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코로나가 다시 긴장하게 만들어서 바깥나들이라고는 아예 생각 조차 할 수없는 요즘
갈곳도 마땅치 않고, 가고싶지도 않다는것은,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것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어도 답답할 만큼의 더위라서, 마스크 까지 필수로 써야 한다는 것은 여름날의 형벌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그래도 한번쯤은 코에 바람을 넣어보고 싶어서, 불광산 척판암 둘레길을 한바퀴 했다.
초하루날에 절에 가는 것도 잊고 살게되고, 지장재일에는 절에 꼭 가야만 한다는 생각을 바꾸게 만든 코로나는
언제쯤이나 사라질 것인지
누구나 마음속으로 염원하는 희망사항이거늘, 이제 사라질때도 되건만 참으로 끈질긴 괴물이다.
불광산 척판암은 장안사에서 산길로 20분쯤 걷는 길이지만
혼자 걷기에는 약간은 두려움이 따르는 산속에 위치하고 있다.
산길에서 만날수 있는 꽃이라고는 요즘에는 싸리꽃 밖에 없지만
절친 같은 동생과 함께
오랫만에 산속으로 들어가니까 기분은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았다.
싸리꽃
불광산 척판암 입구
혹시 산길에서 거시기를 만나게 될까봐 약간은 두려움으로 친구같은 동생과 함께 긴장하며 걸었는데
다행스럽게 동생과 마주친 것은 청개구리였다고 한다.
산길에서 청개구리를 만난 것도, 내게는 긴장의 대상이었는데, 동생은 은근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아직은 산모기도 없고, 거시기도 만나지 않았고...
그런대로 오랫만의 암자로 가는 산행은 만족스러웠다.
불광산 척판암은 신라 문무왕13년(67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장안사 산내암자였는데, 지금은 독립된 사찰이 되었다고 한다.
척판암은 원효대사가 신통력으로 중국 당나라의 수많은 사부대중을 구한 일화로 유명한 암자이다.
척판암 입구에 바위채송화가 신기할 만큼, 예쁜 모습으로 길손을 반긴다.
척판암 담너머는 아찔한 절벽 밑이다.
절벽 아래 바위에 붙어서 살아가고 있는 '바위채송화'가 신기해보였다.
절벽 밑이라서 카메라로 줌인을 해도 선명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노란 바위채송화꽃은 확실하다.
척판암 전경이다.
절벽위, 비좁은 공간에 암자가 지어졌다는 것도 그렇고
법당 앞으로 산행코스가 이어진다는 것도 갈때마다 놀라운 풍경이다.
노루오줌
불광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싸리꽃 외에 처음으로 만난 야생화이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
장안사로 가는 산길에 피어 있는 '망종화'이다.
도로가 가로막혀서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이맘때 장안사로 가는길에 피어 있는 망종화꽃을 오래만에 보게 되었다.
척판암을 가려면 장안사를 지나가야 한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초하루도 건너뛰고
돌아가신 이를 위한 극락왕생기도를 하는 '지장재일'에도 자꾸 날짜를 까먹게 된다.
언제쯤 맘놓고, 마스크 벗고, 법당에 오밀조밀 모여 앉아서 법회를 하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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