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피던 겹벚꽃이 4월을 배웅하는듯, 거리에는 또다시 분홍색깔의 꽃잎들이 지저분하게 뒹굴고 있었다.
꽃이 필때는 환상적으로 예쁘다고, 모두들 관심을 가져보지만
꽃이 시들어져서 꽃잎이 땅위로 떨어져 내릴때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인간의 간사함인가?
예쁠때는 꽃이고, 꽃잎이 땅바닥에 뒹굴때는 쓰레기인 것인지
이른 봄 부터 숱하게 피고 지던 많은 봄꽃들이 하나 둘 흔적없이 사라져가고
4월과 함께 봄날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꽃은 결국은 '겹벚꽃'이었다는 것에 가만히 마음속으로 안녕을 고해본다.
초파일이 다가오면서 점점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불두화'가 곳곳에서 지천으로 피고 있었다.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는, 하얗고 예쁜 불두화(佛頭花)!!
초파일쯤에 전국의 어느 사찰에 가더라도, 흐드러지게 피는 불두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집안에 바쁜 일이 있어서 세상 밖으로 열흘째 나가지 않았더니
어느새 봄날의 시간은 눈이 시릴 만큼 아름다운 하얀 세상이 되고 있었다.
세상에나....!! 감탄을 해보면서도 그냥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4월 중순에 기일이 두번이나 있어서 기일 준비 한다고 바빴고
텃밭일을 하느라 눈 코 뜰새없이 바빴던 시간들이었는데, 잠시 시간을 내어 바라본 세상 밖의 풍경은....
그냥 말이 필요없을 만큼 예뻤다.
이팝나무꽃은 물푸레나무과의 낙엽활엽관목으로 개화기는 5~6월이다.
분포지역은 우리나라, 중국, 대만, 일본이며, 원산지는 아시아라고 한다.
이팝나무꽃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 자기향상' 이다.
4년전의 어느날 부터 웬지 바라보기만 해도 그냥 마음이 슬퍼지는....
가슴 시릴 만큼, 새하얀 이팝나무꽃이 가는 곳마다 활짝피어 있었다.
4년전 그날
병원 장례식장을 빠져나가서 화장장으로 가는 길에
버스 차창가에서 보여지는 ,도로 양 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하얀 꽃들
시간이 갈수록 슬픔은 희미해져가고, 뇌리속을 스치는 기억은 그날 그 거리의 하얀 이팝나무꽃들이었다.
4주기 기일이 지난 며칠사이에, 거리의 이팝나무꽃은 그날의 슬픔을 기억하듯
정말 흐드러지게 많이도 피어 있었다.
마냥 슬픔만을 기억나게 하는 잔인한 4월의 꽃들속에는
어머니의 그리움을 더욱 크게 만드는 하얀 목련이 있었고
우리집 아저씨와 병원 뜰앞에서 마지막 보았던 보라색 수수꽃다리
그리고 화장장으로 가는 길을 서러워 하는 것 같았던, 하얀 이팝나무꽃들의 배웅...
진정한 슬픔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서러운 이별은
주변에서 함께 해주는 꽃들이 있어서 자꾸만 그날을 기억나게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오늘 4차 백신접종을 하고 돌아왔다.
함께 했던 한 사람은 멀리 여행을 떠나서, 이팝꽃이 필 때마다 서러워 하면서도
남겨진 사람의 삶의 욕심은 어디까지인지?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아보겠다는 발버둥이 우습기만 했다.
정말 눈이 부실 만큼, 정말 가슴이 시릴 만큼....
흐드러지게 꽃이 핀, 새하얀 이팝나무꽃은 거리의 가로수로 거듭나서
벚꽃 만큼이나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원길에 '서양 병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4월에 피는 꽃인줄 알았는데....
아마도 4월 말 부터, 봄이 다지나 갈 때 까지 공원 한켠을 장식할 것 같았다.
공원길에 피기 시작하는 '서양 병꽃'
100미터 부근에서 부터 달콤한 향기를 품어내는 '등나무꽃'이 5월을 마중하는듯 했다.
수레국화
꽃을 보면, 으례히 과수원길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아카시아꽃이 피기 시작했다.
집 근처 숲길에서 아무리 보물 찾기를 해도, 하얀 찔레꽃은 아직 필 생각을 하지 않는데
아카시아꽃은 그래도 5월에 피는 꽃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나 둘, 꽃송이를 펼치고 있는 모습들이 예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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