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산속의 작은 야생화 '노루귀'

nami2 2022. 3. 17. 21:24

아직은 때이른 봄날이었기에  산속에 봄꽃이 피었으려나 생각을 하면서도

봄꽃을 만나러 가는 산행이 헛수고가 될까봐, 괜한 망설임이 자꾸만 발목을 잡았었다.

그런데  눈앞에 어른거리는 생강나무꽃의 화사함이 머릿속에 뱅뱅돌아서 결국은 산으로 올라가봤다.

아파트 뒷곁의 등산로에 노란 생강나무꽃이 피기 시작했다.

반가워서 생강나무 꽃잎을 따서 입에 넣었더니, 은근한 향기로움이 입 안  가득이었지만, 달콤한 맛은 아직 밋밋했다.

올해는 꼭 생강나무꽃차를 만들어서 차를 마셔보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으나

이제 하나 둘 피기 시작하는 생강나무꽃을 언제쯤 채취하게 될런지?

그래도 봄의 화사함을 전해주는 이른 봄날의 노란 생강나무꽃을  산속에서 만났다는 것이 반가움이 되었다.

  

메마른 덤불속을 헤집고 세상밖으로 나온 '양지꽃'의 샛노란 색상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앙증맞고, 예쁘고, 청순해보이는 작은 야생화는....

그래서 야생화를 찾으러 다니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의 평화를 찾는 것 같다.

 

언뜻보면 이른봄에 꽃이 피는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을 착각하게 되지만

눈여겨보면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은 확연히 틀리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산수유꽃'이 쬐끔 더 예뻐 보인다.

 

산수유나무꽃과 생강나무꽃의 구별법은

산수유나무꽃은 잎에서 조금 떨어져서 꽃이 피며, 총상이 길어 약간 듬성하게 보이며

생강나무꽃은 잎과 꽃의 간격이 좁고 촘촘하다.

 

야생화를 찍으러 다닌 세월이 올해 13년째인데, 나름 야생화 박사라는 별명까지 붙은 나였지만

13년 동안 전국의 산을 그리도 많이 누비고 다녔건만

야속하게도 단 한번도 '노루귀'를 직접 만난적이 없었다.

나와는 절대로 노루귀와의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인의 도움으로 올해 처음으로 원없이 노루귀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횡재가 아닌가 생각해봤다.

 

노루발, 노루삼, 노루오줌이라는 야생화는 숱하게 봤지만, 어찌그리 내 눈에는 노루귀가 보이지 않았을까?

노루귀와 첫 대면을 하면서 중얼거린 말이었다.

 

노루귀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며, 전국의 각지의 산기슭 그늘에 분포하는데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나무 밑에서 자라는 양지식물이라고 한다.

 

                            분홍색깔의 노루귀

 

노루귀는 환경에 적응력이 좋아서 자생지에 따라 꽃의 색깔이 달라진다고 한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분홍색깔도 흐릿한 것도 있었고, 예쁜 분홍색깔도 있었으며

흰색깔의 노루귀꽃도 때에 따라  푸른빛을 띄운 흰색깔 꽃도 있었다.

 

 

노루귀 식물의 줄기와 꽃싸개 잎에 하얗고  긴 털이 많이 난 모습이

노루의 귀 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작고 예쁜 꽃에게 '노루귀'라는 이름은 진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뿐이다.

 

노루귀 식물 줄기에

북실북실 하얗게 생긴, 긴 털이 '노루귀'라는 이름이 된 것 같아서  자꾸만 눈여겨 보게 되었다.

 

 

노루귀 꽃은

숲 길을 걸을때 앞만 보고 가는 사람은 절대로  볼 수 없는 꽃이라고 했다.

노루귀는 키가 작고, 바닥에 바짝 붙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볼수록 예쁜 꽃이라고 생각되는 '노루귀'꽃이다.

 

 

노루귀가 하얀털을 뒤집어 쓰고 꽃대가 나오면서

꽃잎과도 같은  꽃이 피어나고, 그 꽃이 질 무렵에 잎이 나오는데, 잎이 말려있는 모양이

노루귀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이름 짓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견해가 이러쿵 저러쿵.... 어째튼 꽃과 이름은 진짜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숲속에서 그렇게 많은 노루귀꽃을 만나면서도 돌아설때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요정 처럼  작고 예쁜 꽃에게 많은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노루귀의 꽃말은 '인내'라고 한다.

 

 

노루귀 뿌리에는

사포닌이 함유 되어 있으며, 한방과 민간에서는 뿌리를

진통,충독, 창종, 폐결핵, 각혈, 폐출혈, 열성질병, 간질병, 기침,류머티즘, 피부병, 등에 약재로 사용된다고 한다.

 

올해는 진짜 야생화 횡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

지난번 가덕도 연대봉 정상을 넘어서, 그 산아래에서 힘겹게 '복수초' 군락지를 만났었는데

이번에는 또 가덕도 연대봉으로 오르기 전, 중턱쯤에서 노루귀를 만났다.

 

어쩌다가 산길을 가다가 한 두 송이 만나는 것도 큰 기쁨인데

군락지에서 원도 한도 없이 '노루귀'에 빠져든다는 것이 얼마나 큰 횡재 였던가?

아직도 그날의 그 설레임과 기쁨은 말로 표현이 안되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산을 오를때는 힘겨움도 있었으나

단 한번도 만나본적이 없는 꽃을 만난다는 가슴 벅찬 설레임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느낌을 절대로 모를 것이라고.... 메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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