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꽃이 가장 많이 피는 4월은 이제 옛말이 된듯, 3월에 몽땅 꽃이 피었다가 사라져버린
이곳 동해남부지방에는 이렇다할 꽃은 그다지 보이지 않고
자잘구레한 꽃들이 피어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라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늘 길을 걸어야 하는 팔자였기에, 바람 부는 날에 모자가 날아갈까봐 신경을 곤두선채 길을 걷다보니
길가에는 아로니아꽃, 산초꽃, 붓꽃, 블루베리꽃...등 자잘한 꽃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어느새 화려한 모란은 꽃이 지고 있었고, 작약이 꽃봉오리를 보였으며, 불두화가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는
4월의 날씨는 이상하고, 괴상하고, 약이 오르고, 얄궂기만 해서 재미없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엊그제 묘관음사를 다녀오는 길에, 동해남부 해안로를 따라서
임랑 해수욕장 부터 걷기 시작해서, 발바닥에 불이 붙을때 까지 혼자서 걸어보기로 했다.
임랑해수욕장을 시작점으로 우리집 주변의 기장군청 까지는 부산 갈맷길 1코스 1구간이었다.
갈맷길 1코스 1구간을 모두 걷기에는 체력이 고갈될 것 같아서 우선은
발바닥에 불이 붙을때 까지로 시간을 정해놓고 걷기 시작 했다.
집 주변의 들판 과수원에는 이런저런 과수나무꽃들이 많았지만, 사과꽃은 그다지 흔하지 않았다.
몇 년 전 까지만해도 이맘때면
사과꽃이 들판 가득 피어 있는, 경북지방의 군위, 의성, 청송으로 사과꽃을 보기위해 일부러 여행을 떠났었는데
우리집 아저씨의 부재로 인해서 그런 호사는 다음생에나 이루워질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해진다.
과수나무꽃 중에서 가장 좋아 하는 꽃이 '사과꽃'이기에
해안가 어느 집 작은 과수원에서 만난 사과꽃을 보고 혼자서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빨간 꽃봉오리가 예뻤고, 빨간 꽃봉오리가 하얀꽃으로 변하는 '사과꽃'은 참으로 매력적이라서
사과꽃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라는 것을 강조해본다.
사과꽃의 꽃말은 '유혹'이다.
박태기꽃
박태기꽃의 틈새로 멀리 푸른 색깔의 바다가 보인다.
임랑 바닷가로 흘러 들어가는
기장군 좌광천에도 멋진 산책로가 있었지만 아직 걸어보지는 않았다.
노란 유채꽃이 유난히 예뻐 보이는 것은 ,바다가 배경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40분 정도 걷다보니 칠암마을 앞바다의 이색등대가 한눈에 몽땅....
맨 뒷쪽의 하얀등대는 야구등대
가운데 빨간 등대는 갈매기 등대
노란 등대는 붕장어 등대
가까이 다가가면 모두 띄엄 띄엄 떨어져 있는 등대들인데
해안길 먼곳에서 바라보니 등대가 몽땅 한자리에 있는듯 보였다.
어촌 마을의 골목입구에 노란 '케일꽃'이 분위기를 살려주는듯 예쁘게 피었다.
장딸기꽃
씀바귀꽃
어촌마을의 돌담 옆을 따라서 마을 안을 기웃거려보기도 했다.
낯선동네였지만, 돌담이 유혹을 했다.
동백마을의 등대
이곳 동백마을은 아주 작은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곳은 모래사장이 아니라 자갈밭이었다.
파도가 밀려올때마다 자갈 구르는 소리가 이색적이라서, 잠시 커피 한잔을 하면서 휴식을 해봤다.
올해 처음 만나게 된 붓꽃
시멘트로 된 담장 곁에 보라색 '붓꽃'이 또 유혹을 했다.
묘관음사로 갈때,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이곳의 보라색 붓꽃을 차 창밖으로 스치듯 보았었다.
풍경이 너무 예뻐서 집으로 갈때는 꽃을 보기 위해 ,이곳 까지 걸어가기로 했었는데....
이곳 까지는 정말 길이 너무 멀었다.
임랑해수욕장에서 이곳 까지 2시간 30분 남짓
발바닥에 불이 붙어서 더이상 걷지 못할 쯤에, 이곳에 도착했다.
보라색깔 붓꽃이 도대체 뭔데? 픽~ 웃고 말았다.
그후 버스 정류장 까지는 5분 정도 였는데, 그곳 까지 가는 것도 힘이 들 만큼 발바닥은 따끔거렸다.
산길이나 흙길 걷는 것보다, 시멘트 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었는가 새삼스런 미친짓에 또 웃어본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무가 가득한 해안가에서 (0) | 2021.06.14 |
---|---|
해안가로 가는 휴일날에 (0) | 2021.05.23 |
동해남부 해안가에서 (0) | 2021.04.15 |
봄날의 금정산 산행 (0) | 2021.04.04 |
송도 암남공원을 한바퀴 (0) | 2021.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