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비 개인 오후, 산책길에서

nami2 2022. 6. 6. 21:35

들판에 있는 모든 식물들이 영양가 높은 수액을 맞고나서 생기를 되찾은듯, 세상은 참 평온해 보였다.

단비였음에도 하루종일 바람 한점 없이

부슬부슬 아주 착한 비가 내렸다고, 들판에 산책나오신 어르신들의 칭찬에 괜히 덩달아 마음이 흡족해 하면서

어깨가 빠지게 물을 퍼다 주지 않아도 좋고, 식물들  너무 생기있는 모습도 보기좋다고 맞장구를 쳐보았다. 

2개월만에 아주 흡족하게 내린 비 덕분에 오랫만에 편안함으로 산책을 했다는 것을 메모하고 싶은 날이었다.

 

알바를 하는 집 마당가에 흐드러지게 핀 '광나무' 하얀꽃에  빗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모습이 예뻐보였다.

 

나무는 쥐똥나무와 같지만, 꽃은 쥐똥나무와 확연하게 다른 '광나무' 하얀 꽃에 맺힌 빗방울이

수정 처럼 맑아서

모처럼의 비내리는 날이 아니면 볼 수 없을 것 같은 모습을 사진첩에 담아보았다.

 

하루종일 비내리던 날에  알바 하러 가면서

마을 버스에서 하차한 후, 한번도 이런 풍경을 본 적이 없는 사람 처럼, 즐거움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그동안 이런 풍경을 얼마나 보고싶어 했는지?

들판의 검은 비닐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도 듣기 좋았다.

 

들판을 거쳐서  어촌 마을길을 들어섰고

해안가 어느 집 앞의 언덕을 지나면서, 비내리는 날의 바다 풍경속에는 

금계국 노란꽃이 비를 맞아 후즐근하게 망가졌음에도 그냥 멋져보였다.

 

알바 하는 집,  테라스 앞에서

비내리는 날의 바닷가 풍경이 쓸쓸하게 보여졌지만

너무도 오랫만에 내리는 빗속의 바다라서, 사진으로나마 한컷 남겨놓고 싶었다.

 

길을 걸으면서 색깔이 있는 백합꽃이 빗속에서 눈에 띄었다.

토종 하얀 백합꽃이 아니면 사진조차 찍지 않는 나의 괴팍한 성격이지만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예뻐서 ,색깔이 있는 원예용 백합꽃이거나 말거나 사진을 찍어보았다.

 

                원예용 백합꽃

 

산책길에서  올해 처음으로 수국을 만났다.

아직은  못다핀 꽃이지만, 반갑고 예뻤다.

 

점점 더 꽃송이가 커져만 갈 것 같은  수국이 예쁘게 피어나고 있다.

 

                        메꽃

 

이른 아침에 가장 먼저 눈을 마주치는 부지런한 '메꽃'이다.

그림으로도 흉내 낼 수없는 연분홍 색깔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다.

 

모내기를 한 논두렁가에 피어 있는 접시꽃이  참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가끔은 이곳 주변에서 멈춰선채, 풍경을 감상해본다.

 

비가 개인 오후에 산책을 나가면서, 일부러 문안인사를 여쭈러 가봤다.

혹시 하루종일 내렸던 빗물에 다치지 않았는지?

집 주변에서 가장 예쁜 풍경을 만들어낸 접시꽃이다.

 

비가 개인 오후였지만, 아직 장미꽃 위로 떨어진 빗방울은 마르지 않았다.

빗방울에 의해 더욱 예뻐보이는 모습이  혼자 보기 아까웠다.

 

아파트 뒷숲에 밤꽃이 피기 시작했다.

꽃이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 봄꽃에 이어서 여름꽃의 릴레이는 여전했다.

숲길에서 아카시아꽃과 하얀찔레꽃의 모습이 사라진다고 하니까 어느새 밤꽃이 피고 있었다.

 

                        밤꽃

 

산아래에서 산위를 쳐다보니 또다시 하얀꽃 세상이 된듯했다.

밤꽃의 향기는 그다지 아름다운 향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푸르름이 있는  숲속에서 무리지어 피어 있는 하얀꽃은 봐줄만 했다.

 

공원길에서 '꽃치자' 꽃을 만났다.

어느새 치자꽃이 피는 계절이 왔음에, 초여름이라는 것을 인증했다.

  

위의 사진 '꽃치자'꽃보다 더 예쁜 것은 "치자꽃"이었다.

하얀 바람개비를 닮은 것 같은 예쁜꽃!  바라볼수록 그냥 마음이 설레이기 까지 한다.

치자꽃의 꽃말은 '청결'이다.

 

박규리님의 치자꽃 설화 라는 시를 생각나게 하는  계절에, 하얀 치자꽃이 피기시작했다

 

꽃의 모양과 색깔, 향기가 모두 일품이라고 하는 '치자꽃'은 추위에 약해서

남부지방의 울타리나 정원을 예쁘게 장식할 정도로 남부지방에서 분포한다.

꽃향기는 달콤한 크림향기 같으며

하얀 바람개비를 닮은 모습이 예뻐서 은근히 치자꽃을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