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그 숲속에서 만난 봄 야생화

nami2 2022. 4. 25. 21:09

아무도 없는 숲길, 인적이 드물다고 해도 이렇듯 사람이 없을까?

4년 전, 이 길을 처음 갈때는 인적이 없는 숲길이라서 두려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내가  살아 있을 동안에는, 늘 가봐야 하는 길이 되었다는 것이 면역이 된듯...

혼자서 걷는 길이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져서, 긴 숲길을 산책하듯 다녀오는 길이 되었다.

 

우리집 아저씨가 먼곳으로 여행 떠난지 4주기가 되었기에

초파일을 앞두고

절집에 가서 극락왕생  하얀 영가등을 달아놓고, 평온한 안식을 하고 있는 그 숲속으로 발걸음을 했다.

 

앞을 봐도, 뒤를 돌아봐도, 산꼭대기 암자로 가는 자동차도 없는 인적없는 산길에서

산꿩의 우는 소리만 적막을 깨고 있었는데

몸이 불편한 노모를 모시고 암자에서 내려오는듯한,  어떤 어머니와 아들을 만났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지만, 두사람의 모습이 숭고할 만큼 아름다웠음에 걸어가는 뒷모습을  사진 찍어봤다.

 

그 숲속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으름덩굴' 꽃이 어찌나 예쁘게 많이 피었던지?

아직 '으름'이라는 열매가  어떤 맛인지는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늦가을에  산행을 하면서 으름을 따먹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었기에 

올 가을에는 이곳으로 가면서 으름 맛을 꼭 한번 맛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으름덩굴꽃

 

우리집 아저씨가  안식하고 있는 숲속에는 지난해  처럼  '세잎양지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이곳 저곳 숲속에서 보여지는 '세잎양지꽃'은

제주도와 중부 이남지방, 산과 들, 숲 가장자리 반그늘에서  자생하는데

다른 양지꽃에 비해 풀잎이 가늘고,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고 했다.

 

다른 곳에는 흔한 것이 양지꽃이었는데

이곳의 숲속에는 '세잎양지꽃'이 제법 많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4년전 그날

봄비가 부슬부슬 내릴때, 우리집 아저씨의  마지막 흔적을 흩뿌리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었다.  

그때 우리를 반겨준 것은  하얀 덜꿩나무꽃이었다.

지난해, 그 지난해... 그리고 올해  덜꿩나무꽃은 어김없이 꽃을 피워주었다.

해마다 기일 쯤에

그 숲속의  수호신 같은 덜꿩나무꽃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쓸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곳에서 만나는 덜꿩나무꽃보다, 이 숲속에서 만나는 덜꿩나무꽃은 웬지 친근함이 생겨났다.

늦가을에는 덜꿩나무 빨간열매가  겨울이 끝날때 까지  숲의 지킴이가 되어 주었다.

 

하얀 덜꿩나무꽃과 숲속의 나무들에게 밑거름이 되어준 사람!!

그래서 이곳에서 피고 있는 야생화  한송이라도 무척 소중하게 여겨졌다.

 

그 숲속에서 만난  또하나의 꽃 '콩제비꽃'이다.

콩제비꽃은 서울 북한산 자락에서 흔한 꽃인데, 이 숲속 주변에서 유일하게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콩제비꽃은 잎이 콩잎을 닮기는 했지만, 먹는 콩보다는 작은 콩의 의미가 훨씬 더 적합하다고 한다.

콩제비꽃은 산 과 들의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양지 혹은 반음지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자라며, 줄기는 뭉쳐나고 곧게 서거나 비스듬이 자란다.

콩오랑캐, 조갑지나물, 좀턱제비꽃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뱀딸기꽃

 

그 숲속에서 볼 일을 끝내고, 20여분 걸어 내려오는  숲길에서  보물찾기를 해봤다.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나혼자만의 숲길....

사진 찍기에는 조금 불편한, 숲길 가장자리에서  예쁜꽃을 만났다.

그러나 사진찍기에는  팔의 길이와 키가  조금 부족했다.

다리 길이가 짧아서 약간 경사진  언덕을 오를수가 없었다.

키가 170미터만 되었다면 편안하게 사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안간 힘으로  사진을 찍어봤다.

 

보라색깔의 예쁜꽃은 '구슬붕이'였다.

생각보다 훨씬 군락을 이루고 있었으나, 나의 키로는 경사진 언덕을 오를수가 없었다.

팔을 뻗친후, 나무가지로  꽃을 앞쪽으로 기우려서 사진을 찍었다.

예쁜 야생화가 뭔데....?

웃음이 나왔지만  필사적으로 꽃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 생각, 생각이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은 구슬붕이는 진짜 예뻤다.

 

야속하게도 내 손이 닿지않은 경사진 곳에 구슬붕이는 완전히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구슬붕이는 용담과의 두해살이풀이며, 5~6월에 꽃이 핀다.

 

산길을 내려오면서  자꾸만 구슬붕이가 눈에 띄여서, 경사진 곳을  용감하게 올라갔다.

꽃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접사로 찍었더니 너무 예쁜 모습이었다.

사진을 찍고나서는 땅바닥을 향해  펄쩍 뛰어내렸던 생각을 하면 아찔했다.

다행이 발목은 다치지 않았다.

구슬붕이를 찍기위한 무모한 짓..... 그래도 예쁜 꽃을 찍었음에  웃음으로 끝을 냈다.

 

이녀석도 역시 사진을 찍기위해 모험을 했다.

불광산  산길의 경사진 곳은 생각보다 훨씬 야생화가 많았지만, 손이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변 풀잎들이 가려져서  나무가지로 풀을 제치고나서,  줌인으로 사진을 찍어봤다.

애기나리꽃이다.

 

애기나리꽃은 4~5월에 꽃이 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특징은 식물의 줄기나 가지 끝에서 1개의 꽃이 밑으로 처지며 꽃이 핀다는 것이다.

 

산딸기종류가 왜그렇게 많은지? 

엊그제 사진을 찍었던  하얀 산딸기꽃이

또다른 잎이 보여져서  검색을 해봤더니 '섬딸기'꽃이라고 했다.

 

이 산딸기 꽃은  '거문딸기'이다.

위의 섬딸기와 거문 딸기는 꽃은 거의 비슷한데, 잎이 또 틀렸다.

 

              산사나무꽃

 

산사나무꽃이 예쁘게 피기 시작한 숲길에는 어느새 5월을 맞이하는 듯 했다.

이른 봄날에는 매화가 피면서,  3월 중순 부터 4월까지는 온갖 색깔의 예쁜 꽃들이 피는데

신기하게도 5월에 피는 꽃들은 거의 하얀꽃들이다.

불두화를 비롯해서 이팝나무꽃, 찔레꽃, 아카시아꽃...등등

하얀꽃들의 만남이  시작되는 5월이 되기전에 우선  4월 중순 숲길에서  예쁜 산사나무꽃을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