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오랫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일기예보에 비소식은 오늘도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비 핑계 대고 게으름을 필 수가 없어서
생수 1통, 간식과 우비, 우산을 챙겨들고 텃밭으로 나갔다.
그동안 비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워낙 많다보니 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오이와 토마토에 줄을 매줘야 하고, 풀도 뽑아줘야 했으며, 고추에 영양제도 줘야했고
비때문에 너무 많이 자란 열무를 뽑아서 김치를 담가야 했으며, 상추 모종.... 등등
모처럼, 날이 개인날에 햇빛이 따가웠지만 텃밭에서 오랫만에 일을 하다보니 지겹다기보다는 즐거움이 앞섰다.
일을 하다보니, 이곳저곳에서 꽃을 피운 채소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 활력소가 된듯....
일하는 것은 고달펐지만 기분은 괜찮았다.
텃밭으로 가는 길가에 올해 처음으로 핀 '접시꽃'이 너무 예뻤다.
하얀 접시꽃은 웬만해서는 눈에 띄지 않는데....
하얀꽃이 많이 피는 5월이기에 ,하얀 색깔의 접시꽃이 가장 먼저 꽃을 피운 것 같다.
당귀냄새가 싫어서 심어놓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했던 것이 후회가 될 만큼
하얀 '당귀꽃'이 너무 예뻤다.
텃밭 한켠에, 몸에 좋다는 당귀3포기와 신선초 2포기를 심었는데
당귀 2포기는 지난해에 사라져버리고, 한포기 남은 당귀가 하루가 다르게 예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신선초는 그런대로 잎이 나올때마다 맛있게 뜯어먹고 있건만
당귀 잎은 한약재 냄새가 나서 뽑아버릴려고 몇번 망설일 쯤에 꽃이 피기 시작해서
요즘은 당귀 자체가 하얀꽃 덕분에 귀하신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쑥갓 씨를 뿌려놓고, 몇번 뜯어먹지도 못했는데, 꽃을 피우고 있다.
봄가뭄에 시달리고, 며칠째 내리는 비 때문에 수난을 당하더니 예쁜 꽃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 같았다.
텃밭에서 키우는 쌈채소 중에서는 쑥갓꽃이 가장 먼저 꽃을 피운 것 같았다.
치커리꽃도 예쁜데
꽃이 피기전에 치커리는 몽땅 뽑아버려서 올해는 치커리꽃은 볼 수 없게 되었음이 아쉽기만 했다.
돌나물꽃
강낭콩꽃이 예쁘게 꽃을 피워서, 어제 비 내릴때 사진을 찍어봤다.
앙증맞은 모습에 그냥 못본체 할수가 없었다.
강낭콩꽃
우리 텃밭에서 가장 잘된 채소가 '완두콩'이었다.
하얀꽃을 피우는 것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주렁주렁 콩꼬투리가 너무 멋져보였다.
난생 처음 딸기를 키워봤다.
내가 키운 것이 아니라 딸기 혼자서 컸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딸기를 밭에 심어놓은 것뿐이다.
그런데 딸기가 빨갛게 익었다.
딸기를 첫수확 했다.
맛은.....!!
시큼하고 달콤한 맛이 있는데, 시큼함이 80% 정도이다.
웬만하면 빨갛게 익은 딸기였기에
까치가 쪼아먹고, 고라니가 먹어버렸을 것인데
워낙 단맛보다는 신맛이 갱해서인지 그녀석들도 외면하는 딸기가 되었다.
그래도 딸기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는것이 신기했다.
텃밭 가장자리에 심어놓은, 보리수나무에 보리수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몇개 안되는 빨간 보리수가 푸른 풀밭에서 보석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까치에게 빼앗기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다가 우선 사진을 찍어놓고 따먹었다.
뻐꾸기 소리가 구슬프게 들려오는 산 밑의 들판은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들이 초여름을 말해주는것 같았다
며칠동안 내리던 비가 그친후, 하늘도 맑고, 푸른 잎들은 더욱 싱그러워 보였다.
까치와 고라니에게 빼앗기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데
텃밭 가장자리에는
밭주인이 심어놓은 보리수와 오디가 익어가고 있었고, 풀밭에는 야생딸기도 제법 빨간빛으로 유혹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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