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꽃바람속에서 피어나는 봄꽃

nami2 2022. 3. 24. 21:05

꽃샘추위였던가?

아침나절에는 몸이 움츠려들 만큼  싸늘한 날씨였으나, 한낮에는 옷을 벗고 싶을 만큼  더운 봄날씨를

혹시 피어나는 꽃들은 그런 변덕스런 일교차를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데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봄꽃들은 앞을 다투어 쉼없이 피어나고 있음이 정상적인 것인지 생각해봤다.

 

아파트 후문 옆에 서있는 벚나무에서 하나 둘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다른해보다는 꽃피는 시기가 15일 정도 늦다고 생각 했던 것은 잘못된 계산이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벚꽃의 개화시기는 지난해와 별다름이 없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셈이다.

 

아파트 주변의 시골동네 이곳저곳에서 물앵두꽃이 화사하게 피더니 어느새 꽃이 지고 있었다.

매화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벚꽃을 닮은 것 같기도 했던 '물앵두꽃'은

6월쯤에 다닥다닥 빨간 앵두로 익어가기 위해서는 꽃피는 시기도 빠르고, 꽃이 지는 것도 너무 빨라서

자칫하면 꽃이 져버린 썰렁한 물앵두나무를 바라볼뻔 했다.

 

시골동네 어느집 담장 너머에 화사하게 핀 '물앵두나무'꽃인데

일주일 전에 사진을 찍어놨는데

지금은 흔적없이 꽃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 아쉬움이 되었다.

 

분홍빛 물앵두꽃이

해안가의 어느집  뒷곁  울타리 옆에서  화사한 모습으로 봄날을 맞이하고 있었다.

 

시골집 허술한 담장 앞에 분홍빛 '능수 도화(복사꽃)' 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척척 늘어진 능수버들 같은 나무줄기에서

꽃이 피고 있다는 것은 4월쯤에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벌써 꽃이 피고 있었다.

 

시골집 담장가에서  수줍은듯 피어나는 능수 도화(복사꽃)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땅위로

짙은 보랏빛 꽃이 피어나길래, 너무 예쁘고 신기해서  철책 사이로 카메라를 집어넣고 사진을 찍어봤다.

크로커스가 이렇게 예쁜 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3일째 되는 날,  보랏빛의 예쁜 크로커스 꽃에 미련이 남아서,  다시한번 꽃을 보려고 그곳에 갔더니

꽃송이가 이만큼 늘어났다.

황홀함과 신기함 그리고 보라빛이라는 아름다움을 혼자보기 아까워서

누군가에게 꼭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철책안에 또다시 카메라를 디밀고 사진을 찍어봤다.

 

봄날에 이곳저곳 산책을 하다보니 예쁜꽃도 많았고, 신기한 꽃도 많았다.

보라빛의 '무스카리' 꽃은 이때 아니면 볼 수 없는 봄꽃이라는 것이 또 사진을 찍게 만들었다.

 

산책길에서 만난 어느집 텃밭 한켠에 정성들여서 가꿔진 '무스카리' 꽃이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꽃을 찾아다니는 동네 산책길...

어느집 화단가에  노란 복수초꽃이 피어나는가 해서 살펴봤더니

그 옆에 보라빛  '히야신스'꽃이 눈에 띄였다.

꽃도 예뻤지만 꽃향기가 향수를 뿌려놓은듯 했다.

 

노란 민들레꽃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하얀 민들레꽃은 귀한 꽃이 되었다.

몸에 좋다고 하니까 당연히 귀한 식물이 된 것 같았다.

 

약용, 식용으로 인기가 높은 하얀 민들레는 우리나라 토종이라고 하는데

민들레의  싱싱한 생잎을  고추장과 된장에 쌈싸먹으면  입맛없는 봄철에 입맛이 돌아온다고 한다.

텃밭 주변에는 온통 노란꽃이 피는  민들레뿐이지만, 봄날에 열심히 뜯어다 먹을 예정이다.

 

6월쯤에 꽃이 피는 '개망초'가  서둘러서 일찍 꽃을 피웠다.

계란꽃이라고 부를 만큼

먹음직스런 계란후라이 처럼 생긴 예쁜 꽃인데 약간은 촌스럽다는 생각이다.

 

              냉이꽃

 

                꽃다지꽃

 

비가 내리는 날에 해안가 산책을 하면서 홀로 외롭게 꽃이 핀 동백꽃을 만났다.

분위기를 잘 잡은, 카네이션을 닮은 꽃이 눈에 띌 만큼 예뻤다.

 

이때 아니면 절대로  볼 수 없는 꽃이 이른 봄에 피는 '머위꽃'은

일년 중 잠시잠깐 꽃이 피기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는 식재료이다.

머위꽃 튀김을 해서 먹게되면, 쌉싸름한 맛과 튀김의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는 것이다. 

 

                        머위꽃

 

우리 아파트 담장 옆에  노란 개나리꽃이 제법 화사함으로 봄날을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산 밑의 아파트라서 혹시 진달래꽃이 피었는가 점검 나갔다가  진달래꽃은 찾지 못하고

노란 개나리꽃의 유혹에 사진 몇장 찍게 되었다.

 

매화가 사라진 쓸쓸한 매화농장 주변에, 노란 야생 '갓꽃'이 화사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봄꽃이 화사하게 피는, 어느 산골마을의  소박한 풍경이 웬지 마음을 편안해주는 것 같았다.

전생에  산골마을에서 살았던 기억이 잠재의식 속에 남아 있는 것인지?

고즈넉한 절집을 좋아하고, 꽃이 피는 산 깊숙한 곳의 작은 암자는 더 좋아하는데 

그래서....

편안함이 깃드는 작은 산골마을의 풍경은  

고향집 처럼 푸근함이 있어서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흐름이  노년으로 갈수록  아련한 그리움으로 자꾸만 가슴을 헤집어 놓을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