 여름 끝자락인듯
아무리 더위가 기승을 떨어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8월15일만 지나가면
가을 문턱에 들어선다고 하는데...
뒤쫒아 오는 태풍 덕택에 가을을 맞이한듯
선풍기가 필요없는 계절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해본다.

걷기운동을 하면서 시골 동네 한바퀴를 해봤고
또 공원길을 기웃거려 봤으나
눈에 보여지는 늦여름 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요란스럽게 다녀갔던 '태풍 카눈'의 몹쓸짓이 라는 것...
아직도 회복되지 못한  주변의 꽃나무들도 그렇고
텃밭의 피고 있던 여름꽃들도
회복 불가능이라는 것에 마음을 비워야 했다. 

그래도 몰인정한 태풍이 다녀갔어도
대추 열매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주변을 살펴봐도  꽃이라고는
어떠한 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재미없었다.
그래서 시골동네의 어느집에서
취미로 가꾸는 아주 작은 수목원에 들려봤다.

맨먼저 '글라디올러스 '꽃이 눈에 들어왔다.
그다지 예쁜 꽃은 아니지만
꽃이 귀한 계절이라서 귀한 대접을 해봤다.

글라디올러스는 붓꽃과의 식물로 남아프리카 가 원산지이며
꽃말은 '밀회, 조심 '이라고 했다.

                        부용화

하와이무궁화는 영어로 하와이안 '히비스커스'라고 한다.
언뜻 보면 

바로위의 사진 '부용화'꽃과 착각 할 것 같았다.

하와이 무궁화는 웬만한 추위에 잘 견디기 때문에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어디든지 월동이 가능하다고 했다.
꽃말은 '섬세한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수목원에서 몇번 보았던 꽃 '극락조화'이다.
아프리카가 원산지이며

꽃말은 '신비'라고 하는데 진짜 신비스러운 꽃이다.

허브의 일종인 '모나르다' 꽃이다.
그 집 앞을 지날 때마다 화사하게 피어 있어서
한번 정도 사진을 찍고싶었다.

배풍등꽃은 가지과에 속하는 다년생식물이며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이 원산지라고 한다.
꽃말은 '참을수 없어' 였다.

난생 처음 보는 꽃이었다.
금새우꽃(노랑새우풀)인데, 꼭 새우를 닮았다.

원산지는 페루의 아열대 지역이며
전세계 열대및 아열대 지역에서 조경식물로 재배 한다고 했다.
쥐꼬리망초의 상록관목이며
꽃말은 '열망, 겸손, 청초'라고 한다.

포도가 주렁주렁이었으나
아무래도 보라색으로 익어가는 포도는 아닌 것 같았다.

숲길을 지나다가 몇송이의 능소화를 만났다.
지난번의 태풍 피해를 입지 않은듯...
이제서 피고 있는 꽃이 반갑기만 했다.

꽃송이 보다 더 큰 나비가 날아들었다.
꿀을 먹는 것인지
꽃가루를 흡입하는 것인지?
태풍 피해를 입었다가 어렵게 꽃을 피우는 능소화인데
그동안 검은 나비도 꽃이 그리웠나보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단 한 송이의 꽃도 보이지 않는
삭막한 늦여름이란 것이 참 어설프기만 했다.

 

여름 끝자락에는

이런꽃 저런꽃 하다못해 코스모스라도 피기 시작하건만

올해는 때이른 태풍이 찾아들어서 몹쓸짓을 했기 때문인지

들판의 농작물도 기력을 되찾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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