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아카시아 향기가 있는 산책길

nami2 2022. 5. 9. 20:58

세상속에 피어 있는 꽃잎들을 모두 날려버릴 것만 같은  세찬 바람은 어제도 오늘도 여전했다.

5월에 부는 바람도 이렇게나 강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그다지 뚱뚱한 몸매가 아니라서인지,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버릴 것 같은 그런 위기를 몇번씩 경험하면서

길을 걷다보니 ,온갖 꽃잎들이 거리를 뒹구는 모습에서 그냥 황당하다는 생각밖에 다른 생각은 없었다.

 

5월에 피는 꽃들은 거의 하얀꽃들이면서 흔하게 피는 꽃이 아니건만

몽땅 바람에 날려버린다는 것이 어이없다고 생각하니까 무조건 아깝기만 했다.

그 중에서도 더 아깝다고 생각되는 꽃은  보라빛의 오동나무꽃이었다.

보라빛도 내 눈에 비쳐지는 것은  슬픈 보라빛으로 보여졌기에 더욱 애절하게 예쁜 꽃이라는 것인데

오동나무꽃이 오래도록 이 땅 위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보지만  바람의 힘은 어쩔수 없음에 그냥 아쉬워 해본다.

 

아카시아꽃이 피기 전에, 또 찔레꽃이 피기 전에

숲길이나 산등성이에 옅은 보라빛 오동나무꽃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러나 나무의 키가 너무 커서, 사진 찍는다는 것이 늘 불가능했는데

해안가로 가는 길의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보는 곳의 외딴집에서 

오동나무가 지붕을 중심으로 앞마당과 뒤곁에서  꽃이 핀 것을  볼 수 있었다.

생각치도 않은 대박..... 그냥 웃음으로 대신했다.

 

20여년 전 부터 오동나무꽃의 옅은 보라꽃은  슬픈 보라빛이라고  생각해왔다.

20여년 전 까지는 이땅에 오동나무꽃이라는 존재가 없는 줄 알았는데....

 

절친이  부친상을 당해서 문상 가는 길은  전라남도 순천이었다.

부산에서 순천으로 가는 버스 차창가에서 바라보게 된  보랏빛 꽃이 그때는 왜그렇게 슬퍼보였는지?

꽃이름을 알아봤더니 '오동나무꽃'이라고 했다.

그 후 부터는, 해마다 오동나무꽃이 필때면, 일부러 찾아다닐 만큼  슬픈 보라빛의 꽃이었는데

왜 그렇게 4월 중순 부터 5월초에 피는 꽃들은, 기막힌 슬픈 추억을  가져다 주는것인가

생각할 수록 아이러니 했다.

 

눈이 시릴 만큼 파란 하늘에 핀 슬픈 보라빛의 오동나무꽃은

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오동나무꽃의 꽃말은 '고상함'이다

 

산책길 한켠에서 '감자꽃'이 웬지 우아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고들빼기꽃

 

요즘 산책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홍가시나무'꽃이다.

처음에 피었을때는 조금 예뻐 보이지만, 며칠 지나면 꽃 색깔이 우중충해서인지 관심이 없어진다.

  

처음 꽃이 피었을때는  '홍가시나무'꽃도 참 예뻐 보였다.

 

아카시아꽃이 전국의 산과 숲을 향기로 뒤덮은 것 같을 만큼, 요즘은 아카시아꽃 세상이다.

 

어릴때는 아카시아꽃을 맘놓고 따먹어봤으면... 하는 부러움도 있었다.

높은 나무가지에 꽃이 피었기에  손이 닿지 않아서 한번도 따먹지 못했던 꽃이면서

벌레가 있어서 먹으면  절대 안된다는  부모님의 위협에... 착한 어린이가 되어 있다가

어른이 되어서 입속에 우물거려 본 아카시아꽃의 향긋한 느낌은 정말 먹어볼만 했다는 것이었다. 

 

아카시아꽃을 따서 찹쌀풀을 입혀 말린 후 '부각'을 만들어 먹는다고 했으며

또한 손질 잘된 아카시아 꽃에 찹쌀풀을 입혀서 기름에 살짝 담갔다가 꺼내는 꽃튀김도 맛있다고 한다.

한번정도 만들어 보고 싶지만

꽃이 아까워서 꽃을 딸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정말 향기가 짙어서 한번쯤은 먹어보고 싶다는 충동의 아카시아꽃은 

하얗게 튀겨놓은 튀밥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카시아 꽃말은 '깨끗한 마음, 숨겨진 사랑'이라고 한다.

 

우연하게 숲길을 가다가 생각치도 않은 곳에서, 붉은 아카시아꽃을 만났다.

지난해  수목원에서 딱 한그루의  붉은 아카시아꽃을 보면서 

수목원이니까 신기한 꽃을 볼수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집 주변 숲길에서 몇 그루의 붉은 아카시아꽃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붉은 아카시아꽃은  콩과의 관목이며, 높이는 6~10미터이며

대체적으로 나무껍질은 붉다고 했다.

꽃말은 '희귀한 사랑'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등나무꽃을 닮은 것 같았지만, 붉은 아카시아꽃이었고 진짜 예뻤다.

 

시골마을의 언덕 위에서   멋스런 배경과 함께 서있는 붉은 아카시아꽃이  참으로 예뻐 보였다.

 

붉은 아카시아꽃은

이집트와 케냐 서부,세네갈에 걸쳐 분포한다고 했다.

붉은 아카시아 나무는 고대 이집트에서 관을 만드는데 썼으며

일부에서는 '노아의 방주'에 쓰였다는 설도 있다.

 

                 서양산사(붉은 천엽산사)꽃

 

어느집 텃밭가에 빨간꽃이 핀 나무가 몇개 눈에 띄였다.

가까이 가보니 서양 산사나무꽃이었다.

 

이 꽃을 우리나라에서는 '홍화산사나무'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는데

붉은 산사나무꽃의 원산지는 영국과 유럽이라고 한다.

 

꽃은 참 예뻤지만 서양산사나무꽃이라는 것이 흥미를 잃게 했다.

우리나라 토종 산사나무꽃은 하얗게 피는 것이 고상하고  예뻤다.

 

산사나무종류는 왜그렇게 많은 것인지?

넓은잎 산사나무, 좁은잎 산사나무, 가새잎 산사나무

자작잎 산사나무, 미국산사나무, 서양산사나무(분홍천엽산사) 등이 있다.

 

해안가로 가는  숲길에는 아카시아꽃이 하얗게 피어서 

향기 까지 한몫을 하니까  걷기좋은 산책길을 만들어 놓은 듯 했다.

5월의 시간 속으로, 한 발자국씩 들어가다보니 찔레꽃도 한창이고, 장미꽃과 작약꽃도 제 철을 만난듯 했다.

날씨만 제대로 였다면 늦봄을 그냥 저냥 즐길 수 있을텐데....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는 벌써 부터 한낮에는 꼼짝을 못하게 하는데, 아직도 뻐꾸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뻐꾸기 나라에서는 아직도  코로나 때문에 거리두기를 하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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