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해안가로 가는 휴일날에

nami2 2021. 5. 23. 22:14

며칠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날씨는 점점 초여름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듯...

휴일인 오늘 한낮의 기온은 26도였다.

피어나는 꽃은 초여름이지만,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계절은 아직도 늦봄이라는 것에서 탈피를 못했는데

오늘 부터는 진짜 여름이 된 것 처럼,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때문인지 넣어두었던 선풍기를 꺼내서 바람을 쐬니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다는 것에, 한표를 던지면서 그냥 픽 웃고 말았다.

 

해안가 어느집 뜰 앞의 '낮달맞이꽃'이 오늘 따라 유난히 예뻐 보여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예전에는 참으로 예쁜 낮달맞이꽃인데, 요즘은 가는곳마다 너무 흔해서 외면을 했었다.

그런데 이곳 해안가 마을의 어느 작은집 뜰앞의 꽃은 그냥 이유없이 예뻐 보였다.

 

마을버스를 타고 휴일 알바를 가는 길인데, 마을버스에 사람이가득찼다.

아무래도 날씨가 좋으니까 해안가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언제부터인가 마을버스에 사람이 가득차면 

5~6개의 정거장쯤은 걸어가는 것이 편한 것 같아서  버스에서 하차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코로나 때문에 생긴 나의 이상한 버릇이다.

마을버스에서 내리니 산길에는 싸리꽃을 닮은 '낭아초'꽃이 제법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길옆에는 초여름을 뜻하는 꽃들이 제법 피기 시작했다.

하얀 개망초꽃, 노란 금계국, 싸리꽃을 닮은 낭아초, 붉은토끼풀꽃....

 

날씨가 좋아서인지 감나무가 눈이 부실만큼 예뻤다.

흰색도 아니고 노란꽃도 아닌 감꽃이 떨어져 내린 길가에서 감꽃을 주워보았다.

어린시절 고향에서

또래 남자친구에게서  감꽃으로 만든 목거리를 선물로 받았던 기억이 스쳐지나갔기 때문에...

아무튼 감꽃도 참으로 예쁘다는 생각을 하는 초여름이다.

 

산옆으로 나있는 도로를 걷다보니 어촌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까워서 사진을찍어보았다.

길가에 널려있는 하얀 것들은 '잔멸치'였다.

 

요즘, 멸치를 잡는 철인 것 같았다.

아주 잔멸치...

젓가락으로 집어먹기 약간 불편한 잔멸치는 개인적으로는 싫어하는 멸치이다.

숟가락으로 먹어야 하는 것이 싫어서 아예 사먹지 않은 잔멸치가 도로에 가득,가득이다.

 

엊그제 밤에 잡은 멸치인듯....

일단 건조장에서 반건조 한 후 햇볕에 말리는 풍경이 해안가 곳곳에서 볼 수있기에

요즘 해안가를 걷다보면 온통 비린내가 코 끝을 자극시킨다.

 

노란 금계국 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도로에 잔멸치가 자리를 잡은듯 보였다.

 

멀리 바다가 보이지만, 해무가 가득한 바다는 오늘도 역시 그리 좋은 풍경은 아니다.

노란색깔의 꽃속에서 꽃향기가 아닌 비릿한 멸치냄새....

이것이 무슨 조화인것인지?

 

              붉은 토끼풀꽃

 

               자주개자리꽃

 

해안가에는 요즘 멸치뿐만 아니라 '다시마' 말리는 풍경도 볼수있다.

미역 말리는 것이 끝나니까, 또다시 다시마 말리는 풍경으로 해안가는 온통 검은 색깔이다.

 

미역 말리는 것과 다시마 말리는 것을 보았을때

내 눈에 비치는 풍경은 미역 말리는 봄 계절이 좋았던 것 같았다.

훈풍과 함께 찾아온 봄소식의 미역 말리는 풍경은 희망적이었다면

뻐꾸기가 울어대는 초여름의 다시마 말릴때는 곧 더위가 찾아온다는 계절의 암시가 재미없어진다.

 

 숲길에 줄딸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예쁜 줄딸기 꽃이 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딸기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접시꽃이 점점 예쁘게 피고 있다.

해안가 어촌마을의 골목마다, 낮은 돌담가에 훌쩍 큰 키의 접시꽃이 화사하게 모습을 보이면

도심의 어느 곳에서 꽃이 피는 접시꽃 보다 훨씬 더 예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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