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재확산 되면서 종교모임 자제하라는 문자메세지가 시도때도없이 날아드니까
초하룻날인데도 절에 갈까말까 망설이는 일이 요즘에는 일상이 된것 같아서 그냥 할말이 없어진다.
마스크 착용 잘하고, 사람들과 거리두기, 그리고....
매사에 조심한다고 해도, 언제 어느때 어떤식으로 불똥이 튀려는지가 고민이 되었지만
그래도 음력 8월 초하루라서 길을 나섰는데,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산속으로 가는 것이니까, 기후가 어떻게 변화될지 몰라서 우산을 쓰고, 우비 까지 챙겼다.
비바람이 심했던 강한 태풍에 놀랜탓인지, 우산이 바람에 뒤집어질지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에
한번도 챙겨보지 않았던, 우비까지 챙겨갔는데, 비는 하루종일 참으로 감질나게 내렸다.
꽃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빗방울이 떨어지고, 또 우산을 쓰면 비가 내리지 않는 반복적인 비와우산과의 씨름은....
그래도 무사히 초하룻날에 통도사에 잘다녀왔다.
통도사 입구에서 올해 처음으로 꽃무릇을 보게 되었다.
역시 꽃을 보려면 사찰에 가면 될텐데...
계절이 바뀌어도 끝날줄을 모르는 코로나의 못할짓에 할말이 없다.
지난해에는 통도사에 꽃무릇 피는 시기를 놓쳤다.
한달에 한번 초하루에만 가다보니까, 음력 8월초하루에 갔더니 이미 꽃무릇이 지고 있었는데
올해는 공교롭게도 꽃무릇 피는시기와 음력 8월 초하루와 딱 맞은듯 했다.
통도사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에, 꽃무릇이 가장 많이 핀것 같았다.
고목나무에 빽빽한 '운지버섯'이 신기할 만큼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
오래된 고목나무이니까, 버섯의 자생력도 대단해보인다.
어느새 차나무꽃이 피기 시작했다.
벌써 세월이 그렇게 되었는가 , 코로나 때문에 잊고 있던 시간들이 억울하다.
배롱나무꽃이 핀 나무 밑에는 꽃무릇이 한창이다.
올해는 어디로 꽃무릇을 볼러 갈 것인가, 고민를 했는데
초하룻날, 통도사에서 해결을 하게 되었다.
다른해에 비해서 제법 꽃이 많이 피는 것 같았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예쁜 꽃무릇이다.
통도사 천왕문 앞의 배롱나무꽃은 여전히 예쁘다.
가을의 어느날 까지 끊임없이 꽃을 피우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그 어느날이란... 서리가 내리는 날 까지로 기약해본다.
통도사 천왕문 앞의 배롱나무꽃
통도사 일주문 앞의 배롱나무꽃
성보박물관 앞을 예쁘게 장식한 꽃무릇이다.
다리위에 놓여진 화분들이 비가 내리니까 더 예뻐보여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비 내리는 날의 붉은꽃이 너무 화사하게 다가왔다.
빗길이라서 약간은 미끄러웠지만, 화사하게 꽃이 핀 다리위를 걷고 싶었다.
통도사 '삼성반월교' 밑의 개울물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자꾸만 사진을 찍게 했다.
점점 가을색으로 변해가는 울창한 나무숲과 다리, 그리고 비내리는날의 개울물소리가 좋았다.
우산을 썼다가 다시 접었다가 ,수없이 반복을 하면서도 재미있게 사진을 찍었던 하루였다.
예쁘게 피는 꽃무릇도 예뻤고, 배롱나무꽃도, 빗방울이 떨어지는 개울물소리도 좋았고
비를 맞고 서있는, 푸르름이 가득한 울창한 나무도 그냥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음은...
비가 내리는 날이 좋았으며, 스산한 가을바람도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통도사의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어나오면서, 귓가에 들려오는 개울물소리가 자꾸만 유혹을 했다.
맑은물 소리와 어우러져서 더욱 멋진 소나무들이 자꾸만 가는 발길을 멈추게 했다.
코로나 때문에 법회도 취소되었고, 부처님 진신사리탑에도 문이 굳게 잠겼으며, 공양간도 폐쇄...
그리고 평일보다도 못한 한산했던 초하루였기에, 숲길을 걷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
가을비는 추적거리고 옷자락도 적시지 못하는 이슬비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혼자만이 즐길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서 산책하듯, 잘 즐기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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