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단비 같은 봄비내린 텃밭

nami2 2022. 3. 14. 21:28

12월 초순에 흠뻑 비를 내린후 , 3개월 동안 단 한번도 흡족하게 내리지 않았던 야속한 겨울비가

오매불망, 봄비가 되어서 촉촉하게 대지를 적셔주었다는 것이 어찌나 반가웠던지

딸기 담는 빨간 플라스틱 그릇에 철철 넘치도록 비가 내렸다면, 더욱 더 큰 박수를 쳤을텐데...

아쉽게도 빨간 그릇에  겨우 가득

그래도 감사했노라고 즐거워하며, 텃밭에서 열심히 일을 했던  오늘 하루였다.

흙먼지가 폴폴 날리는 텃밭 한켠에서 목마름에 투정도 못하고 노랗게 꽃을 피운 유채꽃이

애처로워 보일 만큼 예뻐보였던 봄날을 응원하기 위해 ,단비가 내려주었다는 것이 마냥 고맙기만 했다.

 

겨울 가뭄에 목마름도 표현 못한채 숨죽이고 있던 유채들이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봄날이 되었음을 함께 즐거워해본다.

 

얼마나 겨울가뭄이 심했는지?

월동용 유채는 한겨울에도 얼었다녹았다를 반복하며  싱싱한 먹거리를 제공해주건만

올해는 딱 두번째 유채를 겨우 뜯어내면서도 미안하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도 자연의 순응을 거역 못하는 '달래'는

심한 가뭄에도 뿌리채소라는 것이 장점인 된듯, 토실토실 알뿌리가 먹음직스러웠다.

 

텃밭 한켠에 달래를 심어놓고

달래를 캐는 3월이면, 묘한 매력과 함께 달래 캐는 쏠쏠한 재미를 느껴본다.

 

겨울에도 씩씩하게 살아남은 텃밭의 잡초가

이른봄에는 앙증맞고 귀여운 '별꽃'이라는 이름으로 사진을 찍게 만들었다.

 

얼어 죽은줄 알았던 '방풍'이 예쁘게 새싹을 만들어냈다. 

몸에 좋다고 하니까 방풍도 귀한 대접을 해보는데, 솔직히 내 입맛에는 별로였음을 ....

 

겨울동안 을릉도 취나물(부지깽이나물)이 제법 커져서

겨울을 이겨낸 푸른 잎은 뜯어내고, 웃거름을 주려고 준비중이다.

 

비가  내려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었던 엊그제..

흙먼지가 폴폴 날리는 나물 밭에 몇번씩 물을 퍼다가 뿌려주었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은듯 했다

 

부지깽이나물(을릉도 취나물), 참나물, 방풍, 쑥부쟁이

이른 봄날의 보약 먹는 기분으로 나물 무침을 하려고 뜯어왔다.

 

이른 봄날의 보약 같은, 봄나물 무침이다.

국간장, 들기름 마늘 다진것에 밑간한 후 마지막에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마무리 했더니

생각보다 고소하고 ,감칠맛이 먹을만 했다.

 

어제(휴일)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린 결과의 이튿날....

정말 오랫만에 빗방울이 잎사귀에 송글송글,  생기를 되찾은 유채가  정말 예뻐 보였다.

난생 처음 비 맞은 채소를 보는 것  같아서 괜히 즐거운 척 해봤다.

 

텃밭에서 할일이 생겼다는 것이 모두 비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겨울 동안 얼어 죽지않고 살아남은 상추는 모종 할때가 되었건만

비가 내리지 않아서 차일피일 하늘만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서 모종을 하게 되었다.

 

모종을 했어도 싱싱한 이유는 

하루종일 모종 상추가 시들지 않도록, 안개비를 내려줬다는것이 고맙기만 했다.

 

비가 내릴 것이라는 생각도 한지 않은채, 나물 밭에 무작정 거름을 해줬더니

이틀 뒤, 다행스럽게 비가 내려주어서 한시름 놓게 되었다.

 

민들레꽃이 노랗게 필 3월인데

부추 밭속에 함께 자라는 민들레가 봄비를 맞고 제법 생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이른 봄의 민들레는 쓴맛이 없고 맛이 있어서

겉절이용으로  봄철의 가라앉은 입맛에 큰 도움이 되어주건만

올해는 가뭄 때문에 꼬라지도 못보다가 , 뒤늦게나마  민들레 파란싹이 돋아났음을 고맙게 생각해본다.

 

영양제 수액을 맞은 것 같은 채소들이 봄비 내린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것 처럼 보여졌다.

12월 초에 시금치 씨를 뿌린 월동용 시금치는

겨울 가뭄에 꼬라지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2월부터 시금치 씨가 발아되면서  살아있음을 나타내주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끔씩 물을 퍼다 주었더니, 힘겹게 자라는 모습을 자꾸만 눈여겨 보게 되었다.

그런데....

어제 내린 비 덕분에, 이렇게 싱싱하고 예쁜 모습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역시 식물은 아무리 물을 퍼다 주어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 만큼은 절대 안된다는 것....

또한번  비가 절실 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던  비 내린 다음날에 느껴본 소감을 메모해본다.

'텃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월, 텃밭에 핀 봄꽃  (0) 2022.04.06
3월 중순에 당근 수확하기  (0) 2022.03.23
봄향기를 느끼게 하는 '쑥국'  (0) 2022.03.01
텃밭, 봄농사 시작하면서  (0) 2022.02.22
꽁꽁 언 땅속에서 냉이 캐던 날  (0) 202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