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동해남부 해안가에서

nami2 2021. 4. 15. 23:05

많은 꽃들이 피고지고를 반복하면서, 초여름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각할뻔 했는데

날씨는 갑자기 이른 봄으로 역행하는, 엉뚱한 짓을 하고 있는 것 처럼 추웠다.

밖의 날씨를 가늠못하고, 얇게 옷을 입고 하루종일 암자 주변을 헤매고 다녔던 어제의 후유증은....

몸살감기라는 뜻밖의 불청객이 찾아들었다.

세상이 세상인지라

한밤중에 한기를 느끼고, 열이나는 것 같아서  밤 12시에 생강차를 끓이고 감기약을 먹으면서

제발 열은 나지말라고 주문을 외웠더니

다행스럽게도 하루종일 몸살감기로 끙끙 앓았어도 열은 나지 않았음에 ,그냥 무언가에 고맙다는 생각을 해봤다.

감기는 걸리되 열이 나면 안되는 세상

열이 나면 병원에서도 진료가 거부되면서 다른 곳으로 보내지는 세상

이런 세상이 언제까지나 계속 될런지?  생각을 할 수록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엊그제, 묘관음사를 다녀오면서

 묘관음사 입구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지않고, 걸어서 5분 정도 되는 곳의 임랑해수욕장으로 나가보았다.

 아직은 사람들이 붐비는 철이 아니라서, 동해남부 작은 어촌마을의 해수욕장은

 갈매기들의 쉼터가 되어 있었다.

 

 모래 위의 발자국은 사람들의 다녀간 흔적이었지만, 내가 갔을때는

 나와 갈매기들의 세상처럼, 아무도 없는 텅 빈 바다가 참으로 쓸쓸해보였다.

 

 한꺼번에 바다로 뛰어드는 것 같은 ,갈매기들의 비상을 순간적으로 놓쳤다.

 카메라 꺼내서 찰칵 하려는 찰나에 ,녀석들은 모두 바닷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원래 혼자 놀기 좋아하는 운둔형 스타일의  나는

  텅 빈 바다에 갈매기들만 있어도 시간 보내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해안가 벤취에 앉아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갈매기들의 날개짓을 보면 그냥 시간가는 줄 모른다.

  아주 가끔 '묘관음사'에  다녀오는 날에는

  임랑해수욕장 벤취에 앉아, 혼자서 청승을 떨고나면 마음이 후련해지기 때문에 습관성이 된 것 같았다.

 

 임랑해수욕장의 해안가의 건물들도 이러했다.

 해운대 해수욕장 처럼 빌딩숲이 아니고, 광안리 해수욕장 처럼 카페촌이 아니고

 송정해수욕장 처럼 횟집 촌이 아닌....

 그래서 이곳 임랑해수욕장의 한적함을 좋아한다.

 

  임랑해수욕장의 민박은 여름철이 성수기이니까 지금은 한가하다.

  해수욕장과 잘어울리는 벽화의 순박함도 예쁘다.

 

  70~80년도의 다큐를 보는듯.....

  리치 민박집의 벽화가 인상 깊었다.

  아니 예뻤다.

 

  방파제 앞에서의 풍경은 꼭 사진으로 남겨보고 싶었다.

  어린 꼬맹이의 발이 조금은 시려울텐데, 걱정을 하면서도 전체적인 풍경이 멋졌다.

 

  성수기가 아닌 해안가의  텅 빈 수족관 벽화가 재미있었다.

 

 바다와 냇물이 합류되는....

 임랑해수욕장과 기장읍 좌광천의 물이 만나는 지점이다.

 

  두번째로

  가끔씩 찾아가서 청승을 떨고오면 기분 전환이 되는, 동해남부 일광해수욕장이다.

  먼곳으로 여행을 떠나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우리집 아저씨가 가장 좋아했던 해수욕장인데

  우리집 아저씨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그 겨울의 찻집'을 생각나게 하는 바닷가이다.

 

 하얀 물거품을 만들어 내는, 그러면서도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바닷가에 서있으면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져가기 때문에 아주 가끔씩 이곳 까지 걸어오게 된다.

 일광해수욕장은 집에서 부터 걸어서 40분 정도 소요되는 곳이라서  바다가 보고싶을때는 그냥 걷게된다.

 

  어느 집  담장의 벽화가 예쁘다.

 

  겹황매화가 예쁘게 핀 ,해안가의 어느집이 참으로 편안하게 보여졌다.

 

 집집마다 미역을 말리는 모습이, 이곳이 어촌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해안가 풍경은 이렇게 저렇게 보아도 멋스럽게 느껴진다.

  감미롭고 향긋한 꽃향기가 아닌  비릿하고 짭조름한 미역냄새도 해안가에서는 괜찮은 향기였다.

  소박하게 생긴 한옥 기와집 담장가에, 줄이 휘어질 만큼 널려진 미역이 진짜 멋져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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