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6월 초하룻날에 절에 가는날에만 비가 내리지 않았고, 그 이후로는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렸다.
긴 장마 끝이 언제가 될런가는 모르지만
좍좍 내리는 폭우가 끊임없이 계속 되다보니, 관공서에서는 몇번씩 침수되었던 것이 염려스러웠던지
요즘은 코로나 재난문자와 비 피해에 대한 안전문자가 바쁘게 날아다닌다.
들판에서는 비에 시달린 들풀도 모두 후줄근해졌고, 텃밭의 농작물도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것 같았다.
세상이 온통 빗물에 시달리는듯....
올해는 어쩌다가 이렇게 재미없는 세상이 되었는지, 생각할수록 이해부족이다.
하얀 개망초꽃으로 에워쌓인 암자가 참으로 예쁘다는 생각에
통도사 숲길을 한바퀴 돌아서 찾아갔더니 대문 안에서는 먼지 폴폴 날리는 공사중이었다.
통도사 갈때마다 일부러 찾아가는 암자였는데, 그냥 돌아서려니까 괜한 아쉬움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래서 이곳저곳 괜한 걸음으로 서성거리니, 주인 잘못 만난 다리가 고생을 한것 같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보타암' 담장 밑에 여름꽃인 '비비추'가 정말 예쁘게 피었는데
올해는 공사중이라서 그런지 많이 피지는 않았다.
숲길에서 만난 비비추는 자연적으로 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이다.
일부러 관리를 받는 비비추와 야생에서 스스로 자생하는 비비추는 뭔가 다른 것 같다.
꽃이 귀한 여름철이라서 예뻐보이는 백합이지만, 우리나라 토종 백합은 아닌둣...
맥문동꽃
취운암 담장가에 핀 참나리꽃
취운암에는 맨드라미와 채송화 그리고 봉숭화꽃이 만발했다.
취운암에는 보살선원이 있어서 그런지
예전에 보았던 우리꽃들이 제법 많이 피기 때문에 통도사 갈때마다 경내를 한바퀴 돌아본다.
자장암 뜰앞에서 바라보면 더 멋지게 보여질 영취산인데
길이 멀어서 자장암 까지는 갈수 없었고, 보타암 뒷뜰에서 영취산을 바라보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예전에는 다람쥐처럼 한해에도 몇번씩 오르내리던 영취산이건만...
산은 변함없이 늘 그자리에 있는데, 속절없이 지나간 야속한 세월탓을 해본다.
코로나 여파는 가시지 않아서 답답한 마스크는 여전히 해야하고
긴 장마는 여름인지 조차 가늠 못하는데
매미소리 요란하게 들리는 통도사 개울가는,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는 진짜 여름이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개울가 벤취에서, 커피 한잔 하며, 잠시 피곤한 다리를 휴식 시켰다.
흐르는 물소리가 좋아서 혼자라도 시간가는 줄 몰랐다.
부도전 앞의 꽃밭에 '범부채'꽃이 제법 예쁘게 피었다.
범부채꽃
비가 자주 내리니까 숲길에는 꽃보다 버섯이 더 많았다.
통도사 산문을 지나서 20여분 숲길을 걸어가면 부도전이 나오면서 ,총림문이 보인다.
총림문으로 들어가기 전, 부도전 앞에 우뚝 서있는 '석당간'은
사찰입구에 세우는 깃대의 일종인데, 특별한 행사가 있을때에 외부에 알려주는 역활을 했다고 한다.
석당간이 남아있는 곳은 전국에서 몇군데에 불과하며, 통도사 당간은 경남유형문화재이며
고려말에서 조선초기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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