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생강 대추 계피 차를 먹고나서

nami2 2022. 1. 12. 21:38

전국적으로 추워진다고 하더니, 예외없이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에도 영하4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오면, 바람으로 인한 체감온도가 영하10도의 기온일텐데...

걱정한 만큼, 바람의 횡포는 그리 심하지 않았던 하루였었다. 

하루, 이틀을 꼬박 긴장감으로 시간을 보냈더니, 춥거나 말거나 동네한바퀴를 하면서 일부러 '만보' 걸음을 하는데

눈에 보여지는 화사한 것이라고는 오직 빨간 '남천' 열매뿐인 삭막한 겨울날이었다.

 

동의보감의 계피의 효능에서

한랭복통(寒冷腹痛), 감한복통(感寒腹痛), 한사(寒邪)로 생긴 복통

배가 계속 아프고, 몸을 차게 하거나 찬음식을 먹으면 더 심해지는데 '계피'가 도움이 된다고 했기에....

계피차를 끓이는 것보다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강과 대추를 넣고 차를 끓여 먹는 것이 좋지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일주일 전에

물 2리터에 계피와 생강, 대추를 넣고 끓여서 뜨거운 차로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마셨다.

그런데 이것이 화근이 될줄은 몰랐다.

 

요즘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인해서 생각치도 않은 일들이 전국에서 자꾸만 일어나는데

차거운 것은 물만 마셔도 배가 아파서, 혹시 백신 부작용 그 여파는 아닌가  의심도 해보면서 

나이가 들어가니까 별 해괴한 증상이 생긴다며, 동의보감을 참고로 생강, 대추. 계피차를 끓여서 마셨는데

차를 계속해서 마신지 일주일째 되는 날 부터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려움증"이었다.

얼마나 몸이 가려우면, 숨이 막히고, 어지럼증이 생기고, 입맛이 사라질 정도 였다.

몸에 피가 날 정도로 긁어도 차도가 없고, 피부병 연고를 발라도 소용이 없고, 샤워를 해도 가려웠으며

하루에 한번씩 내의를 갈아입어도 죽을 만큼 가려웠다.

가려움증 때문에 미쳐버리는 것은 아닌가 두려움도 생겨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온몸이 가려운 것이 아니라 심장 윗부분은 멀쩡했고, 심장을 중심으로 아랫부분

특히 허리 아래 부분은 발바닥 까지 가려웠다.

처음에는 '생강 계피 대추차'를 마셔서그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부스타샷  부작용이 아닌가 의심을 크게 했다.

 

아침 점심 저녁 따끈한 차가 생각날때는 수시로 '생강,대추, 계피' 차를 마셨다.

주전자에 끓여놓고 먹을때마다 또 끓이고 ,또 끓이고...

너무 많이 끓이니까 대추의 단맛도 강해졌고, 생강의 쓴맛도 강했으며, 계피의 향도 강하게 느껴졌지만

차는 끓일수록 마실만 했었다.

 

가려움증이 너무 심해져서 약국에 갔더니  한번만 복용해도 가려움증이 나아질 것이라고 하며

약을 먹은 후, 만약에 차도가 없으면 병원에 가보라는 약사의 권유가 있었다.

가짓말 처럼, 약을 복용하고 1시간 정도 지나니까 가려움증이 없어졌다.

긴장감도 사라졌고, 마음속의 온갖 잡다한 생각도 사라졌다.

 

밤에 잘때  약을 먹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가려움증이 원상복귀 된듯 했다.

소염제 식으로 일시적인 진통을 가라앉힌 결과인가 생각하면서, 또 아침약을 먹었지만 효과는 없었다.

 

마침 제사가 있어서 제수용 음식을 준비하다가 ,가려움증이 너무 심해서 급하게 병원으로 찾아갔다.

가려움증이 없어져야 제사준비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또 이런 글이 있었다.

계피는 몸에 열이 많이 나고, 달고, 독이 조금 있다고 그 성질을 표현한다고 했다.

또 오랫동안 많은 양의 계피를 섭취할 경우

독성이 나타날 수도 있고, 계피의 쿠마린 성분은 간 손상을 불러온다고 했으며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고혈압 약을 오랫동안 복용한 사람은 계피차가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좋지않다고 했다.

 

피부과 병원에 가서 가려움증이 너무 심해서 왔다고, 의사와 상담을 했다.

일주일 동안 특별하게 먹은 것이라고는  '생강 대추 계피차'였다고 말했더니

얼마나 먹었으며, 언제 까지 먹었냐고 질문하길래

일주일간 하루에도 수차례 찻물을 마셨다고 했더니, 의사선생님의 답변은

앞으로는 찬음식만 먹고, 찬물을 많이 마시고, 춥더라도 옷을 따뜻하게 입지말라는 지시사항이었다.

 

지시사항에 더이상 반문하지 않은 이유는 " 내죄는 내가 알고 있음이다" 였다.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서

한의원에서도 "스무살 때 부터  앞으로 살면서 절대로 인삼을 먹지말라고" 했었기에 이해가 갔다.

 

동의보감의 "계피는 몸에 열이 많이나며" 라는 글귀가 생각났다.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서  평생 삼계탕을 먹지않고 인삼사탕이나 인삼껌도 씹지 않고 살아왔음에

계피 역시도 다른사람에게는 약효가 좋지만, 내게는 독성이 강한 약재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주사 한대 맞고, 일주일치 처방전을 받고 돌아오는데

주사맞은 효과가 좋아서 무사히 제사준비를 한후, 제사를 잘 끝마쳤다는 것이 신기했다.

주사 한대와 병원약의 효과....

예전에는 병원을 가기 싫어하고, 약국 약에 의존을 많이 했는데, 나이가 먹어가면서

처방전 없는 약국의 일반 의약품 보다는 병원 의사와 상담후 처방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꾸 의식하게 되었다.

 

꽃이 없는 계절에 베란다에서 피고지고를 반복하는 빨간 제라늄이 또다시 마음을 위로 하는듯 했다.

 

주사를 맞고, 약은 일주일치 받아왔다.

이제 겨우 하루분의 약을 먹었을뿐인데, 가려움증의 차도는 놀랄만큼 좋아졌다.

 

그동안은 찬물을 먹거나 찬음식을 먹으면 배가 많이 아팠는데, 계피를 너무 많이 복용해서인지

독이 약이 되고, 약이 독이 된 것 같은 느낌에  뭐가뭔지 자꾸만 헷갈리게 했다.

지금은 오히려 차거운 것들이 나를 살리는 듯 했다.

의사선생님의 지시사항도 더운것, 더운물 보다는 차거운 물을 많이 먹으라는 지시였음에

또다시 말 잘듣는 착한 어른이 되다보니 마음도 몸도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기온은 영하4도인데, 매실나무의 꽃망울은 좀 더 부풀었다.

이제 곧 팝콘 처럼, 톡 톡 튀어나올 일만 남았다.

 

 

매화중에서도 흰매화, 만첩매화, 홍매화가 있는데, 꽃망울이 곧 개화 될 것 같은 매화는 만첩 분홍매화였다.

오늘 영하4도, 내일은 더 추워져서 영하 6~7도

그래도 한번 피기 시작하는 매화는 추위가 엄습해와도 주춤할줄 모르는것을 해마다 보아왔다.

아마도 내일 모레쯤에는 활짝 피지 않을까?

올해들어서 첫번째로 꽃이 피는 매화소식을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에서 메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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